화학. 소재

탄소 섬유, 한국 독자 기술로 뚫었다.

마도러스 2019. 8. 21. 00:44


■ 탄소 섬유, 한국 독자 기술로 뚫었다.

 

● 수십년 걸린다던 탄소 섬유 개발독자 기술로 개발

 

효성 그룹이 걸어온 길은 국산화의 역사이다. 1966년 창업해 화학 섬유를 시작으로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이 과점해온 소재 시장에서 경쟁하며 성장했다믿을 것은 기술력뿐이다효성 조현준 회장은 2019년 08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효성 첨단 소재 전주 탄소 섬유 공장에서 연간 24 000톤 규모에 달하는 탄소 섬유 증산 계획을 발표했다.

 

조현준 회장은 "탄소 섬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탄소 섬유를 사용하는 후방 산업의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대한민국은 탄소 산업의 중심축제조업 르네상스의 전진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꿈의 소재 탄소 섬유세계 4번째로 개발 성공

 

탄소 섬유 개발의 출발점에는 조석래 효성 명예 회장이 있다조석래 명예 회장은 2000년대 초 탄소 섬유 개발을 직접 지시했다미국과 일본독일 업체들이 독식하는 아성에 도전한 셈이다일본 기업인들은 개발에만 수십년이 걸릴 거라 했다위험하다는 만류도 많았다일본미국 업체들은 효성에 은근히 기술 제휴를 제안해 왔다효성의 독자 개발을 막고 오히려 효성을 발판으로 한국 시장에 쉽게 진출하겠다는 의도였다실제로 효성과 함께 개발에 나섰던 국내 대기업들은 모두 개발에 실패하고 사업을 접었다.

 

고비에 고비를 넘어 2011년 마침내 효성 자체 생산 탄소 섬유 브랜드 '탄섬'이 탄생했다일본독일미국에 이어 세계 4번째였다효성이 갖고 있던 아크릴 방사 노하우에 '어깨 너머로배운 탄소 섬유 방사 기술을 접목시킨 것이 주효했다하지만여전히 세계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60%를 점유하고 있다국내 시장도 대부분 일본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개발에 이어 판매망 구축에도 일본을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효성은 수소 전기차를 주목하고 있다수소 전기차용 연료 탱크에 강철 보다 강도가 10배 강하고고압에도 견딜 수 있는 탄소 섬유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마침 현대차가 일본 도요타 등과 수소 전기차 양산 경쟁을 벌이고 있어 효성으로서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게다가 일본은 한국으로의 탄소 섬유 수출을 규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효성은 수소 전기차용 연료 탱크에 자사 탄소 섬유를 공급하기 위한 테스트를 거의 마쳤다고 밝혔다효성 회장은 "수소 경제가 탄소 섬유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 만큼 탄소 섬유 사업을 더 키워 소재 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신축 섬유에서 디스플레이까지국산화의 역사

 

1992년 효성이 개발한 고탄성 신축 섬유 '스판덱스'를 글로벌 시장에서는 '섬유의 반도체'라고 부른다효성은 세계 4번째로 고탄성 신축 섬유를 자체 개발해 국산화했다미국 기업의 세계 1위 브랜드를 밀어내고 1위 자리에 올랐고세계 시장에서 독주 채비를 갖춘지 오래이다.

 

2009년에는 역시 국내 최초로 TAC (Tri-Acetyl Cellulose) 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TAC 필름은 모니터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LCD 편광판용 필름이다전량 일본에서 수입하던 소재이다효성은 사업 진출 10년 만에 품질 면에서 일본을 따라잡았다. 2013년엔 충북 옥산에 2호기 공장도 가동했다.

 

아예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소재도 있다. 2013년 상용화한 친환경 고분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폴리케톤'이 대표적이다나일론이나 알루미늄에 비해 자동차나 전기 전자 부품에 적용할 수 있는 성질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효성 조현준 회장은 "기존 1위 제품이나 탄소 섬유에 이어 다른 소재 사업의 씨앗도 계속해서 심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