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소재

■ 초고순도 불화 수소, 국산 기술 개발

마도러스 2019. 7. 23. 00:31


■ 초고순도 불화 수소국산 기술 개발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초고순도 불화 수소를 만드는 기술이 국내에서도 이미 2011년에 개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초고순도 불화 수소는 일본이 2019년 07월 02일 한국을 겨냥해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린 3가지 핵심소재 가운데 하나이다일제(日帝강제 징용에 대한 2018년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이유로 일본 정부는 2019년 07월 02일 한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 규제 조치를 전격 단행했다.

 

기술의 핵심은 불화 수소 속의 불순물 비중을 100억분의 이상 줄이는 것이다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수입하는 일본산 불화 수소와 맞먹는 순도이다하지만이 기술은 빛을 보지 못했다기술 개발에 성공한 중소 기업은 판로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거액을 들여 생산 시설을 구축할 수 없었다제품을 사 줄 대기업이 없으면막대한 손실만 떠안기 때문이다이에 국내 산업 생태계의 허술한 상생 구조가 소재부품 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9년 07월 22특허청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KIPRIS)에 따르면초고순도 불화 수소를 생산하는 국내 기술 1건이 특허 등록돼 있다중소기업 A사가 2011년 07월 등록한 기술이다. A사는 반도체 에칭 (부식 가공공정용 불화 수소 제조 기술을 실험으로 입증했다특허청은 심사 후 이 기술에 특허를 부여하고 2013년 01월 공개했다.

 

해당 기술은 반도체 에칭 작업에 적합한 초고순도 불화 수소를 얻기 위해 초음파 진동기를 활용했다순도가 낮은 불화 수소 속에 섞여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첨가제인 과산화수소 등을 넣고 초음파 처리를 했다.

 

6가지 방식으로 실험한 결과특정 실험에서 불화 수소 속 불순물 비중은 최소 10억분의 이상최대 100억분의 이하까지 내려갔다반도체 공정에 쓸 수 있는 순도 99.999999999% 이상의 불화 수소를 추출해낸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보통 100억분의 1이나 1000억분의 정도 순도가 돼야 쓸 수 있다이 기술로 정제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이 기술은 사실상 사장됐다생산을 시도해 보기도 전에 투자 장벽이 가로막았다초고순도 불화 수소를 생산 판매하려면공장을 짓는 것은 물론 고가의 분석 장비 등을 갖춰야 한다이송 과정에서 오염을 막는 특수 용기도 있어야 한다여기에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특허를 출원한 A사의 B대표는 모두 고가 장비라며, “수십억에서 100억원 이상까지도 설비 투자 비용이 든다고 했다.

 

여기에다 척박한 산업 생태계가 걸림돌이 됐다초고순도 불화 수소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라도 당장 제품을 쓸 수 없다반도체 공정에 적합한지를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험해야 한다.

 

자금 여력이 풍부한 대기업은 이 시간을 기다릴 수 있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받는 충격이 적다이와 달리 중소 기업은 향후 판매가 가능할지 불분명한 제품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A사의 2018년 매출액은 100억원에 못 미쳤다. B대표는 대기업 입장에선 이미 사용 중인 일본산 불화 수소를 쓰면 되는데굳이 우리 제품으로 바꿀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부가 연구 개발(R&D) 외에 시설 투자를 예산으로 지원하기도 쉽지 않다이런 대규모 설비 투자 부담 때문에 사장된 기술이 한두 개가 아니라고 한다. B대표는 초고순도 불화 수소 외에도 소재 부품 분야에서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전직 산업통상 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이 중소 기업과 상생하려 하지 않았던 근본적 한계가 일본의 수출 규제라는 사태를 불러온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