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눈을 모방하여 초소형 카메라 개발
독특한 눈을 지닌 곤충인 제노스 페키를 모사한 2㎜짜리 초박형 디지털 카메라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은 2018년 11월 20일 “제노스 페키(Xenos peckii)의 겹눈 구조를 본떠서 초박형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었다. 기존 이미징 시스템 보다 더 얇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넓은 광시야각과 높은 분해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카메라 기술을 감시와 정찰 장비, 의료용 영상 기기, 모바일 등 다양한 소형 이미징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초박형 디지털 카메라 수요가 늘고 있으나 기존 카메라 모듈은 광학적 수차를 줄이기 위해 광축을 따라 복수의 렌즈를 구성하는 방식이어서 부피가 매우 크다. 그리고, 크기를 줄여서 소형 기기에 적용하면 분해능과 감도가 떨어진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말벌 무리에 기생해 사는 파리인 제노스 페키의 시각 구조에 주목했다.
곤충의 겹눈 구조는 수백, 수천 개의 ‘오마티디아’(Ommatidia)라 불리는 아주 작은 광학 구조로 이뤄져 있다. 대부분 곤충의 겹눈 구조는 수많은 오마티디아(Ommatidia)에서 1개의 영상을 얻지만, 제노스 페키는 각 오마티디아에서 하나씩의 영상을 얻는다. 또 오마티디아 사이에 빛을 흡수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져 영상간 간섭을 막는다. 연구팀은 제노스 페키의 겹눈 구조를 모방해 카메라를 수십개의 마이크로프리즘 어레이와 마이크로렌즈 어레이로 구성했다.
마이크로 프리즘과 마이크로 렌즈가 한 쌍으로 채널을 이루고 있으며, 각각의 채널 사이에는 빛을 흡수하는 중합체가 존재하며, 채널간 간섭을 막는다. 각각의 채널은 화면의 다른 부분들을 보고 있으며 각 채널에서 관측된 영상들은 영상 처리를 통해 하나의 영상으로 복원돼 넓은 광시야각과 높은 분해능을 확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방식으로 2㎜ 보다 작은 크기의 카메라를 제작할 수 있었다.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빛, 과학과 응용’ 2018년 11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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