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미생물)

대장균, 숙주의 철분 흡수 돕는다.

마도러스 2018. 9. 4. 02:12


대장균, 숙주의 철분 흡수 돕는다.

 

대장균(Escherichia coli)은 동물의 장은 물론 자연계에도 흔한 세균 중 하나이다대부분은 무해한 세균이지만일부 균주는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예를 들어 O157:H7 같은 병원성 대장균은 출혈성 장염을 일으키며 드물지만심한 경우 용혈성 요독 증후군 같은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따라서 대장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물론 과학자들 역시 좋게 생각해도 숙주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세균 정도이고도움이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여겼다하지만이 편견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저널 셀 (Cell)에 발표됐다.

 

콜로라도 대학의 민 한 (Min Han)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장내 대장균이 숙주의 철분 섭취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iron)은 인간과 다른 동물은 물론 세균에도 꼭 필요한 필수 미네랄이기 때문에 장내 미생물도 이를 섭취한다대장균은 엔테로박틴(enterobactin)이라는 물질을 분비해 숙주가 섭취한 철을 흡수한다따라서연구팀은 대장균이 있으면숙주의 철분 섭취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엔테로박틴(enterobactin)을 생산하지 못하게 유전자를 조작한 대장균과 정상 대장균을 실험 동물로 흔히 사용되는 예쁜 꼬마 선충 (Caenorhabditis elegans)에 먹여 철분 농도와 성장 속도를 비교했다그러자예상과는 반대로 엔테로박틴이 없는 대장균을 먹은 예쁜 꼬마 선충이 성장 속도도 느리고 체내 철분 농도도 낮았다.

 

그 이유를 분석한 결과엔테로박틴이 대장균의 철분 흡수를 돕는 것은 물론 숙주의 철분 흡수도 돕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인간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엔테로박틴(enterobactin)이 철분 흡수를 돕는 것이 확인됐다예상과는 달리 대장균도 숙주에 유용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과학자들은 장 속에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이들이 숙주의 건강과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최근 밝혀지고 있다과거에는 별 기능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미생물이 비만이나 당뇨우울증과 연관이 있었던 것이다장내 미생물은 그냥 인체에 무임 승차하는 세균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이다장내 미생물과 인체의 상호 작용을 잘 이해한다면다양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과학자들이 이미 잘 알려진 장내 미생물을 다시 연구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