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혁명

무인 로봇 시스템 열풍, 점원이 없다.

마도러스 2017. 3. 6. 12:18


■ 무인 로봇 시스템 열풍, 점원이 없다.


로봇(Robot)과 드론(Drone) 기술은 전쟁에서 비롯되었다. 이라크 전쟁(2003-2011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2001-2014년)에서 미군은 무인기로 적군을 폭격했고, 병사 대신 폭탄 로봇을 보내 적군을 살상했다. 전쟁은 철저한 승자독식(勝者獨食)의 세계이다. 승리한 쪽이 전리품을 챙길 때, 패한 쪽은 생존을 위협받는다. 그 후, 로봇과 드론 기술은 무인 배송 시스템에 적용되었다. 레이더 기술은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 주행 자동차에 적용되었다. 사람을 죽이려고 만든 첨단 전쟁 기술이 사람의 일자리를 죽이는 ‘잡 킬러(Job Killer)’가 되었다.


미국의 도미노 피자(Domino's Pizza)는 군용 로봇을 개조해서 피자 배달용 로봇 ‘드루’(Dru)의 피자 배달 운행에 성공했다. 드루(Dru)는 도로에서 시속 20㎞로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드루의 내부는 피자를 따뜻하게 보관하는 온장고와 음료를 차갑게 보관하는 냉장고로 나뉘어 있다. 드루가 집 앞에 도착하면, 고객은 미리 설정한 비빌 번호를 입력해서 피자 및 콜라를 꺼내면 된다.


최근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일반 도로를 주행하는 무인 배송 로봇을 속속 내놓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스타십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logies)는 무인 배송 로봇의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가 선보인 ‘스타십’(Starship)이라는 무인 배송 로봇은 아이스박스처럼 생긴 상자에 바퀴가 6개 달렸다. 내부에 18㎏의 물건을 담아 목적지까지 나를 수 있다. 다양한 센서를 탑재해 장애물을 피하고 GPS를 이용해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간다. 물론 사람의 제어가 필요할 때는 원격 조정도 가능하다. 스타십은 영국 런던 그리니치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스위스 우체국은 이를 활용한 배송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이다. 미국 워싱턴DC와 실리콘밸리에서도 운영을 앞두고 있다. 스타십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배달 과정을 사람이 지켜볼 수 있다. 배달 인건비를 줄여 자영 업자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미국의 로봇 업체 사비오케(Savioke)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일부 호텔에서 무인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투숙객이 프런트에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로봇이 수건. 칫솔 등을 가져다준다. 투숙객 입장에서는 사생활 노출 걱정을 덜고 편하게 각종 룸 서비스를 주문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최근, 사람을 거치지 않고도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가게들 역시 속속 등장하고 있다. 편의성이 증가하고 있고, 처리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패스트 푸드점에서 손님들이 카운터(counter) 대신 기계 앞에 서서 주문을 한다. 스크린(screen) 속 사진을 보면서 메뉴를 고르고, 결제를 마치면 음식이 준비된다. 손님 마음대로 주문을 바꿔도 되고, 취소해도 되니까 편하다.


무인 서비스는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탁물 종류를 입력하고 봉투에 담아 넣어두면 업체가 수거해가는 세탁 서비스부터 은행 창구에 가지 않고도 계좌 개설이나 카드 발급을 할 수 있는 무인 단말기까지 등장했다. 기존에 은행 직원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업무들이 이제는 대기하지 않아도 고객이 직접 업무를 할 수 있다. 인형 뽑기방과 동전 노래방 등에도 상주하는 직원 없다. 기계만 있으면 운영이 가능한 업소들이 경쟁적으로 생기고 있다. 인건비를 절약한다는 차원에서 사람들을 여럿 데려다 놓고 서비스를 하기 보다는 기계라든지 자동 시스템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물건을 팔거나 계산하던 근로자들의 자리를 기계가 대체하는 만큼 사람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편리함이 커지는 동시에 실업 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다.


2016년 12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문을 연 작은 식료품 가게 ‘아마존 고(Amazon Go)’ 하나가 유통 업계는 물론 정보기술(IT)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다른 가게들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이 가게에는 보통의 가게라면 무조건 있어야 할 몇 가지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바로 점원과 계산대가 없다. 고객들은 선반에서 원하는 물건을 꺼내 카트에 담은 뒤, 걸어 나오기만 하면 된다. 줄을 설 필요도 없고, 카드나 현금을 꺼내 계산대 점원에게 건네줄 필요도 없다. 해야 할 일이라고는 스마트폰을 꺼내 아마존 앱을 켜는 것뿐이다. 계산에서 결제까지 앱이 자동으로 마무리한다. 아마존이 만든 무인 점포 시스템 ‘아마존고(Amazon Go)’는 쇼핑에서 가장 지겨운 ‘순서’인 줄서기와 계산이라는 과정을 없앰으로써 새로운 유통 혁명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오사카 모리구치시에 위치한 로손(Lawson) 편의점도 점원 없는 계산대를 실험 중이다. 파나소닉이 개발한 ‘레지로보(Regirobo)’ 시스템 시험 적용 점포인 이곳은 계산대에 장바구니를 올려놓기만 하면 친절하게 비닐 봉지에 옮겨 담아 고객에게 다시 내주는 로봇 시스템을 선보였다.


시장을 볼 때, 센서(sensor)가 달린 장바구니에 상품의 바코드(bar code)를 일일이 스캔(Scan)해서 담아야 한다는 점이 ‘아마존 고’와 다른 점이지만, 앞으로는 전자태그(RFID)를 상품에 부착해서 이같은 번거로움까지 모두 없애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공상 과학 소설 속 얘기처럼 들리던 무인 매장의 시대가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최근 사물 인터넷(IoT) 기술의 진화로 무인 매장은 훨씬 익숙한 형태로 우리 주변에 생각 보다 가까이 다가와 있다.


롯데 백화점이 2016년 선보인 ‘스마트 쇼퍼’(Smart Shopper)가 대표적이다. 2016년 10월 경기도 분당점 식품 매장에 등장한 ‘스마트 쇼퍼’는 카트나 장바구니를 없앤 최초의 매장이다. 고객들은 입구에서 바코드 인식기가 달린 단말기를 받아 매장 안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물품의 바코드를 찍기만 하면 된다. 계산대에서 이 단말기를 제출하고 결제만 하면 된다. 계산된 물품은 집으로 배송되기 때문에 시작에서 끝까지 장바구니 한번 들 필요가 없이 쇼핑이 끝난다. 하루 평균 50명이 이용했던 이 스마트 쇼퍼는 최근 분당점 근거리 배송 서비스 이용객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요식 업계에서는 최근 키오스크(Kiosk) 바람이 한창이다. 무인 정보 안내 시스템을 뜻하는 키오스크 (Kiosk)는 최근 음식점에서 주문 결제용 무인 기기로 인기를 끌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맥도날드나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외식 브랜드들이 앞다퉈 키오스크 도입에 나서고 있다. 아워홈(Ourhome)의 경우, 자사의 푸드 코트(food court) ‘푸드 엠파이어’(Foodempire)와 외식 브랜드 ‘타코벨(Tacobell)’에 최근 키오스크 시스템을 구비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까지 지원하고, 휴대전화와 연동시킬 경우, 음식이 완성되면 문자로 알려주는 ‘센스’도 탑재했다.


초창기 키오스크(Kiosk) 보급의 효자 노릇을 했던 극장이나 항공사들은 이제 대인 창구는 물론 키오스크(Kiosk) 조차 필요 없는 시스템을 구비한 지 오래이다. 영화관의 경우, 키오스크(Kiosk)에 예약 번호를 입력하고 종이표를 받아 가던 종전 시스템에서 이제는 모바일 앱을 통해 예약하고 결제한 뒤, 모바일 티켓(ticket)으로 상영권을 찾아 입장하는 시스템을 완비했다. 비행기표도 부쳐야 할 짐이 따로 없다면, 모바일 발권 후 체크인(check-in)까지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끝낼 수 있다.


패션 매장도 이 같은 무인 바람에서 예외는 아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의류 매장에서 고객의 치수를 재고, 스타일에 맞춰 옷을 골라주는 도우미 점원이 사라지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 백화점이 2016년 선보인 ‘가상 피팅 서비스’는 디지털 거울을 이용해 옷을 입어보지 않고도 피팅(fitting)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의류 매장에 직접 갈 필요 없이 상품을 검색할 수 있고 상품의 가격, 색상 등 상세 정보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직 현장에서 주문 결제까지 끝낼 수는 없지만, 기술적으로 구현이 어려운 것은 아니어서 수요만 있으면, 언제든 추가될 수 있는 기능이다.


일본의 보험회사 후코쿠 생명은 2017년부터 보험금 사정 업무를 인공 지능에게 맡겼다. IBM사가 만든 인공 지능 ‘왓슨 익스플로러’(Watson Explorer)가 자동차 사고 보고서, 병원 기록, 사고 영상 자료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보험금 지급 여부 및 금액을 결정한다. 이 시스템의 구축에 약 20억원이 소요됐으며, 매년 1억 6000만원의 유지 비용이 든다. 하지만, 보험금 청구 직원 34명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2년만 운용해도 인공 지능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인공 지능이 보험 상담을 해주는 콜센터가 선보일 예정이다. 10년 뒤에는 인공 지능이 택시 운전사나 슈퍼 점원, 호텔 직원, 일반 사무원의 일자리를 뺏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직종의 절반에 가까운 직업들의 일자리가 인공 지능 로봇으로 대체될 확률이 높다. 미국의 유통 업체 월마트(Walmart)는 무인 매장을 도입하면서 직원 7000여명을 감원할 계획을 밝혔다. 아마존 고의 등장이 미국 내 식료품 매장 근무 직원 340만명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속도로 하이패스(Hi-pass)가 등장하고 난 후, 요금소 정산원들이 줄어들었듯이 무인 매장이 늘어나면 계산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 피해는 저소득, 저학력층과 단순직 종사자들에게 먼저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일자리로 가는 와중에 재교육이라든지 직원 매칭이라든지 이런 고용 복지와 연결된 고용 서비스가 굉장히 중요하다.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인공 지능 로봇 시대에 미리 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대량 실업이라는 큰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쇼핑 혁명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찬사를 받는 무인 매장이지만, 한편에서는 일자리의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경고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국가의 역할이 더더욱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다. 인공 지능이 넘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들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당장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문학적 소양, 감성, 인간성 이런 것들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적 사고가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의 역량을 기르는 것이 미래 사회에 새로운 직업을 찾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