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한국)

박근혜 정부의 전횡, 올림픽 출전 포기 압박

마도러스 2016. 11. 21. 18:44


박근혜 정부의 전횡, 올림픽 출전 포기 압박

 

올림픽 국가 대표 박태환(27) 수영 선수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광장의 임성우 변호사가 전한 박근혜 정부의 전횡은 이랬다. 2016년 05월부터 박태환의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대한체육회와 힘든 싸움을 최전방에서 이끌었던 임성우 변호사는 2016.11.20일 일간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언젠가 터질 일이 터졌다당시 국가가 사법권을 무시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다 필요 없고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는 무소불위 권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도록 압박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2016.11.19일 SBS는 김종 차관이 2016년 05월 25일 박태환과 그의 소속사 관계자를 만나 나눈 녹취록을 공개했다이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박태환이 체육회의 뜻대로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 각종 특혜를 주겠지만출전을 감행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태환이 올림픽에 나가지 않을 경우기업의 스폰서를 받도록 해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 차관은 국가 공무원으로서 상상을 초월하는 발언을 이어 나갔다그는 당시 논란이 됐던 대한체육회의 '이중 처벌 논란'을 덮기 위해 침묵을 강요했다이 녹취록에는 또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도 국민은 금방 잊는다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여론이다기자들 다 신경 쓰지 마딱 내가 원고 하나를 써서 줄테니그거 읽고 끝딱 결정문 읽어버려!"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당시 박태환의 법률 대리인 임성우 변호사의 인터뷰와 녹취록을 종합해 보면박태환 사건을 대하는 김종 차관문화체육관광부대한체육회 등이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2016년 07월 서울동부지법 민사21는 박태환 측이 제기한 '국가대표 선발규정 결격 사유 부존재 확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박태환은 대한수영연맹의 수영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5조 제6호에 의한 결격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 한다"며 "브라질 리우 올림픽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 있는 지위가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국내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존중하지만최종 결정은 국제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의 잠정 처분 결과를 본 뒤 내리겠다"며 국가 대표 발탁 여부를 미뤄왔다결국, CAS도 국가대표 발탁 및 올림픽 출전 자격을 인정해 박태환의 브라질 리우행이 이뤄졌다.

 

임성우 변호사는 "사법부의 판결을 국가 기관이 부인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국가 의사 결정 과정이 완전히 왜곡됐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그는 이어 "당시 언론 매체에서 붙여 준 김종 차관의 별명이 '무소불위 스포츠 대통령'이었다말이 곧 법이었다. '이유가 뭐든 내가 안 보내면 넌 못 간다'는 비상식적인 논리가 통용됐다"며 "국가의 의사 결정이 비합리적이었다아무리 법이 판결을 해도 다른 누군가의 말이 곧 법이 되는 이해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국민 여론이 박태환 출전을 밀어주지 않았다면올림픽 출전은 불가능했다"고 털어놨다.

 

결국선수만 망가졌다브라질 리우 올림픽 출전 엔트리 마감을 하루 앞두고 대표팀에 선발된 박태환은 원래 자신의 기량 보다 훨씬 못한 기록을 냈다국민은 '전 종목 예선 탈락'에 그친 '마린보이'를 보며 깊은 상실감을 느꼈다임성우 변호사는 "정부와 불필요한 다툼이 없었다면박태환이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국가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인재를 망가뜨렸고국민께 상처를 줬다"고 힘주어 말했다.

 

2016년 05박태환 선수 소속사 관계자는 일긴 스포츠 기자가 '정부가 박태환의 국가대표팀 차출을 막는다는 소문'의 진위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이 없다워낙 어려운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김종 차관은 당시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렸던 인물이다현직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는 실세가 연관된 상황에서 섣불리 의견을 피력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임성우 변호사는 "박태환 사건을 맡았을 때 '그 뒤에 엄청난 힘이 있는데 어떻게 싸우려고 하느냐불가능하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그만큼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며 "박태환의 브라질 리우행은 결국 국민이 보내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2016.11.20일 일본 도쿄의 다쓰미 수영장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4관왕 금메달에 올랐다자유형 50m를 제외하고 200m. 400m. 100m. 1500m를 석권하며 건재를 과시했다특히 200m 결승에서는 아시아 선수권 신기록인 1분 44초 80으로 터치 패드를 찍었다브라질 리우 올림픽 은메달에 해당하는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