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안과)

근시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마도러스 2015. 10. 13. 11:39


근시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근시 문제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이다. 2015.03.18일 과학 저널 ‘네이처’는 근시가 동아시아에서 심각하게 번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싱가포르. 중국. 대만. 홍콩. 일본. 한국의 도시 지역을 조사해보니, 10대 후반의 80-90%가 근시였다. 특히 한국의 상황이 최악이었다. 조사한 19세 서울 시민 중 96.5%가 근시였다.

 

2014년 대한 안과 학회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만 12-18살 청소년 가운데 근시로 분류되는 시력 -0.75디옵터 이하 비율이 무려 80.4%나 됐다. 특히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도 근시(-6디옵터 이하)도 전체의 11.7%였다. 물론 미국 등 서구에서도 성인들의 근시 비율은 1970년대 초반 25%에서 2004년 42%로 3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높아졌다.

 

■ 무엇이 이렇게 근시를 확산시키고 있을까?

 

대부분의 장애나 질환과 마찬가지로, 근시의 원인도 크게 유전과 환경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동양인에서 근시가 많다거나 부모가 근시인 경우, 자녀들도 근시일 확률이 높다는 것 등은 유전적 요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현상들이다. 하지만, 이런 유전적 요인으로는 최근의 근시 증후군 확산을 설명하기 어렵다. 근시 확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환경 요인들이다. 첫째는 학습 시간이다. 책을 보기 위해 커진 눈알이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하고 굳어져 버리는 것이다. 책을 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눈이 가까운 것을 보는 것에만 적응하여 근시로 고정되는 셈이다.

 

실제로 연구 결과들을 보면, 교육 기간이 길고 학교 성적이 좋은 집단일수록 근시 비율이 높다고 한다. ‘네이처’는 아시아 학생들의 근시 비율이 서구 학생들 보다 높은 이유를 학습 시간 차이로 보았다. 상하이에 사는 15세 학생들은 일주일에 평균 14시간을 숙제하기에 보낸다. 반면, 영국이나 미국 학생들의 숙제 시간은 5-6시간에 불과하다. 눈의 초점을 가까운 거리에 고정시켜야 하는 시간이 그만큼 길다는 얘기이다.

 

20세기 이후 급속히 진행돼 온 도시화도 사람들의 시력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 보다 먼 거리를 보는 야외 활동을 하는 일이 적기 때문이다. 21세기 들어선 책 보다 모바일 디지털 기기가 근시를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눈을 손 안의 화면에 고정시켜 놓았다.

 

■ 근시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무엇보다 어린 시절에 야외 활동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근시는 주로 초등학교 시절에 형성되기 때문이다. 호주 국립대 이안 모건(Ian Morgan) 교수는 “근시를 예방하려면 성장기 아이들은 적어도 야외에서 하루 3시간 이상 생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아이들이 낮에 하루 3시간 이상 야외에서 나가서 놀도록 하라는 것이다. 야외 활동은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잠을 잘 때는 반드시 어두컴컴해야 한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병원과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 연구에 따르면, 2세 이전에 방에 불을 켜고 잔 어린이의 55%가 2-16세에 근시가 됐다. 희미한 야간 조명을 하고 잔 어린이들 중에서 근시가 된 비율은 34%였다. 반면, 불을 끄고 잔 어린이 중 근시가 된 사람은 10%에 그쳤다. 연구진은 영유아기에 있는 아기들을 재울 때는 반드시 불을 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단 근시 판정을 받고 나면, 근시도 질병이라는 관점에서 적극 치료에 임하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구소 대표인 코빈 나이두 교수는 근시 문제에 대처하려면 무엇보다 사람들이 눈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류의 건강을 획기적으로 증진시켜준 기술 문명이 적어도 인류의 눈 건강에는 자충수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