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라!

정말 눈물 나는 어느 꼬마의 편지

마도러스 2015. 9. 17. 09:43


정말 눈물 나는 어느 꼬마의 편지

 

나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나는 그날도 평소처럼 집앞 횡단 보도를 걷고 있었다. 난 그만 시속 80km로 달리는 차를 못 보고, 그 차와 부딪혀 중상을 입었다. 결국 나는 응급실에 실려 갔고, 기적적으로 생명을 찾았다. 하지만, 의식이 돌아오는 순간, 나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앞이 안 보였다. 시력을 잃었던 것이다. 아무 것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난 너무 절망했다. 결국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기면서 나는 7살 소녀를 만났다. "아저씨, 아저씨 여긴 왜 왔어?" "꼬마야! 아저씨, 귀찮으니까, 저리 가서 놀아!"

"아저씨, 왜 그렇게 눈에 붕대를 감고 있어? 꼭 미이라 같다" "야! 꼬마 너 저리 가서 안 놀래!"

 

그렇다. 꼬마와 나는 같은 301호를 쓰고 있는 병실 환자였다. "아저씨, 근데 아저씨 화내지 마! 여기 아픈 사람 많아! 아저씨만 아픈 거 아니잖여! 그러지 말고, 나랑 친구해요. 네? 알았죠?" "꼬마야! 아저씨 혼자 있게 좀 내버려 둘래?" "난 정혜야! 오정혜! 근데 아저씨! 아저씨 나보고 귀찮다구? 여긴 친구가 없어서 심심해요."

 

그러면서 그녀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다. "아저씨! 그런데 아저씨는 왜 이렇게 한숨만 푹 푹 쉬어!"

 

"정혜라고 했니? 너도 하루 아침에 눈이 안 보여서 세상이 어두워졌다고 생각해봐라! 생각만 해도 무섭지. 아저씨는 너무 무서워서 이렇게 한숨을 크게 내쉬는 거란다."

 

"아저씨! 울 엄마가 그랬어요. 병도 이쁜 맘 먹으면, 낫는 데요. 그런데, 며칠 전에 아저씨 침대 쓰던 언니가 하늘 나라에 갔어. 엄마가 말하기를 그 언니는 착한 아이라서 하늘에 별이 된다고 했어. 별이 되어서 어두운 밤에도 사람들을 무섭지 않게 환하게 해 준다고"

 

"넌 무슨 병 때문에 왔니?"

"음, 그건 비밀!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곧 나을 거라고 했어."

"그래? 다행이구나!"

"아저씨, 그러니까 1달 뒤면 나 보고 싶어도 못 보니까 한숨만 쉬지 말고 나랑 놀아요? 아저씨!"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꼬마 소녀의 한 마디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마치 밝은 태양이 음지를 비추듯 했다. 그 후로 나는 그 꼬마와 단짝 친구가 되었다. 간호사가 들어왔다. 정혜가 주사 맞을 시간이다.

 

"자! 정혜야 주사 맞을 시간이다."

"언니. 그 주사 30분만 있다가 맞으면 안 돼? 나 지금 안 맞을래!"

"그럼, 아저씨랑 결혼 못하지! 주사를 맞아야 빨리 커서 아저씨랑 결혼한단다."

"칫"

 

그리곤 꼬마는 엉덩이를 들이대었다. 그렇다. 어느 새 꼬마와 나는 병원에서 소문난 커플이 되었다. 꼬마는 나의 눈이 되어 저녁마다 산책을 했고, 7살 꼬마 아이가 구사한다고 믿기에는 놀라운 어휘로 주위 사람. 풍경 얘기 등을 들려 주웠다.

"아저씨, 김 선생님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

"글쎄"

"코는 완전 딸기 코, 입은 하마 입, 그리고 눈은 쪽제비 같이 생겼다. 정말 도둑놈 같이 생겼어!"

"근데 정혜는 꿈이 뭐야?"

"음, 아저씨랑 결혼하는 거"

"에이, 아저씨가 그렇게 좋냐?"

"응"

 

그러나, 그 꼬마 소녀와의 헤어짐은 빨리 찾아 왔다. 2주후, 나는 병원에서 퇴원 했다. 그리고 2주일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 날, "따르릉 따르릉" "축하합니다. 안구 기증이 들어 왔어요." "진짜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다. 1주일 후, 나는 안구 이식 수술을 받았고, 3일후에는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난 너무도 감사한 나머지 병원 측에 감사 편지를 썼다. 그리고, 안구 기증자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그러던 중, 나는 그만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기증자는 다름 아닌 7살 꼬마 소녀, 오정혜였던 것이다. 바로 내가 퇴원하고 1주일 뒤에 정혜는 수술을 받았다.

 

꼬마는 백혈병 말기 환자였던 것이다. 나는 꼬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정말 미칠 것 같았다. 꼬마의 부모님을 만났다. "아이가 아저씨를 많이 좋아했어요" "예" "아이가 수술하는 날, 아저씨를 많이 찾았는데..."

 

정혜의 어머니는 차마 말을 이어가질 못했다. "정혜가 자기가 저 세상에 가면, 눈을 꼭 아저씨에게 주고 싶다고 했어요. 그리고, 이 편지를 꼭 아저씨에게 전해 달라고 했어요."


편지에는 7살짜리 꼬마 글씨로 또박 또박 이렇게 쓰여 있었다. “아저씨! 나 정혜야! 음, 이제 저기 수술실에 들어간다. 옛날에 옆 침대 언니도 수술실에서 하늘로 갔는데, 나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그래서 하는 말인데, 아저씨! 내가 만일 하늘로 가면, 나는 아저씨 눈 할께! 그래서, 영원히 아저씨랑 같이 살 거야! 하지만, 수술실에서 나오면, 아저씨랑 결혼할거야! 아저씨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래! 아저씨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