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는 모든 것을 다 주고 싶다.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청년이 있었다. 어느 날, 청년은 외출에서 돌아오다가 뜻하지 않게 교통 사고를 당했다. 소식을 듣고 몹시 놀란 어머니가 가슴 졸이며 병원에 달려갔지만, 불행히도 청년은 이미 두 눈을 실명(失明)하고 말았다.
멀쩡하던 두 눈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청년은 깊은 절망에 빠져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어느 누구와도 말 한마디 하지 않았고, 마음의 문을 철저하게 닫은 채 우울하게 지냈다.
곁에서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는 어머니의 가슴은 말할 수 없이 아팠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청년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가 그에게 한쪽 눈을 기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깊은 절망감에 빠져있던 그는 그 사실조차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결국,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한쪽 눈 이식 수술을 마친 청년은 한동안 붕대로 눈을 가리고 있어야 했다. 그때도 청년은 자신을 간호하는 어머니에게 앞으로 어떻게 애꾸눈으로 살아가냐며 투정을 부렸다.
하지만, 어머니는 청년의 말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꽤 시간이 지나 드디어 청년은 붕대를 풀게 되었다. 그런데, 붕대를 모두 풀고 앞을 본 순간, 청년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 방울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의 앞에는 한쪽 눈만을 가진 어머니가 애틋한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두 눈을 다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면 어미의 장님 몸뚱이가 너에게 짐이 될 것 같았다." 어머니는 끝내 말을 다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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