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라!

너무 참견하지 말고, 내버려 둬라!

마도러스 2015. 7. 20. 17:16


너무 참견하지 말고, 내버려 둬라!

 

★ 중국 당(唐) 나라 때의 명상(名相) 누사덕(婁師德)은 마음이 넓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성품이 따뜻하고 너그러워 아무리 화나는 일이 생겨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동생이 높은 관직에 임용되자 따로 불렀다. “우리 형제가 함께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 남의 시샘이 클 터인데 너는 어찌 처신할 셈이냐”고 물었다. “남이 내 얼굴에 침(唾液)을 뱉더라도 화내지 않고 닦겠습니다.”

 

동생의 대답에 형이 나지막이 타일렀다. “내가 염려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침 같은 것은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를 것이야.” 화가 나서 침을 뱉었는데, 그 자리에서 닦으면 더 크게 화를 낼 것이니, 닦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당부였다. ‘타면자건(唾面自乾)’에 얽힌 고사(古事)이다.

 

누사덕(婁師德)의 지혜를 오늘날 가장 완벽하게 실천한 지도자가 오바마(Obama) 미국 대통령이다. 최근 대국민 직접 소통에 나선 오바마의 개인 트위터(Twitter) 계정에는 모욕적인 악플이 범람했다. 심지어 ‘검은 원숭이’, ‘원숭이 우리로 돌아가라’는 흑인 비하 댓글도 있었다. 하지만, 오바마는 자신을 겨냥한 저급한 비방을 여태껏 지우지 않았다고 한다. ‘사이버 침(唾液)’이 SNS에서 그냥 마르도록 내버려 둔 것이다.

 

오바마의 놀라운 포용 정치가 다시 빛을 발했다. 그는 2015년 6월 17일에 발생한 백인 청년의 총기 난사로 숨진 흑인 목사 장례식에 참석했다. 추모사를 읽던 오바마(Obama)가 잠시 고개를 숙이고 침묵하더니,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 놀라운 은총)’를 부르기 시작했다. 반주도 없었다. 장례식장을 가득 채운 6000여명의 참석자는 피부색에 관계없이 모두 일어나 찬송가를 함께 따라 불렀다.

 

어떤 흑인 여성은 오바마를 손짓하며 눈물을 흘렸다. 대통령은 연설 도중 희생자 9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그들이 신의 은총을 받았다”고 말했다. TV로 지켜보던 국민들의 박수 소리가 아메리카 전역에 울려 퍼졌다. 포용은 말처럼 쉽지 않다. 고통스러운 인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인내(忍耐)의 인(忍)은 심장(心)에 칼날(刃)이 박힌 모습을 본뜬 글자이다.

 

칼날로 심장을 후비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이 바로 인내(忍耐)이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자면 누구나 가슴에 칼날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참느냐? 못 참느냐? 거기서 삶이 결판이 난다. 누사덕(婁師德). 오바마(Obama)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들의 인생사(人生事)가 다 그렇다.


★ 내 일은 내가 하고, 네 일은 네가 한다. 나는 당신의 기대에 맞춰 살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 당신도 나의 기대에 맞춰 살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 당신과 내가 우연히 뜻이 일치한다면 참 좋은 일이지. 하지만, 서로 맞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 [게슈탈트 기도문(Gestalt Prayer)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