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 비행체

■ 시간(時間) 여행하는 기술 개발 가능할까?

마도러스 2014. 12. 17. 16:27

■ 시간(時間) 여행하는 기술 개발 가능할까?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나 과거의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처럼 공상 과학 영화에는 시간 여행이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미래와 과거를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시간 여행은 오직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시간에 얽매여 살아야 하는 인간에겐 영원한 희망 사항이다. 시간 여행은 정말 가능한 것이고,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 언젠간 현실에서도 영화처럼 실현될 수 있을까?


■ 시간 지연(time dilation) 현상이란 무엇인가?


철수가 시속 100km로 달리는 기차 안에서 사과를 떨어트린다고 가정해 보자. 기차 안은 진공 상태로 공기 저항이 없다. 철수 관점에서 보기에 사과는 바닥을 향해 일직선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럼 기차 밖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는 순이 관점에서 사과는 어떤 모양으로 떨어질까? 철수의 손에서 벗어난 사과는 관성에 의해 철도가 가는 방향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사과와 함께 같은 속도로 가는 철수 입장에서 사과는 일직선으로 떨어진 반면 밖에서 정지해 있는 순이 입장에서는 포물선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포물선은 직선보다 길이가 길다. 즉 순이가 본 사과의 궤도는 철수가 본 궤도 보다 더 길다. 길이는 속도에 시간을 곱한 것(거리 = 속도 x 시간)이다. 철수의 손에서 떨어진 사과가 땅에 닿기까지의 속도는 하나만 존재하므로 동일하다.

 

따라서, 거리식에서 포물선과 직선의 차이만큼 순이의 궤도가 더 길어지려면 순이의 시간 값이 더 커져야 한다. 즉 사과는 똑 같은 거리를 이동했지만, 정지한 순이 관점에서는 기차와 함께 움직인 철수 보다 시간이 더 많이 흐른 것이다. 즉 움직이는 물체는 정지한 물체 보다 시간이 느리게 간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등속 운동에 의한 시간 지연 현상을 간단한 예로 설명한 것이다.

 

■ 중력에 의한 시간 지연(time dilation) 현상

 

'중력'이나 중력과 동일한 물리 법칙이 적용되는 '가속도'에서도 시간 지연이 발생한다. 중력에 의한 시간 지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의 특성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시간도 공간도 모두 상대적인 우주에서 유일하게 바뀌지 않는 절대적인 기준은 빛의 속도이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기차에서 시속 10km의 속도로 공을 던지면 공의 속도는 시속 110km가 된다. 그러나, 시속 100km의 기차에서 불빛을 비춰도 빛의 속도는 여전히 초속 30만km이다. 우주 어디서나 진공 상태의 빛 속도는 초속 30만km이고, 이를 광속도 불변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빛은 우주에서 시간과 공간을 측정하는 절대 기준이 된다. 그런데 빛은 파장인 동시에 입자의 성질도 갖고 있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태양과 지구를 지날 때도 당연히 중력의 영향을 받아 빛이 휘어지지만, 그 영향이 미미해서 눈으로 느끼지 못할 뿐이다.

 

만약 밀도가 높아 빛조차도 탈출할 수 없는 블랙홀 주변을 빛이 지난다고 생각해보자. 강한 중력의 영향으로 빛은 휘어지고속도도 떨어지게 된다. 블랙홀에 가까워질수록 중력이 강하기 때문에 빛의 속도는 점점 늦어지고, 휘어짐도 심해진다. 빛의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은 곧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체가 블랙홀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은 느려지고, 빛이 더 이상 탈출할 수 없는 블랙홀의 경계에 접근하면 시간은 멈춘다. 이 지점에서는 빛도 탈출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의미로 '사건의 지평(event horizon)'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것이 중력을 다룬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설명하는 시간 지연 현이다.

 

다만, 빠른 속도로 움직이거나 강한 중력으로 시간이 느려진다고 해도 체감하는 시간은 모두 똑 같다. 시간 지연은 상대적인 것이고 시공간의 왜곡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그 속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또는 빠르게 간다고 느끼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만약, 어떤 물체가 다른 물체로부터 빛에 가까운 속도로 멀어진다면 양측은 서로 상대의 시간이 더 느리게 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정지하고 상대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내가 움직이고 상대가 정지한 것과 물리 현상의 결과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 일상에서 경험하는 시간 지연(time dilation) 현상

 

워낙 그 차이가 미미해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속도와 중력에 의한 시간 지연은 누구나 경험하고 있다. 첫번째 사례는 내비게이션, 휴대폰 등에 사용되는 위성 항법 장치(GPS)이다.특수 상대성 이론에 의해 빠르게 이동하는 물체는 시간이 느려진다GPS 위성의 경우 시속 1만4천km의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고, 이 영향으로 지상의 시계 보다 매일 7마이크로초씩 느려진다.

 

두 번째 사례는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한 것으로 지구와 같은 중력 물체는 중앙 부위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중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상 2만100km 상공의 위성에 장착된 시계는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결과로 지상의 시계 보다 매일 45마이크로초가 빨리 흐른다.

 

상대성 이론에 따른 이 두 효과를 서로 상쇄하면 GPS의 시계는 지상의 시계보다 매일 38마이크로초 빠르게 흐르고, GPS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이 시간차를 자동으로 보정하는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만약, 시간을 보정해 주지 않으면 GPS에서 수신한 정보를 지상에서 실제 사용할 경우 거리에서 그만큼 오차가 발생하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일층과 이층에 사는 사람 사이에 그리고 자동차를 자주 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손목 시계 간에도 시간차가 발생한다.

 

■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은 가능한가?

 

이 두 가지 형태의 시간 지연은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만든다. 물리학 측면에서 보면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GPS 경우처럼 실제 일반 생활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만약, 빛에 근접한 속도의 우주선을 타고 다른 먼 별을 여행하고 지구로 돌아온다면 우주인의 나이는 몇 살 더 많아지는 반면 시간 지연에 의해 지구는 수백년이 지난 미래의 모습으로 변해있게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주선과 로켓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 언젠가 실제 가능할 수 있는 일이다. 굳이 먼 별을 여행하지 않아도 미래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원심 분리기처럼 물체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운동만으로도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은 가능하다. 


미래로 가는 또 다른 방법은 블랙 홀처럼 강력한 중력을 갖는 천체 주변에서 몇 년을 보내는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에 나오는 장면으로 지구에 돌아오면 중력에 의한 시간 지연 효과로 수십년이 지난 미래가 된다.


■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가능한가?

 

미래와 달리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은 훨씬 복잡하고, 논란의 여지도 많다. 이론적으로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회전하는 블랙홀은 시공간을 휘게 만들어 이전의 사건으로 돌아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든다.

 

그런데, 양자 역학은 과거로의 시간 여행 방법을 제시한다. 마지막 측정치가 일단 발생하면 처음과 마지막 단계의 입자 특성을 측정해 그것의 중간값을 수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검증되고 있다. 이처럼 인과 관계가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한 연구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과거로 가는 여행의 최대 장애물은 이른바 할아버지의 역설(grandfather paradox)이다. 시간 여행자가 과거로 가서 그의 할아버지를 살해하면 시간 여행자는 태어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 대학 양자 역학 공학과의 시스 로이드 교수는 지난 수년간 실시한 양자 역학 실험에서 시간대별로 일어난 사건은 일관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실험은 양자를 시간적으로 수십억분의 1초 뒤로 보내 직전의 자기 자신을 파괴하도록 하는 실험이었다. 실험에서 광자들은 자기 자신을 해치는 순간에 근접하면 할수록 실험의 성공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졌다.

 

로이드 교수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아무리 과거의 일을 바꿔 놓으려 해도 결코 바꿀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즉 이론적으로 할아버지는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 시간 여행의 다른 방법은 무엇인가?

 

이론적으로 시간 여행 방법에는 몇 가지가 더 있다. 우선 빛의 속도 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경우에도 시간 여행은 가능하다. 현재 우주 망원경으로 백억년 이전의 은하를 관찰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상에는 빛 보다 빠른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 빛의 속도가 되려면, 질량이 무한대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때 유럽에서 빛 보다 빠른 속도의 '초광속 중성미자'가 발견됐다는 발표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거의 오류로 판명되고 있다. 현대 물리학은 빛 보다 빠른 물질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또 다른 방법은 웜홀(worm hole)을 이용한 것으로,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에서 시간 여행의 수단으로 사용돼 관심을 모았다. 웜홀(worm hole)은 우주의 다른 두 지역을 연결해 과거와 미래로 가는 지름길 통로이다.


이들 두 방법은 모두 실현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 안타깝지만 물리학적으로 과거를 방문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분명하지 않다.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은 기술과 예산만 확보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혁명적인 과학적 전환들을 경험해 온 과학 역사에 비춰 보면, 아무도 생각지 못한 전혀 새로운 시간 여행 방법이 나오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노컷 뉴스, 입력: 2014.12.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