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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연설문, 美 로비 업체 작품

마도러스 2011. 11. 8. 08:35

MB 연설문, 美 로비 업체 작품


이명박 대통령이 2011.10월 방미 당시 백악관, 미국 의회, 상공 회의소 등에서 행한 연설은 미국 연설문 전문 작성 회사인 웨스트 윙 라이터스(West Wing Writers)가 4만6,500달러를 받고 초안을 마련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 윙 라이터스(West Wing Writers)가 2011.10.19일 미국 법무부에 신고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1.09월 말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문과 관련된 3건의 계약을 주미 한국 대사관과 체결했다.


웨스트 윙 라이터스(West Wing Writers)가 외국 로비 공개법에 따라 신고해 공개된 계약서는 연설문의 초안 및 전략적 방향, 의원 등 청중의 성향 분석을 제공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계약서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상공 회의소 연설문 초안 작성 및 수정 비용은 1만 달러였으며, 미국 의회 합동 연설문 초안 및 의원 성향 분석과 전략적 충고에 대한 계약에는 1만8,500달러가 책정됐다.


또한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 연설문에 6,000달러, 조 바이든 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 장관이 주최한 오찬 연설문에 6,000달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최한 백악관 국빈 만찬 연설문에 6,000달러가 각각 배정됐다.


웨스트 윙 라이터스(West Wing Writers)는 모두 6번의 공식 연설문 초안 등을 마련해 주고 주미 한국 대사관에서 모두 4만 6,500달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주미 한국 대사관 측은 이 같은 계약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다.


웨스트 윙 라이터스(West Wing Writers) 측이 제공한 연설문 초안이 그대로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에 반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의회 합동 연설 당시 한국 전쟁 참전 의원들을 직접 거명하고 거수 경례를 해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미국 워싱턴에 소재한 웨스트 윙 라이터스(West Wing Writers)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하던 보좌진 등이 2001년 세운 연설문 작성 전문 회사이다. 이 회사는 미국 의회, 상공 회의소는 물론 다보스 포럼, 하버드 대학 연설, 뉴욕 타임스 기고문 등에 대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의 한 인사는 "대통령 연설문사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해 작성되며,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수정하는 것이 관례"라고 전했다. 하지만 법에 따라 모든 것을 공개할 수밖에 없는 미국 로비 관련 업체와 대통령의 연설문 초안에 대한 계약을 맺은 것은 외교적 실수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기관에 연설문을 의뢰한 적은 없다며, 다만 주미 한국 대사관 측에서 사전에 다른 기관에 자문을 구했는지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미 대사관에서 보낸 의견을 참고하지만 그 의견을 그대로 최종 연설문에 채택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