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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증(難讀症) 때문에 학습 장애

마도러스 2009. 7. 15. 11:37

 

난독증(難讀症) 때문에 학습 장애


에디슨,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피카소, 부시 미국 대통령, 처칠 영국수상, 성룡(영화 배우), 톰 크루즈 등등은 난독증(難讀症 dyslexia)을 겪었다. 어느 한 분야, 또는 여러 분야에서 천재적인 창의성을 인정받은 이들이 어째서 비교적 단순한 일인 독서에 어려움을 겪은 것일까?


난독증(難讀症)은 원래 인간의 뇌가 독서에 익숙한 신경 회로를 타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뇌 조직상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 독서에는 적합하지 않더라도 예술, 지형 인지, 건축 등 다른 분야에 필수적인 부분이 발달한 천재들이 글을 읽지 못하면서 재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난독증(難讀症)은 지능과 시력. 청력 등이 모두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관계되는 신경학적 정보처리 과정의 문제로 인해 글을 원활하게 읽고 이해하는 데 효율성이 떨어지는 증상이다. 일반적인 교육 방식으로는 학습에 지장을 겪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오인된다. 인구의 약 10-15%가 난독증(難讀症)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난독증(難讀症)의 여러 원인을 조사해 보니 일반적인 원인은 언어 학습 첫 단계인 청각적 음운(音韻) 인식의 결핍에 있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정상적인 시간 내에 음성 정보를 처리하지 못하고, 단어와 문장이 잘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언어를 처리하는 신경학적 정보 처리는 매우 빠른 과정이고 이를 위해 듣기 감각이 먼저 활성화돼야 한다. 그 다음 단계인 생각 중심의 인지 과정은 매우 느리기 때문에 듣기 감각이 훈련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시간 내에 언어 정보를 처리할 수 없다.


미국의 영화 배우 톰 크루즈(Thomas Cruise) 역시 난독증(難讀症) 환자였다. 7세 때 ‘난독증(難讀症)’ 판정을 받은 톰 크루즈는 스스로 글을 읽을 수 없어 주변 사람들이 대본을 읽어주면 이를 암기하는 방법으로 영화 촬영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능도 정상이고 잘 볼 수 있는데, 도대체 왜 읽을 수가 없는 걸까? 읽기는 그리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글자를 눈으로 보고 단어로 인식, 그 의미와 내용을 이해하는 복잡한 과정의 결합이다. 예를 들면, ‘엄마’라고 할 때, 이는 ‘ㅇ,ㅓ,ㅁ,ㅁ,ㅏ’로 구성된 단어라는 것을 알고, 이를 자유 자재로 분해.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작업이 읽기 능력의 바탕이다.


낱말이 어떻게 생겼는가에 대한 시각적 분석과 이해는 과거에 익힌 시각적 기억의 도움이 필요하다. ㄴ과 ㄷ, ㅏ와 ㅑ처럼 비슷하게 생긴 자음과 모음을 헷갈리지 않고 구별하려면 예전에 배웠던 시각적 기억들을 찾아내 다시 떠올리고 결합시켜야 한다. 이 모든 과정들이 순식간에 자동적으로 아무런 고통 없이 일어나야 하는데, 난독증이 있으면 이런 과정들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난독증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은 ‘학습 지진아’로 오인되기 쉽다. 어린 학생들에게 이것은 매우 큰 상처가 될 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잃게 될 수도 있으므로 빨리 아이의 어려움을 발견해 도와줘야 한다.


뇌 회로에 문제가 있는 ‘순수’ 난독증 극복을 위해선 특수 교육과 함께 책 (문자) 외에 비디오 (그림), 카세트 테이프 (소리) 등 다른 수단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ADHD) 때문에 난독증이 생긴 경우엔 약물 치료를 받으면 된다.


2009년 서울 광진구 자양고등학교에서 국내 최초로 난독증(難讀症) 개선 프로그램이 시도되었다. 2008년 10월 교사들 독서 모임에서 난독증(難讀症) 관련 책 한 권이 소개된 것이 출발점이었다. 교사들이 난독증(難讀症) 진단 설문지를 재미 삼아 일부 학생들에게 돌려봤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5%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난독증(難讀症)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전문가들을 찾아 나섰다. 전문 의료기관 한 곳과 난독증(難讀症) 전문 연구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김세진 교장도 특별 예산을 편성해 적극 지원했다. 2학년 학생 551명 전체(특수반 제외)를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한 결과, 51명이 시각적 난독증(難讀症)이었고 48명이 청각적 난독증(難讀症)이었다. 둘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학생은 70명(12.7%)이었다. 교사 20여명 중에서도 김계숙 교사를 비롯해 3명이 해당됐다.


학교는 면담을 통해 증상이 심한 학생 20명을 선발했다. 병원에서는 매주 한 번씩 간호사를 파견하고, 병원 원장은 한 달에 한 번씩 학교를 직접 찾아 학생들의 변화를 관찰하기로 했다. 난독증(難讀症) 증세를 나타낸 학생들은 처음에 "모자란 애들을 모아 놓은 것 아니냐"며 합류하길 꺼려 했다. 일부 교사들도 "그게 효과가 있냐"고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주변 시선이 바뀌었다. 요즘도 담당 교사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점심 시간마다 모여 난독증(難讀症) 관련 원서를 함께 읽고 연구한다.

 

난독증(難讀症) 학생들은 특수 안경을 쓰고 컴퓨터 앞에 앉아 HTS(Home Vision Therapy System)라는 시각 훈련 프로그램과 청지각 훈련기기 TLP(The Listening Program)를 이용해 난독증(難讀症) 훈련을 받았다. 그 후, 시험 성적이 좋아졌고, 성격도 밝고 차분해졌다.

 

난독증 학생들은 평소에 "말귀를 못 알아 듣는다" "이해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책을 두세 장만 읽으면 머리가 아팠다. 아무리 노력해도 2시간 이상 공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리고 싶은데 몸이 안 따랐다. 가족들이 "공부 왜 안 하냐"고 하면 눈물부터 났다. 하지만, 난독증(難讀症) 훈련을 받은 뒤로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서너 시간씩 읽는다. 신경질적이고 짜증만 부리던 아이가 밝고 자신감 많은 성격으로 변했다.


좌뇌(左腦)는 이성언어사실적 논리(수학 과학). 현재와 과거의 연계 등을 담당한다. 우뇌(右腦)는 감성직관력상상력모험력철학종교공간 지각현재와 미래의 연계 등을 담당한다. 그런데, 학교에서의 학습 과정 평가는 좌뇌 위주로 이뤄져 있다. 난독증(難讀症)은 좌측 뇌의 발달이 부족하고, 그 대신 우측 뇌의 발달이 편중적으로 되어 있는 아이에게 주로 발생한다.


난독증(難讀症)은 언어 정보를 받아들이는 청각, 시각, 감각 통합, 신경학적 정보 처리 기능 중 어느 한 곳에라도 문제가 생기면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 읽기, 쓰기, 산술 장애를 포함하는 학습 발달 장애 ● 말을 이해하지도 표현하지도 못하는 수용성 및 표현성 언어 장애 ● 어린 아이의 경우 걷기, 앉기, 신발끈 묶기 등 운동성 발달 과제가 지연되는 발달성 근육 협응 장애 등이 해당된다.


‘HB 두뇌 학습 클리닉’의 박형배 박사는 “학습 부진의 근본 원인은 정보를 습득하는 눈, 귀, 손과 같은 감각 기관의 문제에 있다”며 “감각 기관의 문제는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인 두뇌 훈련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만큼 학습 장애나 난독증(難讀症)을 겪는 아이들이 일정 기간을 충분히 활용해 치료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훈련 프로그램은 크게 4가지로 ● 뇌파 훈련을 통한 집중력 강화 훈련 ● 시지각 문제로 인해 읽기와 쓰기가 힘든 학생을 위한 시각 강화 훈련 ● 소리를 듣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위한 청각 강화 훈련 ● 알고 있는 내용을 표현하지 못하고 행동이 둔한 학생을 위한 감각 통합 강화 훈련 등이다. 모든 두뇌 훈련 프로그램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20여 년 동안 수많은 임상 개선 사례들을 통해 입증 받은 프로그램이다.


‘HB 두뇌 학습 클리닉’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학습 장애’ 학생의 원인 가운데 난독증(38.3%)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정서 기능 문제(27.5%), 중독 경향(23.7%), 얼렌 증후군(23%), 학습 발달 문제(21.8%), 주의력 문제(21.1%), 각성 수준 문제(18.3%) 순으로 나타났다. (글: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최병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