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일반)

우울한 10·20대 알고보면 '조울병'

마도러스 2008. 11. 17. 03:15

 

우울한 10·20대 알고보면 '조울병'

우리나라 사람 5명 중의 1명꼴로 우울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울증 환자 중 30%는 조울병(우울한 기분과 들뜨는 기분, 정상적인 기분이 교대로 나타나는 병)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기분장애클리닉(하규섭 교수)이 ‘조울병 선별의 날’ 행사를 앞두고 일반인 3356명(16~60세)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조울병 선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울증세가 있는 사람은 584명(17.4%)이었고, 이중에서 심각한 우울증을 보이는 사람도 278명(8.3%)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세를 보이는 비율은 고등학생이(22.4%)이 일반성인(9.7%)보다 2배 이상 높아 고등학생의 우울증세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세를 보인 584명 중에서 성인은 16.4%가 조울병 증세를 보인 반면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각각 33.7%, 32.3%로 나타나 10대·20대 젊은층에서 우울증이 있으면 사실은 조울병일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즉,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등 젊은 층에서 우울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조울병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할 것으로 판명됐다.

 

조울병은 우울한 시기와 기분이 들뜨는 시기, 그리고 정상적인 시기가 불규칙하게 교대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감정의 기복이 있게 마련인데, 조울병이 이것과 구분되는 것은 뇌의 기분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겨 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울병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증상이 유사하여 전문가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조울병의 우울한 시기를 우울증으로 오인하여 일반적인 우울증 치료를 하게 되면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나거나 심해지는 등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조울병을 단지 스트레스 때문에 감정의 기복이 좀 심해진 상태라 생각하고 의사의 치료를 외면한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조울병 환자의 치료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인관계의 장애뿐만 아니라 심한 우울감과 고립감으로 인해 자살의 위험 또한 높다는 사실이다. 조울병 환자의 15%가 자살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하규섭 교수는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30~40대 이후에 흔히 나타나지만 조울병은 10대·20대에서 우울증으로 병이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충동적인 경향을 나타내는 10대·20대 청소년에게 우울증이 있으면 조울병에 의한 우울증이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우울조울병학회는 조울병에 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 진단을 위해 2005년부터 전국적인 조울병 선별의 날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5월 8일부터 12일 사이에 전국 31개 기관에서 일반인 대상 교육과 무료 선별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 우울증과 조울병, 어떻게 다른가?


조울병을 우울증으로 잘못 진단하는 비율은 6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우울기보다 경조증기가 드물고 짧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면밀히 조사하지 않으면 전문의들도 우울증으로 오인하기 쉽다. 우울증은 ‘항우울제’를 복용하지만 조울병의 치료에는 ‘기분조절제’라는 약물이 사용되는데, 조울병을 우울증으로 잘못 진단하여 치료하게 되면 치료 반응이 좋지 않거나, 재발이 잦아지는 등 경과가 더 악화될 수 있다.

 

 

주요 우울증

조울병

유병율

5~10% 1~3%

남녀비

2:1 여자에서 많다 1:1

증상

우울증만 나타난다. 우울증도 나타나고,
조울증이나 경조증도 나타난다.
우울 : (경)조증 = 3:1 ~ 30:1

가족력

  우울증에 비하여 집안에 우울증, 조울증 환자가 많다

우울증상

20대 중반 이후에 흔히 발병 10대 중반 이후에 흔히 발병
서서히 우울해지고, 서서히 좋아진다 우울증이 갑자기 나타나고, 갑자기 좋아지는 경우
우울증은 2주 이상, 보통 1~2개월 우울증이 심한데, 기간이 짧은 경우
보통 우울증은 식욕저하, 불면증 우울증인데 맣이 먹고, 많이 자는 경우
항우울제로 잘 낫는다 항우울제로 잘 낫지 않는 경우
항우울제로 조증이 나타나지 않는다 항우울제로 조증이 나타나는 경우
  우울증이 자주 재발하는 경우

치료

항우울제로 치료
: 기분을 올려주는 약
기분조절제로 치료
:기분을 너무 우울하지도, 너무 들뜨지도 않게 조절해 주는 약

 

◆ 조울병, 이렇게 대처하라.


- 일차적으로 약물 치료를 통하여 대뇌의 화학적인 불균형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규칙적인 수면, 규칙적인 식생활을 하는 것이 기분을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 특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햇빛을 많이 쬐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 술은 기분을 과민한 상태로 만들므로 피해야 한다.
- 직업이나 학업, 대인관계 등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피한다.
-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사고, 완벽주의적인 성향 등을 지양하고,

   긍정적이고 객관적이며 여유로운 사고로 바꾸고자 노력한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06.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