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일반)

어, 손가락이 안 펴져요!

마도러스 2008. 11. 17. 02:51

 

어, 손가락이 안 펴져요!
 

중풍이나 마비가 아닙니다, ‘방아쇠 수지’입니다.

가정주부인 배모씨(여·57세)는 어느 순간 갑자기 오른손 둘째, 셋째 손가락 끝 마디가 저리고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펴는 것이 힘들어 고생했다. 혹 중풍은 아닌지, 이러다 마비로 몸져눕게 될까봐 불안해하며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다행히 중풍은 아니라고 했다. 대신 손가락 근육의 힘줄에 문제가 생긴 ‘방아쇠 수지’로 진단 받았다.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이용택 교수의 도움말로 ‘방아쇠 수지’에 대해 알아본다.

 

 

▲ 방아쇠 수지 환자가 초음파 기계를 이용하여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방아쇠 수지(Trigger finger)란

 

일반적으로 ‘손가락을 구부리라’는 자극을 보내면 손가락 근육이 수축하면서 힘줄이 따라 움직이고 그로 인해 힘줄에 연결된 뼈가 움직이게 되면서 손가락은 구부러지게 된다.

 

‘방아쇠 수지’란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마치 방아쇠를 당길 때처럼 손가락 움직이기가 뻣뻣하고 힘든 질환이다. 손가락을 구부리려고 근육이 수축하는데 함께 움직이는 힘줄이 제대로 잘 움직여지지 않아서 나타난다.

 

이는 염증 등으로 인해 힘줄의 어느 한 부분이 부풀어 올라 ‘활차’를 통과하지 못하고 걸렸다가 어느 순간 힘겹게 활차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활차란 손가락 구부리거나 펼 때 손가락 힘줄이 근육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시켜주는 터널 모양의 고리다.

 

 

 

 

증상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아프고, 손가락을 펴는 순간 딸각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또한 아픈 손가락의 아래쪽 부분을 누르게 되면 통증을 느끼게 되며, 통증 부위가 부풀어 올라 간혹 혹 같은 것이 만져지기도 한다. 드물지만 근육경련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원인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손가락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작업으로 인해 손가락 근육 힘줄에 손상과 염증이 생기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45세 이상에서 주로 발병하며, 여성 환자가 특히 많다.

 

특히 운전대나 손잡이가 달린 기구를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반복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부엌칼을 가지고 오랜 동안 일하는 주방장이나 주부, 골프나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 호미나 망치 같은 도구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에서도 흔하다. 류마티스성 질환이 있는 경우 여러 손가락에 동시에 발생하기도 하므로 감별 진단이 필요할 때도 있다.

 

치료

 

방아쇠 수지의 치료는 우선 원인으로 생각되는 동작들을 제한하고 간단한 손가락 관절 고정 장치를 이용하여 관절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약물 치료는 1~2주 동안 소염제를 투여하며 초음파 등 물리치료도 병행하게 된다.

 

이렇게 해도 효과가 별로 없을 경우에는 부신피질 호르몬을 1∼2회 통증이 있는 부위에 직접 주사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는 활차를 약간 절개하여 통로를 넓히는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용택 교수는 “방아쇠 수지는 비교적 쉽게 진단이 가능하고 치료 결과도 좋다”며 “그러나 오랫동안 방치하면 치료 기간도 길어지고, 수술까지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되는 만큼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지혜기자  입력 : 200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