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암.종양)

어머니 암으로 잃고, ‘암 킬러’ 되다.

마도러스 2008. 11. 17. 00:02

어머니 암으로 잃고, ‘암 킬러’ 되다.

 

2대 국립암센터 원장에 취임한 유근영 교수 국내외 암논문 160편 발표

“일단 담배부터 끊고 싱겁게 먹어야 암 예방”
 
그의 어머니는 자궁암으로 고통의 세월을 보내다 2년 만에 돌아가셨다. 당시 서울대의대 본과 4학년이던 아들은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에 절망했지만, 앞으로 암 예방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아들은 그 뒤 예방의학을 전공해 서울대의대 교수가 됐고, 암 역학 논문을 줄기차게 써 왔다. 그런 그가 국립 암센터 원장이 됐다.
 
지난달 2대 국립 암센터 원장에 취임한 유근영(柳謹永·51·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주인공이다. 그는 “암은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암의 원인은 담배가 3분의 1, 먹는 요인이 3분의 1, 나머지가 (B,C형 간염) 감염요인, 유전적 요인이에요. 금연은 암센터가 생긴 이래 줄기차게 캠페인을 펼쳐온 것이고, 이젠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떤 음식이 암에 좋고 나쁜지는 아직 논란이 많다. 하지만 유 원장이 주장하는 것은 ? 싱겁게 먹기 ?과일과 야채 많이 먹기? 붉은색 고기 많이 먹지 않기? 절주(節酒) 등이다.

 

국립 암센터는 2001년 설립돼 현재 연간 예산이 1821억원이나 되고, 연구비만도 연간 180억원에 달하는 국제적인 암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했다. 폐암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이진수(李振洙) 박사 등 연구진 67명에 진료의사가 215명이나 된다.

 

양전자로 암을 치료하는 고가의 양성자치료기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설치되어 가동을 준비 중이다. 암센터를 찾는 환자들은 연간 78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폐암과 간암 치료에 관한 한 국립암센터에 유능한 치료진들이 많아 다른 암보다 많은 환자들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암 센터를 세계 10대 암센터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미국 국립암연구소, 프랑스의 국제암연구소 등 세계적인 암연구기관에 의뢰해 종합 평가를 받을 계획입니다. 그래야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을 수 있지요.”

 

유 원장은 예방의학을 전공하면서 서울의대 기획실장, 국립암센터 건립추진위원 등을 거쳤다. 그가 지금까지 발표한 암 연구논문은 줄잡아160편 정도이다. 외국 유수 과학저널에 실린 것만 50여편에 달한다.

 

최근엔 유방암 환자 급증에 주목하여, 2020년에는 유방암 사망자가 연간 3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기도 했다. 헬리코박터 특정균이 위암을 발생시킨다는 연구 논문도 발표했다.

유 원장은 특히 전남, 부산 등 지역별로 국립대 병원에 암센터가 설립되고 있는 것과 관련, 앞으로는 국립암센터의 발전된 진단·치료 지침을 지역 암센터에 전파해서 우리나라 전역에서 비슷한 수준의 암 진료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장은 “암 정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조기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찍 발견하면 치료하기가 그만큼 쉬워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위·폐·간·대장·유방암 등 5대암은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조기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 현재 대상자의 19% 정도만 응하고 있다.

 

선진국들처럼 60%까지 올려야 암 사망률이 떨어지므로, 국민들의 자발적인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김동섭기자 입력 : 2006.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