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연애결혼

전통 성지침서" 불가록(不可錄)" 

마도러스 2006. 10. 23. 02:49

전통 성지침서" 불가록(不可錄)" 


[한겨레 2006-08-31],  ‘전통 성지침서’ 불가록(不可錄)" 책 출간


내가 옥황상제의 명령을 받들어, 지옥을 돌아보니 온갖 죄악들 가운데도 오직 간음의 죄악에 대해 하늘의 과보가 가장 준엄하다. 남의 아내나 딸을 간음해 더럽히면, 지옥에서 5백겁 동안 고통 받고, 만약 계략과 음모를 꾸며, 과부나 비구니 같은 여성을 간음해 절개와 정조를 빼앗으면, 지옥에서 8백 겁 동안 고통을 받은 뒤 양이나 돼지로 태어나 사람들에게 도살 당한다. 만약 집안 친인척 사이에 윗사람을 간음하거나 아랫 사람을 능욕해 윤리를 파괴하면 지옥에서 천오백 겁 동안 고통을 받은 뒤 뱀이나 쥐로 생겨나며, 음란 서적을 만들어 사람들의 마음을 파괴하는 자는 죽어서 무간지옥에 들어가 자기가 만든 책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그 책으로 인한 죄악도 모두 소멸되기 전에는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불가록>(不可錄·전남대학교출판부 펴냄)에서 문제(文帝·도교의 신)의 가르침으로 나오는 내용이다.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 인터넷과 신문·잡지에서 ‘부부 관계’ 이외의 자유로운 성풍속도가 거리낌 없이 노출되는 세상에서 <불가록>의 내용은 그야말로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일지 모른다. 더구나 앞에 언급된 간음 가운데 하나를 위해 ‘작업 중’인 사람들의 분노를 살만하다.


그러나, (性)은 의식주와 함께 현대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고, 수행자들에게 수마와 함께 극복해야할 중차대한 과제다. 그런데도 시류에 편승하는 책은 많지만, 이에 대한 지침서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차마 입에 담거나 글로 쓸 수 없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은 <불가록>은 남녀간의 음욕에 관한 유불선의 가르침을 종합한 전통 성교육서이다. 중국 번양의 붕태사가 편집한 것을 운간의 사한운이 재판해 전해왔으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 책은 세상에서 거의 사라질 뻔 했다. 그런데 근현대 대만의 고승인 인광대사가 이 책의 가치와 중요성을 크게 여겨 널리 보급하기 시작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3년간 대만대학 법률학연구소에서 공부하면서 중국 통이 된 김지수 전남대 법대 교수는 몸소 18년 간 채식을 실천하고 음욕을 다스리면서 그 중요성을 절감해 이 책을 번역하게 됐다고 한다. 도교와 전통 한의학에선 정(精)·기(氣)·신(神)을 생명의 삼보라고 한다. 음식물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생명의 엑기스가 정이 되고, 그것이 정력으로 나타나고, 정액이나 난자가 되며, 남녀를 합해서 말할 때 정혈(精血)이라고 한다. 이 정혈이 생화학 반응을 일으켜 생명 에너지인 원기가 되고,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상 지혜광명의 빛으로 승화된다고 한다.


김 교수는 정액을 낭비하게 되면, 마치 기름 탱크에 구멍이 나서 기름이 줄줄 새는 채로 차를 운전하는 것처럼, 수행을 통해 생명의 원기나 정신 광명으로 승화시킬 밑천이 빠지게 된다”고 밝혔다. 책에선 몸이 아주 피곤한 상태나 병에서 덜 회복된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진 뒤 절명한 경우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과도한 사정이 몸과 마음에 미치는 해악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또 충동적인 음욕을 극복하기 위해 상대가 죽어서 몸이 썩고 벌레가 시체를 먹고 있는 것을 이미지로 보는 부정관(不淨觀)을 권하고 있다.


한겨레 조연현 종교전문 기자 200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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