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역사.문화

아인슈타인의 사생활이 드러났다.

마도러스 2006. 7. 26. 04:02

아인슈타인의 사생활이 드러났다.


FBI의 감시 문서와 감춰졌던 개인적 문서가 속속 공개되자 평전 잇따라 출간.


아인슈타인의 일생을 다룬 평전은 끊임없이 출간되어 왔는데, 상대성이론 발표 100주기를 맞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년간 번역 출간된 아인슈타인 평전만 6권이다. 게다가 대부분이 400여쪽을 훌쩍 넘는 육중한 전기다. 20세기 최고 천재의 삶과 업적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최근 출간되는 평전은 아인슈타인의 사생활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전기의 출간 작업은 예전부터 활발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아인슈타인의 재발견’이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부터다. 1955년 아인슈타인이 사망하자 그의 유산 집행인들은 헌신적으로 개인적 문서를 사수해왔는데, 1980년 말에 이들이 사망함으로써 갑자기 막대한 분량의 문서들이 세상에 노출됐던 것이다. 게다가 1800쪽에 달하는 FBI의 아인슈타인 감시 문서까지 공개됨으로써 새로운 시각에서 아인슈타인을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그렇게 알려진 아인슈타인의 사생활은 경건하거나 혹은 지루한 것과 거리가 멀다. 그는 차라리 빵점짜리 남편, 변덕스런 애인, 무책임한 아버지에 가까웠다. 만물에 관심과 애정을 쏟은 관찰자였지만 정작 가까운 사람에게는 냉정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무수한 연애 사건, 심지어 불륜의 관계까지 있었다. 그래서인지 최근 전기작가들은 그렇게 혼란스러운 아인슈타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올해 초 번역 출간된 ‘아인슈타인, 신이 선택한 인간’(데니스 브라이언 지음, 말글빛냄 펴냄)은 ‘아인슈타인에게 부여된 뻔뻔스러운 거짓말들과 순전히 꾸며낸 이야기들의 진상을 밝히고자 한다’고 책머리에 썼다. 유명 전기작가인 데니스 브라이언은 자그마치 900여쪽에 달하는 두꺼운 아인슈타인 평전을 썼는데, 이 책도 이미 국내에 소개되어 있다.

  

저자는 사람들이 아인슈타인의 사생활을 공격할 때 즐겨드는 사례들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본다. 가령 첫 번째 부인 밀레바 마리치를 싸늘하게 내치고 두 번째 부인 엘자에게 간 것, 결혼 전에 딸을 낳았는데 그 행방이 지금까지 묘연한 것. (그래서 자신이 아인슈타인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도 꽤 있다), 끊임없이 신에 대해 언급했지만 유신론자인지 무신론자인지 헛갈리는 것 등 8개의 주제를 살핀다.

  

저자는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려 애쓴다. 아인슈타인은 완벽한 인물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비난 받을 만한 인물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단언하면서도 곧 “하지만 물론 그는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아인슈타인의 위대한 초기 업적들이 첫 부인 밀레바의 작품일지도 모른다는 항간의 루머에 대해서는 단호히 부정한다. 브라이언이 묘사하는 아인슈타인은 한마디로 복잡하고 자기모순적인 인간, 그렇기 때문에 우리와 다를 것 하나 없는 인간이다.

  

그런가 하면, 2006년 출간된 ‘젊은 아인슈타인의 초상’ (데니스 오버바이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의 저자는 더욱 아인슈타인에게 빠져든 것 같다. 원제는 ‘Einstein In Love(사랑에 빠진 아인슈타인)’다. 책은 아인슈타인이 취리히 공과대학에 다니던 1897년부터 베를린에서 두 번째 부인과 결혼하는 1919년까지 20여년을 무려 600여쪽의 공간에 시시콜콜 다룬다. 이 시기에는 첫 번째 부인 밀레바 마리치와의 연애와 결혼, 아이들과의 관계, 이혼이 그의 인생 중심에 있었다.

  

지은이 오버바이는 늙은 아인슈타인이 젊었을 때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그는 어떤 젊은이였는지 알고자 책을 썼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 아인슈타인과 밀레바가 함께 걸었던 거리를 걷고, 성적 증명서와 이혼 서류를 읽고, 후손을 인터뷰했다. 실제로 책은 아인슈타인 부부가 스위스를 여행했을 때 어디에서 묵었는지까지 확인했을 정도로 세세하다.

  

재미있는 점은, 아인슈타인의 가정사에 본격적으로 초점을 맞춘 책치고는 시선이 관대하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두 번째 부인인 엘자와 결혼하기 전에 잠시 엘자의 딸인 일제에게 마음이 흔들린 적이 있었다. 일제가 남긴 편지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은 두 여자 중 누구와 결혼해도 상관없다는 초연한 태도를 취했다고 한다. 심지어 엘자는 요리와 안락을, 일제는 출산을 담당하는 관계도 개의치 않아 했다고 억측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이 희대의 추문에 대해 지은이는 방대한 분량에 걸맞지 않은 간략한 설명으로 은근슬쩍 넘어간다.

  

전기 자체가 밀레바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인 탓도 있지만, 아무래도 오버바이 자신이 아인슈타인에게 너무 매료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이 책은 전기라기보다는 자료, 또 자료라기보다는 아인슈타인의 심리 재구성에 가깝다.

  

반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토머스 레벤슨 지음, 해냄 펴냄)의 지은이 토머스 레벤슨은 가차없이 그를 해부한다. 레벤슨은 아인슈타인이 엘자와 일제 모녀 중 누구를 직접 선택하기를 거부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이 비겁한 일이었다고 한다. ‘위선자였을 뿐 아니라 어느 정도는 정서적 저능아였다’는 표현까지 사용한다.

  

애인에게 첫 부인에 대해 말할 때 ‘해고할 수 없는 가정부’ 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던 잔인한 아인슈타인을 개인적으로 높이 평가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책 자체는 아인슈타인의 사생활을 중심에 둔 것은 아니다. 1914년에서 1932년까지 아인슈타인이 베를린에서 보냈던 기간을 재구성한 전기로서, 원제도 ‘Einstein In Berlin’이다. 시기적으로 본다면 앞선 ‘젊은 아인슈타인의 초상’을 읽은 뒤 이어서 읽으면 제격이다.

  

미국으로 옮겨간 후의 삶에 대해서는 FBI의 아인슈타인 보고서 내용을 소개한 ‘아인슈타인 파일’(프레드 제롬 지음, 이제이북스 펴냄)이 다룬다. 하지만 그 보고서에 적힌 내용에는 사실보다 망상이 더 많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만약 이런 이야기들을 단 한 권으로 접하고 싶다면 중립적이면서도 비교적 상세하게 아인슈타인의 사생활과 업적을 다룬 ‘안녕, 아인슈타인’(위르겐 네페 지음, 사회평론 펴냄)을 읽으면 된다. 지난해 독일에서 출간된 책으로 이제까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숱한 풍문을 빠지지 않고, 설명해주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김명남 출판평론가   입력 : 2006.06.04

 

의붓딸 편지 20년만에 공개… 6명의 연인과 염문

 

유부남인 천재 물리학자에게는 6명의 ‘연인’이 있었다.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이스라엘 헤브루 대학이 2006.07.10일 공개한 1400여 통의 아인슈타인 편지 속에 있다고 MSNBC 방송이 2006.07.11일 보도했다. 이 편지들은 1986년 7월 사망한 아인슈타인의 의붓딸 마고가 1980년 초 이 대학에 기증한 것들로 마고의 유언대로 그녀가 숨진 지 20년 만에 공개됐다.

 

편지에는 아인슈타인이 두 번째 부인 엘자와 결혼생활을 하던 중 만나던 에스텔라, 에델, 토니, ‘러시아 스파이 연인’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마가리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M과 L 등이 등장한다. 그의 비서였던 베티 노이만과도 염문을 뿌린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내가 원하지 않는데도 이 여성들이 애정공세를 퍼붓는다”는 것이 편지 속 아인슈타인의 변명이었다. 의붓딸 마고에게 보낸 서신에서는 “영국까지 나를 뒤따라온 M의 행동은 통제불능상태”라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1931년 마고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모든 여성 중에 나는 순수하고 고결한 L부인에게만 집착하게 된다”고 썼다. 편지를 통해 아인슈타인이 1921년 노벨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 2만8000달러(현재 가치로는 28만달러, 약 2억6000만원 상당)가 첫 번째 부인 밀레바 마리치와의 약속대로 스위스 은행계좌에 입금됐어야 했으나 실제로는 아인슈타인이 그 돈 대부분을 미국으로 가져간 사실도 드러났다.

 

아인슈타인은 이 돈을 무엇엔가에 ‘투자’했다가 대공황 때 거의 날렸다고 한다. 이 때문에 마리치와 마찰을 빚던 그는 결국 상금 액수보다 더 많은 돈을 나중에 마리치에게 전했다고 대학측은 밝혔다.


조선일보 최원석기자 입력 : 200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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