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역사.문화

베토벤 ‘불멸의 연인’은 친구의 아내였다?

마도러스 2006. 7. 26. 04:03
베토벤 ‘불멸의 연인’은 친구의 아내였다?  

 

'악성 베토벤'에 대한 책은 적지 않지만, 마음에 쏙 드는 책은 많지 않았다. 로망 롤랑의 책은 지나치게 낭만적 영웅상으로 그려냈고, 박홍규 선생의 평전은 주관적인 해석이 강했다. ‘음악의 성인’이라는 타이틀 속에 숨겨진 고뇌와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줄 만한 책을 기다렸던 것도 사실이다.


윤소영 교수 등이 옮긴 ‘베토벤 윤리적 미 또는 승화된 에로스’에 들어있는 글의 저자가 메이너드 솔로몬이다. 솔로몬이 쓴 두 권짜리 베토벤 저작이 새롭게 출판됐다. 그의 주장에 일일이 동의할 수는 없다고 해도, 분량이나 논의의 수준만큼은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뒤늦게 좋은 음악 책들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청력을 상실하는 고통 속에서도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9곡의 교향곡을 비롯해 수많은 걸작을 남긴 ‘악성(樂聖)’. 베토벤의 삶을 요약하기는 쉽지만, 축약된 어구(語句) 속에 숨어있는 고통과 좌절, 분노와 욕망을 이해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하버드·예일대의 객원 교수를 지내고 베토벤에 관한 전기를 4권이나 펴낸 저자는 정신분석학에 기반해 논쟁적으로 베토벤의 삶과 음악에 접근해간다.


베토벤이 남긴 수많은 편지 속에 언급돼 있는 ‘불멸(不滅)의 연인’에 대한 대목이 대표적이다. 동명(同名) 영화는 동생의 아내였던 요한나가 주인공이라고 한가롭게 결론 짓지만, 저자는 당대의 역사적 기록과 베토벤의 행선지까지 꼼꼼하게 대조하며 마치 ‘사건·사고 조사서’라도 쓰듯이 추리해간다.


친구의 아내였고 귀족 출신인 안토니 브렌타노로 결론 짓는 대목은 또 다른 논쟁의 여지를 남기지만, 그 동안 ‘귀머거리’ ‘악성’ ‘합창 교향곡’ 등 몇 개의 단어에 갇혀있던 베토벤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교양서적이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전2권) 메이너드 솔로몬 지음. 김병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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