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三國).고려

[스크랩] 주몽 드라마, 고구려 이야기 떴다.

마도러스 2006. 7. 1. 17:00

주몽 드라마, 고구려 이야기 떴다.

 

   
   

문화방송의 새 사극 <주몽>의 기획자인 정운현 국장의 태도가 조심스럽다.혹여 대장정에 부정이라도 탈까 언행을 삼가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고구려’가 브라운관에 들어왔다.기세도 예사롭지 않다.고구려 건국을 다룬 드라마 <주몽>은 방영 6회 만에 ‘마의 시청률’로 불리는 30%에 근접했다.시청률보다 눈에 띄는 것은, 시청자들의 몰입 정도다. 

  등장인물에 감정이입하면서 그들의 운명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히트 드라마에서 예외없이 벌어졌던 현상이다.등장인물마다 ‘완전 소중’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해모수, 주몽, 유화부인, 해금와.

 

심지어 주인공 주몽에 적대적인 안티 세력인 부득불에까지 완전 소중 딱지가 붙었다.네티즌들은 주저없이 <주몽>을 ‘마봉춘(MBC의 애칭)의 새 희망’으로 꼽았다. 

  <주몽>의 산뜻한 출발은 방송가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주몽>을 필두로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대형 사극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자 기사 참조). 사극이 조선시대를 넘어서서 고려로 넘어갈 때 그 시도는 소재의 확장으로 읽혔다.하지만 최근의 고구려 바람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한민족의 자존감을 확인하고 싶은 ‘프라이드 코리아’의 유행을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민족주의적 열풍이 최고조인 요즘 <주몽> 또한 열정의 크기로 승부하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2006년 우리는 너무 작은 땅에 살고 있다.너무 작은 사람들만을 만났다.너무 작은 사랑만을 보아왔다.2천 년 전 세계의 주인공은 우리였다! 2천 년이 지나도 이보다 거대한 사랑은 없다!(공식 보도 자료)’   
 
@제작진은 무엇을 바꾸었나


  아무리 민족주의의 열정이 높다고 해도 고구려가 얼마나 의미심장한 나라였는지, 얼마나 대단했는지 역설하는 것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끌 수는 없는 노릇이다.제작진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당의정'을 잔뜩 발라놓았다.무협과 판타지, 멜로가 결합된 삼색 당의정이다. 

  지금까지 방영된 것만 놓고 보자면 그 당의정은 본질을 압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극이라기보다는 무협판타지멜로 장르의 새로운 시도로 보는 편이 더 적절해 보일 지경이다.  

인기의 일등 공신은 ‘허셀 크로’ 허준호

   

 

 

유명 배우 러셀 크로에 빗대어 ‘허셀 크로’라는 별명을 얻은 해모수 역의 허준호.  

  일등 공신은 ‘허셀 크로’ 별칭을 얻은 허준호. <주몽>은 초반에 화려한 전투 장면을 배치하면서 호쾌하게 출발했는데, 바로 허준호가 고구려 유민을 이끌고 한나라에 맞서는 고뇌에 찬 반란군 수장 해모수 역을 맡았다.

 

시청자들은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검투사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배우 러셀 크로에 빗대어 ‘허셀 크로’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판타지 문법도 친숙하다.부족의 신물인 ‘다물활’을 찾아 모험 여행을 떠나는 세 왕자의 모습은 판타지 장르의 모험 여정을 닯았다.부여의 제례였던 ‘영고’의 재현에 공을 들인 데서도 판타지에 대한 제작진의 의욕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극 전체를 감싸안은 당의정은 멜로 라인이다.등장인물 사이에는 비범한 사랑의 화살표들이 난무한다.첫 번째가 금와(전병렬)와 해모수의 우정. 비록 동성 사이의 우정이지만, 금와는 부여와 해모수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해모수를 택하겠노라고 말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과시한다.금와가 첫눈에 반한 유화 부인(오연수)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는 이유도 바로 유화가 해모수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다.하지만 해모수와 금와의 관계는 ‘완전 허구’다. 

  두 번째는 유화와 해모수의 애정이다.작가 정형수씨에 따르면, 해모수는 솔직히 ‘천하의 카사노바, 제비’다.천제의 아들이라고 자칭하며, 유화를 하룻밤 겁탈하고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해모수를 고구려 유민을 이끄는 독립투사로 재탄생시켰다. 위험하기 그지없는 반란군 수장을 숨겨주다가 사랑에 빠지는 만큼 애정의 강도는 셀 수 밖에 없다.하지만 해모수의 캐릭터가 상상력의 산물이므로, 유화와의 사랑도 믿거나 말거나다. 

현란한 ‘복식의 향연’에 대해 의견 분분

   
  복식의 향연을 펼치겠다는 제작진의 의욕에도 불구하고, 무협 판타지다운 의상을 창조하는 일은 힘겹다.신녀 여미을의 의상은, '목이버섯'으로 회자되면서 보기 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인공 주몽(송일국)의 사랑 또한 극적이다. 주몽은 무려 두 개의 애정 라인을 끌고 간다. 주몽과 두 여인의 관계는 실재한다.하지만 그 감정의 색깔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하나는 본처에 해당하는 예씨 부인이고, 다른 이가 소서노다. 예씨 부인은 훗날 고구려의 두 번째 왕이 되는 유리왕을 낳은 본처다.   

  <주몽>이 공을 들이고 있는 대상은 소서노(한혜진)와의 사랑이다. 소서노는 ‘한반도 최초의 여왕, 나라를 두 번 세운 여걸’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지만, 대중 문화의 영역에서는 주목받은 적이 없는 캐릭터다. 하지만 소서노는 주몽이 고구려를 건국할 수 있도록 터전과 힘을 제공한 건국의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기록에 따르면 소서노가 주몽과 만날 때 이미 아이가 둘인(하나만 전남편 소생이고, 하나는 주몽 소생이라는 설도 있음) 연상의 과부였다.토호 가문의 딸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고, 야심이 컸던 주몽이 그와 손을 잡았던 것. 훗날 소서노는 주몽이 본처 소생의 아들을 태자로 삼자, 자신의 두 아들을 데리고 남하해 백조를 세운다. 

  이런 까닭에 기록만 놓고 보자면 주몽과 소서노는 정략적인 결합을 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주몽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소서노와 결합하고 정작 중요한 때에는 자신의 핏줄을 후계자로 정한 셈인데, 드라마 <주몽>팀은 과감하게 그와의 인연을 가장 강력한 러브스토리로 탈바꿈시켰다.

 

드라마의 대표적 흥행 코드인 ‘강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상품성이 적지 않은 캐릭터이지만, 거꾸로 그가 고구려 건국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인 만큼 두 사람의 관계를 상상력으로 구성하는 것은 무척 난이도가 높은 일이다. 
   
  제작진이 가장 솔직하게 속내를 밝히는 대목은 바로 의상의 컨셉트다.판타지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주몽>의 의상은, 당대의 복식 기술로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로 현란하다.하지만 ‘복식의 향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초기에는 금와왕의 복식이 중국풍과 왜색이 짙다고 시비가 일더니, 방영 후에는 논란이 코믹하게 흐르고 있다.판타지로서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은 극중 신녀인 여미을(진희경)의 신녀 의상. 하지만 ‘공주 옷’ ‘목이버섯’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신녀들의 의상은 ‘대략 난감’이다. 디시인사이드에 마련된 주몽 갤러리에는 여미을에 대해 ‘케안습(정말 짠하다)’이라는 평이 줄줄이 올라와 있다. 

   
  세 왕자의 의상은 이들이 나란히 앉을 때마다 삼색 신호등을 연상시켜 ‘신호등 삼형제’라는 별칭을 얻었다.  

   드라마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드라마를 즐기는 시청자들의 태도다.전혀 예상치 못한 각도에서 즐거움을 찾아내고 즐기는 시청자들의 행태는 상상 이상이다.정운현 국장은 “다시보기를 통해 드라마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이들의 열정도 계량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시보기보다 더한 애정을 불태우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닥본사(닥치고 본방 사수)’나 ‘닥재사(닥치고 재방 사수)’를 외치며 귀가길에  택시를 잡아탄다는 이들이다.그들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으면 디시인사이드의 주몽 갤러리를 방문해보라.  시사저널, 200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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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세상을 여는 인간 꽃
글쓴이 : 난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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