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미생물)

■ 물에 타 먹는 쌀가루 콜레라(Cholera) 백신 나왔다.

마도러스 2021. 6. 29. 23:56

■ 물에 타 먹는 쌀가루 콜레라(Cholera) 백신 나왔다.

 

매일 먹는 쌀이 먹는 콜레라 백신으로 변신했다. 기존 백신과 달리 냉장 보관하지 않아도 되어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도쿄대의 키요노 히로시 교수 연구진은 2021 06 25일 국제 학술지 랜싯 미생물 쌀가루로 만든 콜레라 백신이 임상 1상 시험에서 안정성과 효능을 입증했다 라고 밝혔다.

 

 해마다 14만 명 목숨 앗아가는 콜레라

 

콜레라는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해 발생하는 급성 설사병이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몇 시간 안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해마다 전 세계에서 130-4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2 1,000-14 3,000명이 사망한다. 특히,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지역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30명에게 일반 쌀가루를 식염수에 타서 먹이고, 다른 30 10명씩 나눠 각각 쌀가루 백신 3, 6, 18을 먹도록 했다. 2주 간격으로 4회 복용하고, 16주 후 혈액을 채취해 항체를 조사했더니, 백신을 복용한 사람들은 콜레라균을 퇴치하는 항체인 IgA(면역글로불린A) IgG이 확인됐다. 항체는 고용량 백신 복용자에서 더 많이 나왔다. 백신 복용자에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백신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mRNA 백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백신은 냉동 보관이 필수적이어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 보급하기 어렵다. 현재 전 세계에 보급된 네 종류의 먹는 콜레라 백신도 냉장 보관해야 한다. 이와 달리 도쿄대 연구진이 개발한 쌀가루 콜레라 백신은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실온 보관 가능한 천연 캡슐 백신

 

기존 콜레라 백신은 콜레라균을 죽이거나 독성을 약화시킨 형태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백신은 콜레라균의 독소 B 단백질(CTB)로 만들었다. 먼저 벼의 유전자에 콜레라균의 독소 B 단백질(CTB)을 만드는 유전자를 끼워 넣었다. 연구진은 외부와 차단된 실내 농장에서 수경 재배법으로 벼를 키웠다. 벼가 자라면, 콜레라균의 독소 B 단백질(CTB)이 쌀의 지방막 안 단백질 과립에 축적된다. 이 쌀을 갈아 가루로 만들어 밀봉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물에 타 먹으면 백신 접종이 완료된다.

 

이전에도 식물에서 에볼라와 림프종, 독감 치료제를 생산한 적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잎에서 치료제 성분이 나와 별도의 추출 과정이 필요했다. 쌀가루 백신은 그런 과정이 필요 없다. 또한, 냉장 보관할 필요도 없고, 항원 단백질을 위산으로부터 보호하며, 안전하게 장까지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키요노 교수는 쌀의 단백질 과립 콜레라균의 독소 B 단백질(CTB) 항원을 장 점막의 면역 체계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 천연 캡슐 역할을 한다 콜레라균의 독소 B 단백질(CTB)은 대장균의 독소와 구조가 비슷하여 쌀가루 백신으로 대장균이 유발하는 여행자 설사병도 예방할 수 있다 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쌀가루 백신이 장에서 작용한다는 점에서 장내 미생물에 따라 효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즉 장내 미생물이 건강하면, 백신 효과가 높고, 해로운 미생물이 많으면,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백신 복용자 30명 중에서 11명은 면역 반응이 낮았다. 연구진은 앞으로 백신 복용자들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해 백신 효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입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