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편지

■ 세상에는 그냥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마도러스 2021. 5. 11. 00:34

■ 세상에는 그냥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 누구도 세상에 잡초 같은 인생은 없다.

 

 2020년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이 대부분 노인이라면서 살아봤자 몇 년인데, 이참에 다들 가시면, 고령화 현상도 막고, 부양을 책임져야 할 젊은 세대의 짐도 덜지 않겠느냐?”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농담삼아 하는 소리겠지만, 말대로 세상에 노인들이 한순간 다 사라지면, 사회가 젊어지고, 활력이 넘쳐 삶의 질이 크게 향상 될까? 사람들은 불온한 생각을 곧장 잘한다. 세상에는 그냥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 누구도 세상에 잡초 같은 인생은 없다. 남녀노소, 유익균과 유해균, 익조(益鳥)와 해조(害鳥)가 필요에 의해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존재한다. 자연 질서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이 먹이 사슬이다. 그것이 밸런스(balance)를 유지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생명권의 안녕과 재앙을 부르기 때문이다. 세상의 존재는 모두 존재하는 이유가 다 있다. 세상에는 그냥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마오쩌둥(毛澤東) 시절, 중국(中國) 전역에 나붙은 포스터가 있었다. 소년이 새총으로 참새를 겨냥하고 있는 그 유명한 참새 포스터이다. 1950년대 후반, 농촌 순시를 마치고 돌아온 마오쩌둥(毛澤東)이 인민의 식량인 곡식을 대량 축내는 참새를 박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 결과, 한 해 동안 2억 마리의 참새가 사라졌다. 박멸 작전은 성공해 보였다. 그런데, 그토록 기다렸던 풍년이 왔을까? 참새가 사라진 자리에는 생각지 못한 메뚜기 떼와 해충들이 들끓었다. 풍년은커녕 더 심한 흉년을 겪었다. 계속된 흉년으로 1958년부터 3년간 2,500만 명이 굶어 죽는 비참하고 끔찍한 대참사를 내고 말았다. 다급해진 중국 정부가 소련에서 참새 수십만 마리를 긴급 수입도 해 보았지만, 허사가 되고 말았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베트남(Viet Nam)도 쥐떼의 창궐로 몸살을 앓은 적이 있었다. 그러자, 쥐 섬멸을 목표로 베트남 정부에서 쥐 박멸 작업에 나섰다. 쥐꼬리를 가져오면 포상하는 시책을 폈다. 문제는 포상금은 늘어나는데, 쥐가 줄지 않는 것이다. 꼬리 만 자르고, 쥐들을 풀어주었기 때문이다. 쥐를 번식시켜서 더 많은 꼬리를 얻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 제도 역시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 풍선 효과(Balloon Effect)와 비슷하다. 풍선의 한 곳을 누르면, 그곳은 들어가는 반면, 다른 곳이 팽창되는 것이다.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특정 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면 수요가 다른 지역으로 몰려 집값이 오르는 현상도 이에 속한다.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 멕시코 마약상을 단속하자, 콜롬비아의 마약상이 성장하는 사례도 있었다. 정부가 가계(家計)의 부동산 대출을 규제하면, 신용 대출을 통한 가계 대출이 증가하는 것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아주 오래전 신문에 "토종 들풀 종자 은행" 이야기가 실렸다. 고려대학교 강병화 교수 17년간 혼자 전국을 돌아다니며 채집한 야생 들풀 100() 4,439()의 씨앗을 모아 설립했다는 이야기이다. 한 사람이 장한 뜻을 세워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잡초들의 씨앗을 받으려 청춘을 모두 다 바쳤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고맙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기사의 끝에 실린 그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엄밀한 의미에서 잡초는 없습니다. 밀밭에 벼가 나면 잡초이고, 보리밭에 밀이 나면 또한 잡초입니다.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되는 것이죠. 산삼도 원래 잡초였을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된다. 오호라! 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말인가!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가 꼭 필요한 곳,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면 산삼보다 귀하고, 뻗어야 할 자리가 아닌데, 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뿌리내리고 있으면 잡초가 된다. 강병화 교수님이 17년간 산하를 누비며 들풀의 씨를 받는 동안, 마음속에 스쳐간 깨달음이 이것 하나 뿐이었을리 만무하지만, 이 하나의 깨달음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참으로 달고 고마운 말씀이다. 타고난 아름다운 자질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그냥 잡초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보리밭에 난 밀처럼,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잡초처럼 버려지는 삶이 너무나 많다. 잡초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해서 잡초가 될 뿐이다. 그 누구도 세상에 잡초 같은 인생은 없다.

 

 한 농부가 무더운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며 밭에서 잡초를 뽑아내고 있었다. 그의 입에서는 저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은 왜 이런 쓸모없는 잡초를 만든 것일까? 이 잡초들만 없으면, 오늘 이렇게 더운 날 땀을 흘리지 않아도 되고 밭도 깨끗할 텐데...!” 때마침, 근처를 지나던 동네 노인 한 분이 그 말을 듣고는 농부를 타일렀다. “여보게! 그 잡초도 무언가 책임을 띠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라네. 잡초는 비가 많이 내릴 때는 흙이 내려가지 않도록 막아주고, 너무 건조한 날에는 먼지나 바람에 의한 피해를 막아주고 있네. 또한, 진흙땅에 튼튼한 뿌리를 뻗어 흙을 갈아주기도 하지. 만일, 잡초들이 없었다면, 자네가 땅을 고르려 해도, 흙먼지만 일어나고, 비에 흙이 씻겨내려 이 땅은 아무 쓸모가 없이 되었을 거야! 자네가 귀찮게 여기는 그 잡초가 자네의 밭을 지켜준 일등 공신이라네.”

 

세상에는 아무데도 쓸모없는 것은 없다. 모든 것들은 나름대로 의미를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비록, 그 영혼은 보이지 않지만, 꽃은 꽃의 모양과 향기의 옷을 입고, 잡초는 잡초 모양의 옷을 입고 세상에 보내졌다. 이 세상에 태어난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단지 우리들의 좁은 생각이 그렇게 느낄 뿐이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각각의 쓰임새와 의미로 세상을 빛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 어떤 모습이든지 상관없이, 내면에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있다. 그 가치를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보여 주는가 하는 것은 이제 자신에게 달려 있다. 잡초가 자라는 것은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것이 비젼(Vision)이다.  건강 관련 자료 및 혁신적인 문화 소식을 소개하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젊음(靑春), 생명공학의 열망(熱望)! 네이버 밴드로 초대합니다.

 http://www.band.us/#!/band/55963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