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醫療) 개혁

■ 의료 행위 형사 처벌, 외국에서는 찾기 힘들다.

마도러스 2021. 3. 15. 23:02

 

■ 의료 행위 형사 처벌, 외국에서는 찾기 힘들다.

 

 의료 행위로 형사 처벌된 의사, 영국 4 vs 한국 670

 

영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의사의 의료 행위에 법적 잣대를 들이대 형사 처벌하는 사례가 월등히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례로 지난 6년 동안 의사가 업무상 과실 치사상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가 영국은 4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는 670이나 됐다. 대한의사협회 안덕선 의료정책 연구소장은 2021 03 04일 열린 의료행위의 형벌화와 행정 처분의 제문제 토론회에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형태가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료 행위로 형사 처벌, 세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일이 한국에서만

 

안덕선 소장은 2021 03 04, 영국과 프랑스, 독일에서 발표된 의료인 형사처벌 관련 연구 논문을 분석하여 우리나라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이들 나라는 의료 과실로 의사를 형사 처벌하는 사례가 드물었다. 영국 보건부가 발표한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 01월부터 2018 03월까지 6년 동안 의사가 업무상 과실 치사상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는 4건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에서 의사가 업무상 과실치사장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은 670건이나 됐다. 의료 행위로 형사 처벌을 받은 사례는 2013 92건에서 2018 130건으로 늘었다. 영국 의사 수는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2배 정도 많다.

 

 프랑스에서는 25년 동안 268명만 형사 처벌 받았다.

 

프랑스에서도 의료 행위로 의사가 형사 처벌을 받는 사례는 드물었다. 지난 2015년 발표된 논문 ‘Plaintes et condamnations concernant des médecins généralistes : analyse des jurisprudences et des déclarations de sinistre au cours des 26 dernières années’에 따르면, 26년 동안 프랑스에서 일반의(GP)가 의료 행위로 형사 입건된 사례는 총 39건이었고, 이 중 14건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 유죄 판결을 받은 14건 중 13건은 집행유예였으며 1건은 벌금형이었다. 프랑스에서 지난 1986년부터 2011년까지 25년 동안 형사 고발된 의사 543명이고 이들 중 39.2% 268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분석 결과도 공개됐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6년 동안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2020년 기준 프랑스 의사는 총 22만명이다. 형사 고발된 543명 중 48%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였으며, 강간 등 성추행 10.1%, 방관. 위협. 은폐 9.1% 등이다. 유죄 판결을 받은 268명 중 71.1% 189명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독일. 미국. 캐나다에서는 의료 행위 형사 처벌 찾기 힘들다.

 

의사의 의료 행위를 형사 처벌하는 것으로 알려진 독일에서도 실제 처벌이 이뤄지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독일 연방통 계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의사에 대한 형사 처벌은 단 6건으로 그마저도 벌금형이 대부분이었다. 안덕선 소장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이론적으로는 의료 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처벌한 사례를 찾기는 힘들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는 108년 동안 단 1건 있었다. 의료 행위를 법으로 처벌하는 것을 경계하는 이유는 의료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방어 진료를 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안덕선 소장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형사 범죄화 국가인지도 모르겠다. 형사법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자동으로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부당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의사가 형사 처벌을 받으면, 면허 관리 기구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독립적인 면허 관리 기구에서 심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