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단)

조영제 없이 선명한 테라헤르츠파 영상 개발

마도러스 2020. 11. 2. 05:54

 

■ 조영제 없이 선명한 테라헤르츠파 영상 개발

 

 KIST 연구진, 테라헤르츠파 기술과 메타물질 결합

 

국내 연구진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조영제를 쓰지 않고 생체 내부를 촬영한 영상을 통해 질병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 서민아 박사 연구팀은 테라헤르츠(THz, 1012Hz) 전자기파를 이용해서 조영제 없이도 생체 내에 미량만 존재하는 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이미징 기술을 개발했다고 2020 11 01일 밝혔다.

 

PET (양전자 단층 촬영), CT (컴퓨터 단층 촬영), 형광 현미경 등을 이용해 생체 내부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촬영 대상이 잘 보이도록 하는 조영제를 쓴다. 하지만, 조영제가 몸 속에서 생체 조직과 반응해 조직을 변형시켜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테라헤르츠 전자기파는 1초에 10 12제곱 만큼 진동하는 주파수를 가진 전자파이다. 의료. 보안. 환경.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서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플라크 단백질을 모니터링 했다. 이는 아밀로이드 전구단백질이 뇌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펩타이드로 알츠하이머병 등의 퇴행성 뇌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테라헤르츠 전자기파는 X레이나 방사선처럼 고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아 생체 조직을 변형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X-레이나 가시광선 보다 파장이 길기 때문에 매우 작거나 극미량의 물질은 관찰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테라헤르츠파는 생체 내 수분에 흡수되어 사라지기 때문에 관찰한 정보를 수집할 수 없다는 어려움도 따른다. KIST 연구팀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성질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인공물질인 메타물질을 개발해서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메타물질을 활용해 대상 물질의 광학적 특성을 바꾸면, 특정 파장에서 금속을 플라스틱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서민아 박사팀은 테라헤르츠파의 민감도를 높이고, 생체 내부의 물과 만나 흡수되지 않도록 수분과 만날 경우, 그 경계면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도록 하는 새로운 메타물질을 설계. 개발했다. 그 결과, 기존 테라헤르츠파 기술로 영상화가 어려운 극미량의 생체 조직의 선명한 영상을 촬영했다. 형광물질이나 방사성 동위원소와 같은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기존 영상 장치와 유사한 수준의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해 뇌 속에 극미량만 존재하고, 치매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플라크 단백질을 관찰했다.

 

기존의 영상 진단 방법에서는 영상의 명암 차이를 통한 상대적인 비교만 할 수 있었으나, 테라헤르츠파는 분자들의 상태에 민감하기 때문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된 양까지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서민아 박사는 인체 내 다양한 질병 원인 물질을 조영제 없이 직접 검출함으로써 치매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 진단 기술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예를 들면, 인체 내 암 조직 등을 조영제 없이 선명한 경계면을 확인하는 영상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