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연설

■ 지도력에 관한 한 위대한 군인의 노트

마도러스 2020. 3. 20. 02:05


지도력에 관한 한 위대한 군인의 노트

 

1차 세계대전 중에 한 위대한 군인이 장교 후보생들 앞에서 지도력(Leadership)에 관하여 강연한 내용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군들은 군인들의 생명을 다루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다. 그들은 충성스럽기는 하지만,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제군들에게 지시와 안내를 받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제군들의 말은 그들에게는 곧 법이 될 것이다. 제군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그들은 지켜볼 것이며, 제군들이 무심히 하는 농담조차도 모두 기억하게 될 것이다. 제군들의 복장. 걸음걸이. 목소리. 지휘 태도 등을 그들은 그대로 모방할 것이다. 제군들이 부대에 배치되면, 거기서는 존경. 충성. 복종을 준비해 놓고, 제군들의 지시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군인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제군들이 그들을 지휘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그들은 열심히 제군들의 지시에 복종할 것이다.

 

사회의 구조를 살펴보면, 세상은 지도자들과 추종자들로 구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문 직종에도 지도자가 있으며, 금융 업계에도 지도자들이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지도자들에게서 순수한 의미의 지도력의 요소와 각자의 개인적인 욕망을 채워 주는 이기적인 요소를 구분해 내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때때로 종종, 어떤 지도력(Leadership)은 그 이기적인 요소 때문에 그 가치를 어이없게도 상실하기도 한다. 오직 군대에서만이 하나의 신념을 위해 목숨을 가볍게 버릴 수도 있고, 선을 지키고 악을 방지하기 위해 죽음도 사양하지 않고, 고통을 참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제군들은 가장 숭고하고 사심이 없는 지도력이라고 말할 때에는 바로 군대의 지도력을 의미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장교(officer)로서 먼저 지도자의 자질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불과 며칠 후면, 제군들 대부분은 장교 임명장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임명장이 제군들을 저절로 장교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임명장은 제군들을 단지 형식적인 장교로 만들뿐이다. 임명장으로 인해 차지하게 되는 장교(officer)의 지위에서 제군들은 지도자의 자질을 제대로 갖추어야만 진실된 장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제군들은 상관들에게 보다는 부하들에게 잘해야만 한다. 군인들은 지도자가 아니더라도 전쟁터의 상관에게는 복종해야만 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복종심은 저절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훈련을 통해서 생겨난 것이다. 그들은 "복종하지 않으면 그 다음에 어떻게 될까?" 하는 질문을 마음 속으로 하며, 의구심과 두려움 속에 복종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단지 진실한 명령에만 복종할 뿐 그 이상은 아니다.

 

명령자에 대한 헌신, 개인적인 위험을 문제 삼지 않는 숭고한 정열, 지휘관의 생명을 구출하는 자기 희생 등등에 관한 것들은 그들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들이 앞으로 전진하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정규적인 복종 훈련이 그들을 그렇게 하라고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정신은 그들의 전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냉정하고 수동적이고 무책임한 군인들로부터는 위대한 업적이 성취될 수 없다. 그들은 계속 전진하려 들지 않으며, 그렇게 된다면 곧 정지할 것이다. 지도력은 다른 사람들의 자율적이며 머뭇거리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복종과 충성심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반드시 받아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지휘관을 따라서 지옥까지라도 갔다 올 수 있는 헌신적인 복종도 받아 낼 수 있다.

 

이제, 제군들은 이런 의문들을 갖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도력(Leadership)은 정확하게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지도자의 자질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그것을 계발할 수 있는가?“ 지도력이란 여러 가지 성품의 복합체이다. 가장 중요한 성품들을 열거해 보면, 자신감. 정신적 우월감. 자기 희생. 온정주의. 공정성. 솔선수범. 결단력. 위엄. 용기 등이다.

 

지도력에서 정확한 지식을 대체할 만한 것은 없다!

 

자신감(confidence)은 첫째, 정확한 지식으로부터, 둘째, 그 지식을 전파할 수 있는 능력으로부터, 셋째, 다른 추종자들에 대한 우월감으로부터 생겨난다. 그러한 성품을 갖춘 장교는 침착할 것이다. 지도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거짓된 허풍으로 얼마 동안은 지탱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자기의 임무를 잘 모르는 장교를 따르는 사병들은 없다. 게다가 장교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알고 있어야 사병들의 신뢰를 받는다. 장교(officer)는 상사와 행정병들 보다 행정 업무를 더 잘 알아야 한다. 장교는 급식 상사 보다 급식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호송관 보다 말의 질병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 장교는 중대의 누구보다도 사격을 잘하거나 최소한 같은 수준은 유지해야 한다. 만일, 장교가 모른다면, 그리고 그가 모르는 사실을 나타낸다면, 사병들이 "지옥에나 가라지! 장교가 나 보다도 모르잖아!" 라고 말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며, 그래서, 장교의 지시를 냉정하게 거절한다.

 

사병들이 제군들에게 물어보기 위해 찾아다닐 정도로 모든 것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동료 장교들 사이에 "누구에게 가서 물어봐! 그가 알고 있을 거야!"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각 장교는 자기 계급의 임무를 철저히 알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자기 위로 두 계급 정도까지의 임무에 대해서도 연구해 두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두 가지의 장점을 얻을 수 있다. 우선, 전시에 자기에게 떨어질지도 모르는 임무를 미리 준비해 둘 수 있다. 그리고, 명령을 하달할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게 되며, 그 집행에 관해서도 좀 더 현명하게 관여할 수 있게 된다.

 

장교(officer)는 알고 있어야 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문법적으로 맞게, 그리고, 재미있고, 강력한 문장으로 구사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는 당황하지 않고 꿋꿋하게 서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영국의 사관학교에서는 장교 후보생들이 10분 동안 그들이 선택한 주제에 관해서 연설할 수 있도록 훈련받고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것은 아주 훌륭한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게 생각해야 한다. 명확하고 논리적인 사고는 명확하고 자신 있는 문장으로 표현되게 마련이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 절대로 자제력을 잃으면 안 된다.

 

자신감(confidence)이 부하들 보다 더 많이 아는 결과로서 생겨나는 것이라면, 정신적 우월감(superiorness)은 그들 보다 더 좋은 사람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생겨나는 것이다. 이 우월감을 획득하고 유지하려면 자제력, 체력, 지속력, 그리고 정신력을 지녀야 한다. 자신을 잘 지배하고 감정 조절을 잘 함으로써, 겁이 나는 전쟁 상황에서도 두려움을 밖으로 내보여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만일 성급한 움직임을 보이거나, 손이 떨리거나, 얼굴 표정이 변하거나, 혹은 허겁지겁 명령을 내림으로써, 제군들의 불안한 정신 상태를 드러내 보이면, 부하들에게는 더욱 강도가 높게 그 두려움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부대 내에서 제군들의 성질을 건드리며, 화를 내게 만드는 상황이 많이 발생할 것이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 절대로 자제력을 잃으면 안 된다. 그러한 때에 만일 자제력을 잃고 발끈한다면, 병사들을 통솔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제력을 잃고 있는 상태에서 하는 말이나 행동은 조금 지나면, 곧 후회하게 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장교는 절대로 사병들에게 사과해야할 상황을 만들면 결코 안 된다. 따라서, 장교는 사병에게 사과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되는 잘못을 저지르면, 절대로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정신적 우월감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요건들은 충분한 체력과 끈질긴 지구력이다. 그것들은 부하들과 함께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데에 필요한 조건들이다. 그리고, 호쾌한 정신력도 부하들을 유쾌하게 만들면서도 그들을 능동적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된다. 고통을 가볍게 여기고, 시련을 얕보도록 하라! 그러면, 부대 내에 어떠한 긴장도 견디어 낼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의 기풍을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정신력(mental strength)은 상대적 우월감을 획득하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요소이다. 정신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청렴하게 살아야 한다. 제군들은 선을 볼 줄 아는 충분한 두뇌와 선행을 이행할 의지를 지녀야만 한다. 장교는 선을 위한 힘이 될 수도 있고, 악을 위한 힘이 될 수도 있다. 그들에게 설교하려 들지 말아라! 그것은 소용없기도 하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그들을 제대로 합리적으로 지도하는 삶을 영위해야만 한다. 그러면, 놀랍게도 그들은 제군들을 따를 것이다.

 

지도력을 발휘하려면, 먼저 부하들에게 모범이 되어라!

 

목소리만 크고, 행동이 비열하며, 옷차림이 엉망인 장교는 역시 시끄럽고 저속하고 지저분한 부대를 만들 것이다. 내 말을 반드시 명심하도록 하라! 제군들의 부대는 제군들을 반영하고 있다. 만일, 썩어빠진 부대를 이끌고 있다면, 그것은 대장이 썩었기 때문이다. 자기 희생(self sacrifice)은 지도력에 있어서 매우 필수적인 요소이다. 제군들은 베풀고, 또 베풀고, 끝도 없이 베풀어야 할 것이다. 장교는 길고 긴 시간 동안 고된 일을 하면서 육체적인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가장 큰 책임을 맡는 것이 대장의 운명이다. 그는 부대 내에서 아침에는 가장 일찍 일어나고 밤에는 가장 늦게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병이 잠든 시간에도 그는 일을 해야만 한다.

 

제군들은 휘하에 있는 부하들의 고통을 알아주고 동정함으로써 정신적으로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부하의 어머니는 죽었고, 그의 은행 구좌에는 한푼도 없다고 생각해라! 그들이 단순히 도움을 원할 수도 있겠지만, 더욱 더 간절히 바라는 것은 동정(sympathies)이다. 그런 부하들에게 제군 자신들의 고민만으로도 골치가 아프다는 식으로 말해 줌으로써 그들을 돌려보내는 그런 실수는 하지 말기 바란다. 왜냐하면, 그렇게 할 때마다 제군들은 집의 기반이 되고 있는 초석을 하나씩 버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제군들의 부하는 제군들의 기반(base)이다. 제군들의 지도력이 그들의 기반 위에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그것이 흔들거리는 소리를 스스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최종적으로 제군들은 때때로 얄팍한 월급 봉투마저 희생해야 할 것이다. 부하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서, 혹은 병을 앓고 있는 부하를 도와주기 위해서 제군들은 자신의 돈을 쓰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그 돈을 되돌려 받을 것이다. 그러나, 손익 관계를 따지지 말아야 될 때가 많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그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부하들의 먹고 입고 자는 것들의 사소한 것도 챙겨야 한다.

 

지도력의 필수 요건 중의 하나가 부성애(paternal love)이다. 가장 좋은 의미의 부성애를 말하는 것이다. 부하들로부터 솔선부하들의 안전과 복지에 대한 관심으로 표현되는 부성애를 말한다. 사병들은 어린애들과도 같다. 그들에게 잠자리가 있는지?, 먹을 것과 입을 것은 있는지?, 그것도 제군들이 해줄 수 있는 최상의 것으로 갖고 있는지?, 그것도 제군들이 해줄 수 있는 최상의 것으로 갖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제군들 자신의 것을 생각하기 전에 부하들이 먹을 음식을 제대로 갖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제군들이 잠자리에 들려고 생각하기 전에 부하들이 최상의 침대를 갖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제군들은 부하들의 안전을 더 걱정해야만 한다. 제군들은 부하들의 건강을 살펴보아야만 한다. 제군들은 필요 없는 노동이나 쓸데없는 일을 시키지 말고, 그들이 최상의 힘을 유지하도록 돌봐야 한다.

 

이런 모든 일을 함으로써 제군들은 단순히 기계에 불과한 조직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다. 제군들은 조직에 한 영혼을 창조시킴으로써, 조직 구성원 전체가 마치 한 사람인양 제군들에게 반응하도록 만들 것이다. 그것이 정신(spirit)이다. 제군들의 조직에 일단 정신이 형성되면, 어느 날 아침 문득 분위기가 바뀐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제군들이 부하들을 보살펴 주는 대신에, 한마디의 지시도 없었는데, 부하들이 제군들을 보살피기 시작할 것이다. 만일, 텐트를 치고 지내는 상황이라면, 모든 것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며, 가장 좋은 침대가 제군들에게 제공될 것이다. 어디에선가 신비스럽게도 달걀 두 개가 나타나 제군들의 저녁 식탁 위에 놓일 것이다. 제군들이 타고 다니는 말도 훌륭한 장식으로 치장될 것이다. 부하들은 그들의 장교가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알아낼 것이다. 그리고 모든 부대원들이 항상 지시받을 준비를 하고 대기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군들은 일단 성공한 것이다.

 

제군들은 모든 부하들을 동일하게 다룰 수는 없을 것이다! 동일한 정도의 벌을 주더라도, 어떤 부하는 어깨를 움츠리며 가볍게 넘길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부하는 정신적인 고통을 심하게 받을 수도 있다. 모든 부하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벌의 기준을 정해 놓는 지휘관은 부하들 각자의 성품을 연구하기에 게으르거나 무능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런 지휘관에게는 정의가 맹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외과 의사가 환자의 상처를 살펴보듯이 부하들의 성품을 세밀하게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진단을 확신할 때에 처방을 내리도록 하라. 또 그 처방은 부하가 꿈틀대는가를 보려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내려져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부하에게 베풀 줄 모르는 장교는 지도자가 아니다.

 

어떤 때에는 깊게 도려내야만 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군들이 일단 진단에 대하여 확신을 갖는다면, 환자에 대한 어떤 동정심 같은 것 때문에 목표로부터 이탈되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벌을 줄 때 공평한 것처럼, 상을 줄 때에도 공평해야 한다. 야비한 인간은 누구든지 싫어한다. 제군들의 부하 중에서 하나가 특별히 뛰어난 공적을 세웠으며, 그가 적절한 보상을 받는지 지켜보아라. 어떻게 해서라도 그가 보상을 받도록 해야만 한다. 남의 공적을 가로채는 야비한 짓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부하의 공적을 가로챌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부하들의 존경과 충성심을 잃게 된다. 머지않아 동료 장교들도 그 소문을 듣게 될 것이며, 그때부터 그들은 나병 환자 대하듯 부하의 공적을 가로챈 장교를 피할 것이다. 전시에는 모두들 공적을 세우게 된다. 부하들에게 적절한 공훈을 돌려주어야 한다. 항상 차지하기만 하고, 부하에게 베풀 줄 모르는 장교는 지도자가 아니다. 그는 기생충과 같은 사람이다. 또 다른 형태의 공정성을 제군들은 지켜야 한다-그것은 장교계급의 특권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다. 사병들로부터 존경을 받아 내려면 그들을 동일한 존경심으로 대해 주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인간성과 자존심을 지켜 주어야만 한다. 그것을 끌어 내리려 들지 말아야 한다.

 

장교가 징집된 사병들에게 뽐내기나 하고, 욕이나 해대는 것은 겁쟁이 같은 행동이다. 그는 사병을 훈련의 밧줄로 나무에 잡아매 놓고는 반항하지 못하는 줄 뻔히 알면서 그의 얼굴을 때리는 것과 같다. 장교들은 징집된 부하 사병들에게 아량. 예절. 존경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덕목들도 우리의 훈련의 일부분이다. 솔선수범과 결단력이 없이는 아무도 다른 사람을 지도할 수 없다. 대대적인 기동훈련을 하다 보면, 위급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 그때 어떤 장교는 침착하게 순간적인 명령을 내려야 한다. 나중에 분석해 보면, 그 명령이 완전하지는 않을지라도 올바른 것이었음이 밝혀지게 된다. 그런데, 어떤 장교는 그런 상황에서 매우 흥분하여 제대로 정신을 못 차리고, 경솔한 명령을 내렸다가는 그것을 취소하고, 또 다른 명령을 내렸다가 다시 취소하곤 한다. 짧은 순간에 그의 두려움이 완전히 드러나고 만다.

 

천재성이란 단지 부단한 노력을 할 수 있는 능력일 뿐이다.

 

어떤 장교를 보고, 사람들은 이렇게 평을 할지도 모른다. "그 장교는 천재다. 그가 그런 명령을 생각해 내기에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직감적으로 행동했을 뿐이다." 그런 말은 옳지 않다! 천재성이란 단지 부단한 노력을 할 수 있는 능력일 뿐이다. 그 장교는 그런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스스로 노력한 사람이다. 그는 사전에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연구해 두었던 것이다. 그가 위기와 맞부딪혔을 때, 그는 이미 그런 위기를 맞이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그는 그런 위기 상황에 적절한 잠정적인 계획을 준비해 두었던 것이다. 때문에 그는 다가온 위기를 재빨리 파악할 수 있었고,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를 그가 이미 준비해 두었던 도식에 맞추어 순식간에 판단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자기의 명령을 하달할 결단력도 보유하고 있었고, 자기 명령의 집행 여부를 끝까지 지켜보는 책임감도 지니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위기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무런 명령도 내리지 않는 것보다는 어떠한 명령이라도 그것이 합리적이기만 하면, 명령을 내리는 것이 더 낫다. 불특정 다수 상황이 발생하는 곳은 현장이다. 그것을 현장에서 처리해야만 한다. 비록 틀린 일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무엇인가를 조치하는 것이 머뭇거리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고 망설이다가 결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그리고, 어떤 조치 하나를 일단 결정하고 난 다음에는, 그것에 전념해야 한다. 절대로 흔들리면 안 된다. 사병들은 동요하는 장교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때때로 제군들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제군들이 평소에 예측 가능한 다른 유사한 상황을 연구해 두었더라면, 그런 훈련된 두뇌를 갖고 있는 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에서도 신속한 행동을 침착하게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상부로부터의 지시를 기다릴 필요 없이 신속히 행동해야 한다. 그런 지시를 기다릴 만한 시간이 없다. 자기 보다 계급이 높은 상관들의 임무를 연구해 두는 일의 중요성이 여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상황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그에 대한 상관들의 명령을 상상할 수만 있다면, 사전에 훈련된 위기 대처 능력을 갖고, 제군들은 충분히 필요한 명령을 지체하지 않고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말끔한 옷차림을 항상 갖추도록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인격적인 위엄을 유지하는 것은 군대의 지도자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사병들과 항상 친구가 되어라. 그러나, 너무 지나치게 절친한 관계는 맺지 말아라. 사병들은 제군들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서워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만일, 사병들이 어떤 장교와 친한 척한다면, 그것은 사병들의 잘못이 아니라 장교의 잘못이다. 그 장교의 행동이 사병으로 하여금 그렇게 행동하도록 부추긴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우정을 구걸하거나 비위를 맞추려고 함으로써 제군들의 품격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사병들이 깔보게 된다. 만일, 제군들이 그들의 충성과 존경과 헌신을 받을 자격만 갖추고 있으면, 그들은 요청받지 않아도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그런 자격이 없으면, 제군들이 어떤 짓을 하더라도 그들은 충성과 존경의 헌신을 바치지 않을 것이다.

 

지저분하고, 음식 자국이 있는 유니폼을 입고, 수염은 사흘 동안이나 깎지 않아서 텁수룩하다면, 그런 장교는 결코 위엄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 장교에게는 자존심이 없다고 볼 수 있는데, 자존심이란 위엄의 핵심 요소이다. 물론 근무를 하다보면 복장이 지저분해지고 수염을 며칠 동안 깎지 못하는 수도 있다. 사병들도 그런 것은 다 알아차린다. 그런 경우에는 복장이 단정치 못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실, 그런 상황에서 복장이 깨끗하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자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다고 사병들은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종료된 후에는 다시 말끔한 옷차림을 항상 갖추도록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제, 용기(courage)에 대하여 언급해 보기로 한다. 제군들은 마음의 용기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용기도 갖추어야만 한다. 정신적인 용기란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되어 결정된 어떤 행동을 흔들림 없이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제군들은 어떤 일을 하라고 명령을 내린 후에 종종 불안이나 의심에 사로잡히게 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다른 방법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것이다. 그래서, 명령을 변경하고 싶은 유혹을 강하게 느낄 것이다. 그러나, 한번 결정한 것에 대해 흔들림을 가져서는 안 된다. 제군들의 첫 번째 명령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것이 명백하게 밝혀지기 전까지는 결코 명령을 철회하거나 변경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명령을 바꾸면 두 번째의 명령에 대해서도 불안과 의심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분명한 이유도 없이 명령을 변경할 때마다 제군들의 권위는 약화되고, 부하들의 신임도 줄어든다. 정신적 용기를 갖고, 명령을 하달하고, 그것이 관철되도록 지켜보아라.

 

정신적 용기는 더 나아가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만일, 부하들이 장교의 명령을 이행하였는데, 그 결과 오류가 발생한다면, 그 잘못은 부하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명령을 내린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물론, 그 결과가 성공적이었다면, 그 보상도 장교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 결과가 나쁘면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절대로 그 잘못을 부하 탓으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 부하를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더욱이, 제군들은 부하들의 운명을 결정할 정신적 용기를 필요로 한다. 제군들은 앞으로 직속 부하인 장교나 장교 후보생들의 승진이나 강등을 추천할 것을 자주 요청받을 것이다.

 

우정 때문에 엄정한 정의감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국가를 향한 인격적인 고결함과 의무를 분명히 마음속에 지니고 있도록 하라. 사적인 우정 때문에 엄정한 정의감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일 제군들의 동생이 부관으로 임명되어 왔는데, 그에게서 그 자리에 적합치 않은 점을 발견하게 되거든 그를 보내야만 한다. 만일 그렇게 하지 못하면, 제군들의 정신적 용기의 부족 때문에 수많은 생명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 만일 사적인 이유로 아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추천하라는 요청을 받게 되면, 정의를 잃지 말고, 그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제군들의 목표는 일반적인 선을 위한 것이지, 결코 사사로운 감정을 충족시키기 위한 사명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제군들이 신체적인 용기를 지녀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용기(courage)용감한 것과 강인한 정신력을 의미한다. 용감(bravery)이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며, 두려움을 모르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멍청이는 용감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는 위험을 감지할 만한 정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멍청이는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알지를 못한다. 그러나, 용기(courage)강인한 정신력을 의미한다. 위험이 개입되어 있음을 충분히 감지하면서도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다. 용감은 신체적인 것이다. 용기는 정신적인 것이고, 도덕적인 것이다. 마음이 약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손이 떨릴 수도 있을 것이다. 다리가 휘청거릴 수도 있을 것이다. 도망치려고 돌아설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두려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전진한다면, 신체적인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적을 향해 부하들을 이끌고 전진한다면, 용기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신체적인 두려움의 현상은 사라질 것이다. 신체적인 두려움은 한 번 밖에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경험은 첫 사슴을 쏘려고 하는 사냥꾼이 느끼는 사슴 열병과 같은 스릴(thrill)이다. 그런 두려움에 눌려서는 안 된다.

 

아주 오래 전에 폭파 과정을 배우고 있을 때, 내가 속한 훈련반은 다이너마이트를 다루고 있었다. 그 때, 교관은 그 작동 장치를 가리키면서 이런 식으로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작동 장치는 매우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 이 장치는 단 한번의 폭발 밖에 일으킬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나도 제군들에게 그런 주의를 주고 싶다. 첫 번째 작전에서 틀림없이 제군들에게 다가올 두려움에 직면한다면, 그때 겁을 먹고, 꽁무니를 뺀다면, 부하들을 전진시켜 놓고, 뒤에서 서성거리며 탄피나 줍고 있다면, 제군들은 평생 앞으로 나아가면서 전진이라고 외칠 단 하나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용기(courage)는 용감한 것과 강인한 정신력을 의미한다.

 

부하들에게 신체적인 용기나 용감을 전개하도록 요구할 때에는 항상 상황을 판단하라. 상식적으로 판단해서 제군들이 들어가기에 위험한 곳은 부하들이 전진하기에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제군들의 생명이 고귀한 것처럼 부하들의 생명도 고귀하다. 가끔, 제군들이 함께 갈 수 없는 곳에 부하들만 보내야 하는 위험 지역이 있을 수 있다. 특히, 화염에 휩싸인 지역을 통과해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경우에 그렇다. 그런 경우에는 지원자를 찾아야 한다.

 

만일, 부하들이 지휘관을 믿고 있고, 또 그가 그 행동이 '옳다'고 판단하면, 반드시 지원자가 나오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부하들은 지휘관의 마음이 임무 달성에 있고, 지휘관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할 수만 있다면, 지휘관이 그를 도와줄 것이라는 것을 그가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휘관의 모범과 정열이 부하들을 감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군들이 지도력을 갈망하거든 부하들의 심리를 연구하라고 나는 촉구하고 싶다. 그들의 심리(psychology)를 속속들이 연구하여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알아 놓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표면에 나타나는 것과 아주 다를 수가 있다. 부하들의 마음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가를 파악하여라!

 

남북 전쟁 당시, 로버트 리 장군(General Robert Lee)의 승리 업적은 그의 심리학자(psychologist)로서의 능력에 기인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웨스트 포인트 사관학교 시절에 그의 적들의 동태를 미리 연구해 두었다. 그들의 행동 양식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두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리라는 것을 미리 알아두었던 것이다. 거의 모든 상황에서 그는 적들의 움직임을 미리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미리 저지할 수 있었다.

 

물론, 제군들은 지금 적들과 함께 배우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상대편을 알아 둘 수는 없다. 그러나, 제군들은 부하들을 알아 둘 수는 있다. 부하들 각자의 장점이 무엇이며, 약점은 무엇인지를 알아 둘 수 있다. 누구는 마지막 순간까지 믿을 수 있고, 누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부하들을 알아라! 그리고, 자신의 임무를 알아라!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