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미생물)

비피두스균, 암 면역 치료도 돕는다.

마도러스 2020. 3. 11. 22:37


비피두스균, 암 면역 치료도 돕는다.

 

여러 종류의 암세포 표면에서 CD47 단백질은 많이 발견된다. CD47 단백질은 암세포를 먹어치우는 백혈구, 일명 '대식 세포(macrophage)''나를 잡아먹지 말라! (don't eat me!)' 라는 회피 신호를 보내는 단백질이다. 현재 임상 시험 중인 'CD47 차단 치료제(anti-CD47)'는 암세포의 이런 면역 회피를 무력화하는 것을 표적으로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동물 실험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일부 실험 모델만 이 면역 치료제에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암 종양에 직접 작용해 CD47 차단제의 치료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장() 박테리아를 미국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장 건강에 좋은 박테리아로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비피두스균(Bifidobacterium)이 그 주인공이다. 비피두스균(Bifidobacterium)이 암 종양 속으로 파고들어 가서 증식하면, CD47 차단제에 반응하지 않던 종양이 반응하는 종양으로 바뀐다는 것이 동물 실험에서 확인됐다. 이 연구는 미국 텍사스대와 시카고대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논문은 20200306일 국제 학술지 '실험 의학 저널(Bifidobacterium)'에 실렸다.

 

온라인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암 종양이 면역 치료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의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를 들면, CD47 면역 치료제에 잘 반응하던 생쥐도, 항생제 투여로 장 세균이 줄어들면, 더는 반응하지 않았다. 반대로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던 생쥐도 비피두스균(Bifidobacterium)을 보충하면 반응하기 시작했다. 비피두스균(Bifidobacterium)은 장 속에 서식하는 젖산균으로 장의 연동 운동과 면역 기능을 활성화한다. 그래서, 이 균이 충분히 번식하지 못하면, 설사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비피두스균(Bifidobacterium)이 종양 안으로 들어가 증식하면 STING이라는 면역 신호 경로를 자극했다.

 

그러면, 1형 인터페론 같은 신호 전달 분자들이 생성되기 시작하고, 이런 신호에 활성화된 면역 세포들이 암 종양을 공격해 파괴했다. 사이토카인(당 단백질)의 일종인 인터페론(IFN)은 척추 동물의 면역 세포에서 생성되어 면역 반응을 돕는다. 대표적인 1형 인터페론은 INF-α 수용체와 결합한다. 이 신호 경로가 가동되면, CD47 면역 치료제가 암세포 표면에 퍼져 있는 CD47 단백질의 회피 신호를 먼저 무력화하고 이어 면역 세포의 공격이 시작됐다.

 

그러나, 유전적으로 1형 인터페론을 활성화하지 못하는 생쥐는, 이렇게 장 박테리아가 돕는 면역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다. STING 신호 경로에 접근하지 못하는 생쥐도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논문의 교신 저자인 텍사스대학 사우스 웨스턴 메디컬 센터의 후양신 병리학. 면역학 교수는 "비피두스(Bifidobacterium) 외의 다른 장 미생물도 비슷한 방법으로 암 종양에 대한 면역력을 증강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다음 단계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