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 윈도 천하 속에, 국산 OS 틈새 시장 적극 돌파

마도러스 2020. 1. 15. 17:52



■ 윈도 천하 속에, 국산 OS 틈새 시장 적극 돌파


● 2020년 01월 14일 '윈도7' 서비스 종료로 OS 교체 수요 발생


2020년 01월 14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 체제(OS) '윈도7'의 기술 지원이 종료되면서 OS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은 이번 교체 수요를 그동안 시장을 독점해 온 MS가 모두 가져가게 두지 않겠다며 벼르고 있다. MS의 윈도7 기술 지원 중단으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보안 위험이다. 기술 지원이 중단되면, 이용자들은 더 이상 보안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후 발견되는 윈도7의 보안 취약점은 그대로 해커에게 노출된다. 2017년 '윈도XP'에 대한 기술 지원이 끝났을 때도 이런 보안 취약점을 노린 랜섬 웨어 '워너 크라이' 사태로 전 세계 150여 개국 PC 30만대가 마비된 바 있다.


국내 PC 이용자 중에 윈도7 이용자는 2019년 01월 36.3%에서 2019년 12월 21.9%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최신 OS인 '윈도10' 점유율은 55.8%에서 73.6%로 늘어 상당 부분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PC 10대 중 2대 가량은 윈도7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윈도7이 2009년 출시 이후 10년이 넘은 여전히 강한 생존력을 갖고 있는 이유는 PC OS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기 때문이다. 윈도7이 출시 이후 1년이 지나 전성기를 맞았던 2010년 윈도 OS의 국내 점유율은 99%에 달했다. 그나마 현재는 88.5% 수준으로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윈도 OS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윈도 OS의 기술 지원 중단은 MS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른다. MS는 더 이상 낡은 운영 체제로는 최신 보안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윈도7 이용자 입장에선 기존에 사용하던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등을 고려했을 때, MS의 최신 OS인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용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윈도10으로 갈아타면, 이득은 MS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 국산 OS 3파전, 티맥스 OS. 구름 OS. 하모니카 OS


윈도 OS에 대한 종속성으로 MS의 정책에 따라 국가 사이버 보안이 좌우되는 상황이 매번 벌어지자, 한국 정부는 '개방형 OS'를 대체 카드로 내세웠다. 리눅스 등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개발한 OS들을 공공에서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해 민간에도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행정 안전부는 2019년 10월부터 국내 소프트웨어 보안기업 10개사와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개방형 OS 활용 논의를 하고 있다. 정부 부처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개방형 OS가 무엇이고, 보안성 문제는 없는지 등을 확인한다. 정부 부처가 활용할 개방형 OS 후보는 티맥스 OS, 구름 OS, 하모니카 OS 등 3종이 꼽힌다.


티맥스 OS티맥스(Tmax)가 2019년 기업용과 일반 이용자용 티맥스 OS를 선보였으며, 티맥스(Tmax) OS로 충분히 MS 윈도를 대체할 수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일반 이용자의 경우, 티맥스(Tmax) OS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배포판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티맥스(Tmax) OS는 2019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우정사업본부 등 공공 기관에 도입됐으며, 2020년에는 제조, 금융, 대기업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티맥스 OS는 2020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티맥스 OS 관계자는 “현재 공공 기관 3-곳과 티맥스 OS를 공급하기 위한 최종 논의가 진행 중이다. 최종 계약이 성사되면, 2020년 1분기 내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티맥스 OS는 2020년 대형 금융 기관 및 제조 업체 등에 티맥스 OS를 공급한다.


구름 OS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개발했고, 한글과컴퓨터가 구름 OS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오픈 소스인 '데비안' 리눅스 배포판을 기반으로 개발된 구름 플랫폼은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개발한 보안 프레임 워크를 탑재해서 보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한컴은 2019년 11월 자사를 중심으로 안랩, 휴네시온, 이액티브, 틸론 등 보안, 클라우드 분야의 기업들과 순천향대학교, 세종대학교 등 30여 곳이 회원사로 참여한 '한컴 구름 협의체'를 발족했다. 이 회사는 협의체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플랫폼을 확장해서 특히 보안이 중시되는 공공 영역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채비를 하고 있다. 구름 OS는 소프트웨어 안정화 작업을 2020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하고, 정식 버전을 배포한다. 이 때를 계기로 공공 기관 OS 납품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 들 계획이다.


하모니카 OS는 2014년 정부 사업을 통해 개발했고, 2020년 현재는 인베슘(invesume)이 기술을 이관받아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리눅스 민트 기반의 개방형 OS인 하모니카 OS는 12만 5000여회의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으며, 공공 시장의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다. 하모니카 OS는 2019년 국방부에 PC 1만 2500대 규모로 OS를 공급한 데 이어 2020년 같은 곳에 추가로 OS를 납품할 예정이다. 인베슘(invesume)은 조만간 서비스 센터로 잘 알려진 ‘유베이스’(Ubase)에 하모니카 OS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동국대 등 대학교가 운영 중인 서버에도 하모니카 OS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국내 유명 PC조립 업체들과 협력해서 윈도 대신 하모니카 OS를 사용하는 옵션을 넣어 판매하는 이벤트도 기획했고, 개인 PC까지 개방형 OS 사용의 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 국산 개방형 OS 소프트웨어, AI. 보안 등 차별화 모색


현재, 3업체가 치열하게 경쟁중인 곳은 바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다. 총 1만 5000대 규모의 PC에 개방형 OS가 설치될 예정이며, 2020년 01월 말까지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한 뒤, 사업체를 최종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당장 국산 개방형 OS가 윈도를 대체하기엔 아직 무리가 따른다고 보고 있다. 티맥스 OS의 경우, 자체 오피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카카오톡' 등 일부 애플리케이션의 호환성을 확보했지만, 윈도 만큼의 범용성을 갖기에는 아직은 다소 부족한 수준이다. 구름 OS 역시 한컴이 주도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결국, 개방형 OS는 당장 업무 소프트웨어가 깔리지 않는 외부망 PC 등 일부 공공 영역에 국한해서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업들을 통해 호환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개방형 OS를 위한 개발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이다.

 

● 공공 분야 개방형 OS 먼저 적용 후, 민간 확대 추진


이와 함께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보안 등의 기능을 강화해서 윈도와 차별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개방형 OS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공공 기관 및 관련 업체들과 개방형OS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기술적 협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실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수렴하고, 반영하여 지속적인 개선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OS 사업자들은 공공 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까지 시장을 넓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업체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확장성의 문제 때문에 국산 OS가 당장 윈도를 대체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국산 OS 개발사 관계자는 “정부가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설득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서며, 개방형 OS와 호환되는 프로그램이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국산 OS에 대한 사용이 늘면 자연스레 인터넷 은행, 게임사 등도 해당 OS를 지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