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미세 플라스틱 없애라! 미생물 총동원

마도러스 2019. 11. 29. 22:02



■ 미세 플라스틱 없애라! 미생물 총동원

 

미생물 활용, 미세 플라스틱 99.9% 제거 기술 개발

 

지구가 급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매년 플라스틱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이 일회용으로 수일 내 쓰레기가 되어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1950년 이후, 2019년까지 누적 생산된 1차 생산 플라스틱 양만 83t에 이른다. 이 중 절반은 최근 15년간 생산됐다. 2050년에는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이 현재 수준의 2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분자 물질인 플라스틱은 유연하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는 쉽게 분해될 수 없다. 플라스틱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가소제나 색을 내는 염료,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난연제 같은 다양한 첨가제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용 수명은 다른 소재들에 비해 굉장히 짧은 반면 완전히 분해되기까지는 첨가제 종류에 따라 400-5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같은 이유로 플라스틱은 재활용 공정도 매우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미국 UC 샌타바버라 연구진이 2017년 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 약 630t (2015년 기준) 가운데 9%만이 재활용되고 12%는 소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9%는 그대로 버려지는 셈이다.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보다 새로운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것이 더 쉽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2019, 바다 위에서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만 3500t에 이른다. 1950년대와 비교하면 20배 이상으로 늘었다. 문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태양 자외선(UV)과 거친 해류에 의해 점점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진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직경 5이하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핀란드 알토대 환경공학과 율리아 탈비티에 교수 연구진은 '막생물반응기(MBR)'를 활용하면, 미세 플라스틱을 최대 99.9%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제 학술지 '워터리서치'에 발표했다. MBR은 미생물 등을 활용한 생물학적 폐수 처리 장비이다. 이와 관련해 201908월 영국 포츠머스 대학 존 맥기핸 교수팀은 PET 분해 능력을 기존 대비 20% 이상 높인 새로운 효소를 개발했다고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가 플라스틱을 소비하는 속도에 비해 미생물의 분해 속도는 매우 느리기 때문에 실제 이런 기술들이 쓰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환경 오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옥수수, 사탕수수, 대나무 같은 바이오매스를 주원료로 하는 바이오 플라스틱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플라스틱은 햇빛과 열, 미생물, 효소, 화학 반응 등의 복합적인 작용을 통해 일반 플라스틱 보다 훨씬 빠르게 분해된다. 칼슨 메러디스 미국 조지아텍 교수팀은 게나 새우 껍질 등에서 추출 가능한 키틴 성분과 식물 섬유질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를 활용해 일반 비닐 소재의 랩 대신 사용할 수 있는 투명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필름(BPF)'을 개발했다.

 

이미 상용화 단계로 넘어간 제품들도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 '롤리웨어'는 바닷속 해조류를 가공해 바이오 플라스틱을 만들고, 먹을 수 있는 식용 빨대 '롤리스트로'를 출시해 큰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