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암.종양)

T세포 배양하는 인공 림프절 개발

마도러스 2019. 4. 21. 02:44


■ T세포 배양하는 인공 림프절 개발

 

최근 새로운 의학적 발견이 이어지면서 T세포 (백혈구의 일종)를 이용한 암 치료법이 급부상하고 있다그런데,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려면먼저 암세포 표면의 분자 표지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T세포가 이런 능력을 갖추게 준비시키는 곳이 바로 콩 모양의 분비샘 림프절이다그런 의미에서 림프절은 암세포 공격용 T세포를 양성하는 '신병 훈련소'와 비슷하다문제는 암이나 면역 체계 장애를 가진 환자는 림프절의 T세포 훈련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런 결함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CAR-T' 같은 T세포 증강 치료법이다.

 

암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T세포를 유전 공학 기술로 배양해 암 세포 탐지 능력을 갖추게 한 뒤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인데그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유전 공학 기술을 가진 실험실과 관련 장비숙련된 의료 인력 등을 두루 갖춰야 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실험실에서 6-8주 배양한 T세포는 환자의 몸 안에서 오래 활동하지 못한다그것에 들인 노력에 비교하면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는 얘기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과학자들이 림프절처럼 항암 T세포를 활성화하고 증식할 수 있는 고분자 '인공 림프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이 인공 림프절이 완성되면훨씬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CAR-T 등과 비슷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 04월 19일 배포된 보도 자료에 따르면이번에 시험 개발된 인공 림프절은 젤리와 비슷한 하이드로젤(hydrogel)을 재료로 쓴 것이다하이드로젤은 물을 용매로 하거나 물이 기본 성분인 물질을 말하며한천 등의 뜨거운 수용액을 식힐 때 얻을 수 있다.

 

너선 슈네크 병리학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페트리 접시(petri dish) 대신 하이드로젤 용기에 T세포를 배양하고 '암세포 탐색공격등 필요한 신호를 하이드로젤에 입력했다배양용 하이드로젤이 체내의 림프절과 비슷한 기능을 하게 만든 것이다그랬더니 하이드로젤에서 배양된 T세포가 페트리에서 배양한 것 보다 사이토카인 (신호 전달 단백질 분자)을 50%가량 더 많이 형성했다이어 하이드로젤의 크기와 탄성을 바꿔가며 T세포의 반응을 관찰한 결과부드러운 표면에선 80% 넘는 T세포가 스스로 증식한 반면 경직성이 높은 하이드로젤에선 T세포가 전혀 증식하지 않았다부드러운 하이드로젤에는 단지 몇 개의 T세포만 넣어도 15만 개로 늘어났는데이는 암 치료에 쓰기에 충분한 양이다.

 

그러나종전의 방법을 쓰면, 7일간 배양해도 얻을 수 있는 T세포는 2만 개에 불과하다다음 단계로 연구팀은 하이드로젤과 일반 페트리 접시에서 배양한 T세포를 구분해 각각 흑색종(피부암세포가 이식된 생쥐들에 투여하고 변화를 관찰했다그랬더니 하이드로젤 배양 T세포가 주입된 생쥐는 종양이 더 자라지 않아 40일 넘게 살아남았다반면 페트리 배양 T세포를 주입한 생쥐는 한 마리도 30일 이상 살지 못했다슈네크 박사는 "이 하이드로젤의 개발 연구를 끝내고암세포와 싸우게 T세포를 유도하는 화학적 성장 요인 등 본질적인 체내 환경을 재현하게 되면재생 면역 요법용 인공 림프절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