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청산(靑山)은 나를 보고

마도러스 2019. 1. 12. 14:43


■ 청산(靑山)은 나를 보고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 없다 하지 않네.

번뇌도 벗어 놓고 욕심도 벗어놓고

강 같이 구름 같이 말없이 가라 하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 놓고 마음도 벗어 놓고

산 같이 바다 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말없이 살라하네푸르른 저 산들은

티 없이 살라하네드높은 저 하늘은.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 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 나옹 헤근 선사 (1320-1376) : 고려 시대의 선승이며헤근이라고 불리운다. ‘청산(靑山)은 나를 보고 선시(仙詩)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고려말 승려이신 보우 국사와 함께 조선시대 불교의 초석을 세운 위대한 고승으로 평가받고 있다저서로는 나옹 화상 어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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