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 비행체

소리없이 날으는 이온풍 추진 비행기

마도러스 2018. 11. 26. 05:56


소리없이 날으는 이온풍 추진 비행기

 

● 개발자 "어릴적 스타 트렉에서 영감 얻어"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이후모든 비행기에는 프로펠러터빈 날개팬 같은 추력을 만들어내는 장치들이 있다그런데, 2018년 미국 MIT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비행기는 터빈이나 프로펠러 대신 이온풍으로부터 동력을 얻는다터빈 동력 비행기와 달리 화석 연료에 의존하지도 않고프로펠러 비행기와 달리 소음도 없다.

 

개발 작업을 이끈 MIT 항공우주 항행학 스티븐 배렛 교수는 "지금 보다 더 조용하고 단순하고 온실 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새로운 항공기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그는 머지 않은 미래에 이온 바람 추진 시스템으로 저소음 항공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나아가 전통 내연 기관과 결합하면연료 효율이 훨씬 높은 하이브리드 여객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가 이온풍 비행기의 영감은 어린 시절 즐겨본 TV 드라마 시리즈 스타 트렉’(Star Trek)에 뿌리를 두고 있다그는 당시 아무런 돌아가는 장치도 없이 조용하게 하늘을 미끄러지듯 날아가는 우주 왕복선에 매료됐다. 2009년 조용한 비행 추진 시스템을 구상하기 시작한 그의 뇌리에 떠오른 것이 이온풍이었다.

 

이온풍은 1920년대에 처음 확인된 물리 현상이다전류가 얇고 두꺼운 전극 사이를 통과할 때 생기는 바람이나 추진력을 말한다충분한 전압만 주어진다면작은 항공기를 띄울 수 있을 만큼의 추진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그러나그동안 이온풍이 내는 전기 기체 역학 추진력은 주로 취미 활동에 쓰여 왔다전원 공급 장치에 연결된 이온풍 발생기로 탁자 위에서 작고 가벼운 물건을 띄워보는 정도였다.

 

전문가들도 이온풍으로 항공기를 띄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 왔다배렛은 "그런데 어느날 호텔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동안문득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즉석에서 대충 계산해본 결과실현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아냈다"고 말했다수년간의 연구 끝에 그가 내놓은 시제품은 커다란 글라이더를 닮았다무게는 2.45kg이고날개 길이는 5m이다날개 앞쪽 아래에 달려 있는 얇은 전선이 양극 역할을 하고날개 뒤쪽 끝의 두꺼운 전선이 음극 역할을 한다.

 

동체에 있는 배터리가 4만 볼트의 전기를 컨버터를 통해 양극 전선에 공급해 준다이 전기는 대기 중의 질소 원자를 양전하를 띤 이온 형태로 바꿔준다그러면이 이온은 자석처럼 뒷쪽 음전하를 띤 음극 전선으로 빨려 들어간다그 과정에서 각 이온은 공기 분자들과 수백만번 충돌하고이 공기 분자들이 뒤로 밀려나면서 항공기를 앞으로 밀어내는 추력을 만들어낸다연구팀은 이 대학에서 가장 큰 체육관인 듀폰 운동 센터에서 60m 거리의 시험 비행을 10여차례 진행하면서 추진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시험 비행에서의 속도는 시속 17km였다.

 

물론 이번에 개발한 비행기를 실제 항공기에 적용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이번 연구 결과는 단지 이온 비행기가 날 수 있다는 개념을 증명한 것이다하지만그동안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온 것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이다.

 

연구진 앞에 놓인 최대 과제는 더 적은 전압으로 더 많은 이온 바람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수만 볼트의 전기에 승객을 태우거나 화물을 싣고 다니는 데는 위험이 따른다아직은 기존 항공기가 더 효율적으로 추진력을 낸다.

 

그럼에도 이온풍 항공기에 기대를 거는 것은 항공기 비행 소음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도시에서 드론이 활성화하려 할 경우이온풍 추진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다가올 수 있다배렛 교수는 앞으로 10~20년 후에 배달촬영 또는 환경 모니터링용 드론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2018년 11월 21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