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라!

걸리버 여행기와 다름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

마도러스 2018. 10. 19. 02:01


■ 걸리버 여행기와 다름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

 

● 조나단 스위프트(Jonathan Swift)의 풍자 소설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s)에 등장하는 소인국 릴리퍼트(Liliput) 왕국과 블레푸스크(Blefuscu) 왕국은 삶은 달걀의 껍데기를 깨는 순서가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전쟁을 벌인다계란을 먹을 때넓고 둥근 쪽을 깨느냐아니면 좁을 쪽을 깨느냐하는 문제를 두고몇 십년에 걸쳐 소모적인 논쟁을 벌인다이 광경을 단순히 웃고 넘길 풍자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곳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매우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먼저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때문에 분쟁이 발생한다. 서로에게 배려심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다배려는 서로에게 모두 필요한 것이다그래서서로가 한 발짝 물러설 필요가 있다서로가 한 발짝 물러선다면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다툼과 분쟁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 개와 고양이가 만나면싸우는 경우가 많다이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의사 소통 방식이 달라서이다개 입장에서 반갑다는 표현으로 꼬리를 올리는 행동이 고양이에게는 공격할 때 취하는 동작이기 때문이다어쩌면 우리도 개와 고양이처럼 소통 방식으로 인해 상처받으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서로의 소통 방식이 다름을 알고다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이다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려 하지 않을 때에 갈등은 시작된다너와 내가 모여 우리가 됐지만너와 나는 서로 애초부터 다르다같을 수도 없고같아야 할 필요성도 없다.

 

● 대학교 기숙사에서 있었던 일이다같은 방을 쓰는 친구끼리 사소한 말다툼이 벌어졌다같은 고향 출신의 친한 친구 사이라서 특별히 같은 방을 배정받은 학생들이었다그런데함께 생활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툼이 일어난 것이다소동에 놀란 다른 학생들이 두 사람을 붙잡고 말려 싸움이 되는 것은 막았다하지만화가 풀리지 않은 듯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그런데싸움의 원인은 슬리퍼 때문이었다문 앞에 슬리퍼를 벗어둘 때한 사람은 슬리퍼 앞쪽이 문 쪽을 향해야 했고다른 한 사람은 실내 쪽을 향해놓아야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었다고작 이런 일로 친했던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말다툼을 해야 하는지 모두가 어처구니가 없었다바로 그 순간상급생 한 명이 그 자리를 지나가자 두 학생은 서로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고 상급생에게 말했다상급생은 두 사람을 쳐다보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나는 내방에서 슬리퍼 안 쓰고 맨발로 다녀그러면나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인가?” 그렇게 다투던 두 학생은 상급생의 말에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