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할머니의 본능적인 지극한 사랑
어느 날, 파출소에 신고 전화 하나가 걸려왔다. 할머니 한 분이 보따리 두 개를 들고 한 시간째 동네를 서성인다는 신고 내용이었다. 경찰은 바쁜 걸음으로 곧장 출동했다. 이윽고, 경찰은 할머니를 발견했고,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할머니는 딸이 아기를 낳고 병원에 있다는 말만 반복할 뿐,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왜냐면, 할머니는 악성 치매를 앓고 계셨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딸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고, 보따리 두 개를 연신 품에 끌어안고 있었다. 그리고, 딸이 병원에 있다는 말만 연신 되풀이하였다. 당시 슬리퍼를 신고 있었던 할머니 차림새로 보아 인근 동네 주민일 것으로 판단됐다. 그래서, 경찰은 할머니를 아는 주민을 찾아 나섰다.
여러 곳을 수소문한 끝에 할머니를 아는 이웃이 나타났다. 그리고, 경찰은 할머니를 딸이 입원한 병원으로 모셔다 드렸다. 병원에 도착한 할머니가 마침내 보따리를 풀고 꺼낸 것은 출산한 딸을 위해 준비한 미역국과 나물 반찬 그리고, 흰 밥이었다.
미역국은 이미 식었지만, 할머니가 "어여 무라!"며, 딸을 위해 내놓은 음식에 병실은 온통 눈물 바다가 되었다. 치매에 걸려 모든 기억이 사라져도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사랑은 머리가 아닌 가슴 속에 새겨져서 결코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정말로 지극하다. 그래서, 어머니의 사랑은 세상의 그 어떤 것 보다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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