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 플라스틱이 밥상을 위협한다.
● 플라스틱 조각들을 먹은 바닷새의 죽음
2015년 호주 연방 과학원, 뉴사우스 웨일스 대학,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대학 공동 연구팀은 135종의 바닷새를 대상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바닷새의 90% 이상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 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에 발표했다. 플라스틱 조각들을 먹이로 착각하고 삼켜서 위장. 소장 속에 쌓여 고통을 겪다가 죽은 바닷새의 사진이 함께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연구팀은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삼키는 바닷새들은 전체 개체 중 5%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80%, 2050년이 되면 99%에 가까운 바닷새들이 플라스틱을 먹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 미세 플라스틱, 화장품 및 치약 제조에도 사용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 대학 롤랜드 게이어 교수는 “현재 인류가 매년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너무 많아 육지는 물론 바다까지 지구 전체를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오염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환경 오염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마이크로비드(microbead)라고도 불리는 미세 플라스틱이다. 피부 각질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스크럽 제품이나 치석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인 치약을 보면 푸른색이나 붉은색으로 된 작고 까끌까끌한 알갱이가 있는데, 그것이 미세 플라스틱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5㎜ 이하로 하수 처리 과정에서 걸리지지 않아 하수구를 통해 그대로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 미세 플라스틱, 굴. 새우. 바닷새 체내에 저장
바다로 흘러 들어간 미세 플라스틱은 바닷새는 물론 물고기들이 먹이로 착각해 먹게 된다. 뿐만 아니라 미역이나 김 같은 해조류, 산호초, 굴 같은 어패류들도 플라스틱을 삼켜 멸종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 해양 연구소 아르노 후베 박사팀은 미세 플라스틱이 가득한 물에 굴을 키우는 실험을 한 결과, 굴의 난세포가 정상보다 35%가 줄었고, 정자의 활동 빈도도 23% 가까이 느려지는 한편, 굴의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호주 연구진이 남극 새우라고도 불리는 크릴 새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 미세 플라스틱을 삼키고 체내에서 저장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의 2018년 03월 08일자에 발표했다. 크릴 새우는 많은 해양 동물들이 즐겨 먹는 먹잇감이기 때문에 먹이 사슬을 타고 결국 사람들의 밥상 위까지 올라올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 미세 플라스틱, 매일 마시는 생수에도 포함
2018년 03월 14일에는 미국 프레도니아 뉴욕주립 대학 연구팀이 ‘오브 미디어’라는 비영리 단체 의뢰를 받아 미국, 멕시코, 중국 등 9개국 11개 브랜드 생수를 259병씩 조사한 결과, 에비앙, 퓨어라이프 같은 유명 제품을 포함한 93%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세계 보건 기구(WHO)가 위해성에 대한 조사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2017년 미국 연구팀은 전 세계 수돗물 83%에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해양 과학자들은 “플라스틱을 만드는 재료나 과정을 고려해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없는 상태”라면서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명백한 만큼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플라스틱의 발명과 미세 플라스틱
1868년 미국의 발명가 존 웨슬리 하이엇이 값비싼 상아 당구공을 대신하기 위해 발명한 셀룰로이드는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이다. 처음엔 당구공 제조에나 사용됐으나, 1906년 벨기에 출신 미국 화학자 리오 핸드릭 베이클랜드가 페놀계 합성수지 베이클라이트를 개발하며 본격적인 플라스틱 세상이 열렸다.
철이나 유리보다 저렴하게 만들 수 있고 유연하며 탄력성도 있고 강도와 내구성은 물론 투명도까지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유리, 나무, 철, 섬유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하게 됐다. 문제는 분해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 번 만들어 낸 플라스틱은 어딘가에 남아 심각한 환경 오염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태평양에는 바다로 모여든 플라스틱 쓰레기들로 거대한 섬을 이뤄 떠다니고 있는 것이 인공 위성을 통해 관측되기도 했다.
'환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소 전기차는 미세 먼지를 없애준다! (0) | 2018.03.30 |
---|---|
수소차, 미세 먼지 걸러낼 궁극의 차 (0) | 2018.03.30 |
디젤 자동차, 1급 발암 물질 뿜는 나쁜차 (0) | 2018.03.24 |
북태평양 쓰레기섬, 텍사스 2배로 커져 (0) | 2018.03.23 |
마시는 생수까지 미세 플라스틱 역습 (0) | 2018.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