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암.종양)

암 세포만 죽이는 약물 전달체 개발

마도러스 2013. 3. 19. 16:02


암 세포만 죽이는 약물 전달체 개발

 

■ 형광 물질 약물에 투입, 침투 과정 확인도 가능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 서울경제신문이 주관하는 과학기술자상 2013년 03월 수상자로 선정된 김종승 고려대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가 기존 약물 전달 체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승 교수 연구팀의 '약물 전달 복합체'는 암 치료 과정에서 정상 세포가 아닌 암세포에만 약물을 완벽하게 전달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과학계는 물론 의료계까지 주목하고 있다.

 

"암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머리가 빠지는 부작용입니다. 이번 연구 내용이 치료에 적용되면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암 치료가 가능해질 겁니다."

 

일반적인 약물은 인체 내에 투입됐을 때 세포의 구조나 위치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전달된다. 세포 적응력이 월등한 암 세포를 죽이기 위해 독성이 강한 약물을 인체에 투입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약한 모근이 죽게 된다. 암 치료 중인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탈모현상은 바로 이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자들이 암세포만 선별해 죽이는 치료약 개발에 힘쓰고 있다. 물론 제한적이나마 암세포만 타깃으로 하는 표적 치료제가 개발돼 현재 치료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완벽하지 못해 암 치료 과정에서의 탈모 현상은 막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종승 교수 연구팀은 약물을 오로지 암세포에만 전달하고 전달 과정과 적용 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우선 연구팀은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에 많이 발견돼 암세포 '표적 지향체(guiding group)'로 활용되는 단백질 조각을 이용했다. 이 단백질 조각과 탁월한 항암 효과를 갖는 캠토테신(Camptothecin)이라는 약물, 그리고 형광 물질을 결합했다. 이를 프로드러그(prodrug) 형태로 만들었다.

 

■ 약물 전달 복합체, 의료. 제약. 건강. 화장품 산업에서도 활용

 

표적 지향체는 약물 전달 체계에서 표적 부위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약물의 흡수를 돕는 물질이다. 또 프로드러그(prodrug)는 약물에 어떤 장치를 달아 생체 내의 특정 효소를 만났을 때에만 효과 발현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형광 물질을 약물에 투입해 약물이 이동하는 과정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약물 전달과정과 적용 과정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방암ㆍ폐암ㆍ간암ㆍ위암ㆍ대장암 등 암 종류에 따른 선택적 약물 투입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승 교수는 "약물 전달 복합체를 이용하면, 의료, 제약, 건강 산업, 화장품 산업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새로운 산업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승 교수는 지난 20년간 나노 유기 분자 합성과 생물학적 응용 연구 분야에서 활약해왔다. 구체적으로 세포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산화 환원 반응을 촉매하는 티올(RSH)이라는 질의 농도를 정량화할 수 있는 화학 센서를 개발하여 학계의 인정을 받았다.

 

또한 전기 화학적으로 발생되는 이온 라디칼(radical)을 효과적으로 안정화할 수 있는 유도 물질도 개발했다. 세포의 단백질이 활성 산소에 의해 깨지게 되는데 이렇게 깨진 것을 라디칼(radical)이라 부른다. 라디칼(radical)이 인체에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낸 것이다. 두 연구 성과 모두 노화의 원인을 파악하고 늦출 수 있는 기초연구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물 전달 복합체 개발 연구 성과는 2012년 08월 화학 분야 학술지인 '미국 화학회지(JACS)'지 표지 논문과 주목할 논문(Spotlight)에 게재됐다. (한국일보, 입력: 2013.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