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Bio 혁명)

자연 생체 모방한 첨단 기술

마도러스 2011. 10. 13. 10:49

 

자연 생체 모방한 첨단 기술


게코 도마뱀을 모방하여 접착제 없는 의료 패치 개발


게코(Gecko) 도마뱀은 벽은 물론 심지어 천장에서도 기어다닐 수 있다. 접착 물질도 없이 천장을 기어다니는 비결은 발바닥에 있는 털 모양의 무수한 섬모에 있다. 이들 섬모와 벽면 사이에 끌어 당기는 힘(반데르발스 힘)이 작용해 경사면에도 달라 붙을 수 있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기계 항공 공학부 서갑양 교수팀은 게코 도마뱀 발바닥의 나노 미세 구조를 모방하여 접착제가 없어도 피부에 붙는 건식 의료용 접착 패치(patch)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011.09.15일 밝혔다.


링거를 맞거나 상처 부위를 감쌀 때 피부 표면에 붙이는 의료용 패치는 아크릴레이트(acrylate)라는 끈끈한 화학 물질을 이용한다. 이 물질은 민감한 피부의 경우 피부 트러블을 발생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서갑양 교수가 개발한 접착제 없는 건식 의료용 접착 패치(patch)에는 아크릴레이트(acrylate)가 없다. 대신 패치 접착면에 미세 돌기를 새겨 넣고 이 표면 구조를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조절했다. 이를 통해 피부가 거칠어도 붙일 수 있고, 볼록하거나 오목한 신체 부위에 따라 맞춤형으로 패치를 디자인할 수도 있다.


연구팀이 건식 패치를 실제 심전도(ElectroCardioGram) 검사에 사용한 결과 피부 부작용이 없었고, 중금속 성분도 검출되지 않았다. 30차례 이상 씻어 재사용한 결과 기존 ‘끈끈이 패치’에 비해 접착력이 40%로 떨어지긴 했지만, 기본적 접착력은 유지됐다.


생체 모방 공학(Biomimetics)의 좋은 사례이다. 2006년에는 게코 도마뱀의 강모를 모방하여 유리벽을 수직으로 올라갈 수 있는 도마뱀 로봇인 스티키 보트(Sticky bot)가 개발되어 최고 발명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상어 비늘을 피부 모방하여 미세 돌기 전신 수영복 개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호주의 수영 선수 이언 소프는 미세 돌기 전신 수영복을 입고 나와 3관왕을 차지하며 세계적 화제를 불러 모았다. 소프의 선택은 당시 수영계의 상식과 완벽히 대치되는 것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수영복이 차지하는 면적이 작을수록 물의 저항을 덜 받는다고 생각했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라면 머리카락까지 전부 미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수영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미세 돌기 전신 수영복으로 저항을 더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미세 돌기 전신 수영복의 비밀은 상어이다. 상어가 어떻게 빨리 헤엄칠 수 있는지 연구한 끝에 얻은 성과가 수영복에 고스란히 적용된 것이다. 1980년대 미국에서 상어 피부 표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비늘에 미세한 돌기들이 발견됐다. 이 돌기가 물과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작은 소용돌이들이 표면을 흐르고 지나가는 큰 물줄기를 막아주는 코팅제 역할을 해서 마찰이 최소화된다.


매끄러울수록 유체 저항이 적다는 기존의 상식과 정반대였다. 매끄러운 표면 보다 작은 돌기들이 표면을 흐르면서 저항을 더 줄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스포츠 용품 업체 스피도(Speedo)가 1998년 처음 선보인 전신 수영복에도 상어의 비늘처럼 촘촘한 미세 돌기들이 붙어 있었다. 2000년 올림픽이 끝난 뒤 전신 수영복은 새로운 상식이 됐다.


상어 비늘의 메세 돌기 원리가 응용되는 것은 수영복만이 아니다. 자동차, 비행기, 잠수함 등 공기나 물의 저항을 줄여야 하는 영역에서 활발히 도입됐다. 일본 타이어 회사인 브리지스톤 사는 타이어 홈에 미세돌기를 만들어 물이나 공기가 빠르게 빠져 나가도록 만들었다.


미국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 사는 3M이 개발한 필름을 비행기 표면공기 저항을 줄이도록 붙였는데, 이 필름도 상어의 미세 돌기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최대 8%까지 공기 저항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곧 연료 절감과 직결된다.


■ 도꼬마리를 모방하여 섬유 부착포 '찍찍이' 개발


벨크로(Velcro) 즉 섬유 부착포는 '찍찍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생체 모방 공학(Biomimetics)의 초창기 사례이다. 1941년 스위스 전기 기술자인 조지 드 메스트랄(George de Mestral)은 사냥을 하고 돌아 오는 길에 자신의 옷에 도꼬마리(독고마리)가 잔뜩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떼어 내려고 털어내도 잘 떨어지지 않았다. 호기심이 생겨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갈고리 모양의 도꼬마리(cocklebur) 끝부분섬유 올에 고리처럼 걸려 있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쉽게 붙으면서 약간 힘을 주면 떨어지는 부착포를 개발해 크게 성공했다.


홍합 족사를 모방하여 초고강도 접착제 개발


2011.05월에는 카이스트 신소재 공학과 홍순형 교수와 화학과 이해신 교수, 생명 과학과 고(故)박태관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이 홍합(紅蛤)의 족사를 모방한 탄소 나노 튜브 섬유를 개발했다. 해안가 바위에 단단히 붙어 있는 홍합(紅蛤)의 생체 특성을 모방해 초고강도 접착제 제조 기술을 탄생시킨 것이다. 실 모양으로 엉켜 있는 홍합(紅蛤)의 족사는 접착력이 매우 강해 한 가닥으로 12.5kg을 들어 올릴 수 있다.


홍합(紅蛤)의 족사는 'Mefp-1' 단백질과 콜라겐 섬유로 이뤄져 있는데, Mefp-1 단백질의 카테콜아민(catecholamine)이라는 아미노산이 콜라겐(collagen) 섬유와 단백질을 강하게 결합시킨다. 연구팀은 카테콜아민(catecholamine)과 같은 구조의 고분자 구조 접착제를 개발, 탄소 나노 튜브 섬유에 작용해 길고 가벼우면서도 끊어지지 않는 섬유를 만들었다. 이 섬유는 향후 방탄 소재인공 근육 등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