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뉴스

DSLR 3D 카메라로 영화 촬영

마도러스 2010. 10. 26. 15:11

DSLR 3D 카메라로 영화 촬영


2010.04월 개봉한 전계수 감독의 ‘뭘 또 그렇게까지’ 영화는 전량을 DSLR로 촬영한 세계 최초의 장편 영화였다. 그런데 정말 색다른 것은 따로 있었다. DSLR로 3차원 (3D) 입체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DSLR로 3D 영화를 촬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일단 3D 영화를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입체 안경을 잠시 벗고 실제 화면이 어떤지 확인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두 개의 화면이 겹쳐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대의 카메라로 찍은 뒤 이를 겹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영화를 촬영하는 3D 카메라와는 달리 일반 DSLR 카메라는 화면을 겹치게 하는 데 애로 사항이 있다. 일반 DSLR 카메라는 사진을 찍기 위한 기계라서 두개의 DSLR로 찍은 화면은 겹치면 초점도 서로 맞지 않고 상하 비대칭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역반사 직교 방식의 DSLR 3D 카메라이다. 한쪽에서 보면 거울이지만, 반대편에서는 유리가 되는 반거울을 달아 직교로 카메라를 위치시키는 식이다. 이 기기를 통해 초점과 상하 비대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영화 촬영 기기 업체인 눈(NOON)한국생산기술연구원(www.kitech.re.kr)과 공동으로 개발한 내놓은 제품이다.


3D를 촬영할 수 있도록 개발된 역반사 직교 방식의 DSLR 3D 카메라는 영화계에서 무척 의미있는 시도이다. DSLR 촬영이 돈이 없어 시름하던 영화학도들에게 ‘누구나 영화를 촬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듯, 역반사 직교 방식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누구나 3D 영화를 촬영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2010년 초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로 3D 열풍이 일었지만 거품 논란도 만만치 않았다. 3D 영화를 촬영하는 데 드는 비용 문제 탓이다. ‘하드웨어’가 없다 보니 ‘각종 콘텐츠’가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정관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www.kitech.re.kr) CMT 개발단장은 “3D 열풍에도 불구, 콘텐츠가 많이 나오지 않은 것은 바로 촬영 장비가 너무 비싸 영세한 제작사 입장에서 작품 제작은 꿈도 꾸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일단 연구원 차원에서 보다 저렴한 3D 촬영 방식을 개발해 콘텐츠를 늘리는 게 급선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3D 카메라 촬영을 위해서는 장비 대여료가 하루 1000만-2000만원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DSLR를 이용한 역반사 직교 방식비용 면에서 절반 이상의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비를 개발한 눈(NOON) 서동성 대표는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장비가 대중화되지 않아 구체적인 가격 절감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기존 장비는 대여료 자체가 너무 비싼 데다 이동성이 어렵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절반 정도 절약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갈 길은 멀다. 기존 장비에 비해 손이 많이 간다는 단점이 있는 까닭이다. 카메라를 한번 이동시킬 때마다 초점을 다시 잡아야 하고, 입체 정도를 조절하는 과정이 좀 더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길면 5배 이상 시간이 소요될 때도 있다. 눈(NOON) 서동성 대표는 “일단 기술적으로 손 볼 것이 많다. 대중화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단계”라면서 “다만 민·관 차원에서 차근차근 개발 노력이 계속된다면 3D 관련 콘텐츠가 더욱 많이 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이경원 기자, 입력: 2010.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