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일반)

실내 온도 높으면, 뇌. 피부 죽어간다.

마도러스 2010. 1. 14. 15:42

 

실내 온도 높으면, 뇌. 피부 죽어간다.


■ 28℃ 실내에 30분 있었더니, 뇌파 약해지고 피부 거칠어져  


한겨울에도 집안에선 방바닥이 뜨끈뜨끈하게 난방을 하면서 반팔 옷을 입고 사는 게 우리나라 아파트 생활의 모습이다. 정부는 "실내 온도를 18℃로 맞추라"고 권고하지만, 실제로 따르는 가정이나 사무실은 거의 없다. 난방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 실제로 건강에 가장 좋은 실내 온도는 몇℃일까? 과학적인 실험으로 알아봤다.


우리나라 아파트의 겨울철 난방 온도는 대부분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25-30 사이다. 이중 중간 정도인 28℃와 정부가 권장하는 18℃에서 인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해 봤다.


2010.01.07일 분당 서울대 병원 교수팀과 함께 크기가 같은 검사실 두 곳을 정해, 한 곳의 실내온도는 18℃로 맞추고 다른 곳은 28℃로 유지했다. 27세 남성과 24세 여성 한 명씩을 두 방에 번갈아 30분간 머무르게 한 뒤, 그 자리에서 뇌파 검사와 피부 수분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18℃가 건강에 좋은 것으로 증명됐다.


우선, 뇌파 검사 결과 머리를 쓸 때 활성화되는 알파파가 28℃ 방에서 18℃ 방보다 41%(여), 46%(남) 감소했다. 더운 방에서 두뇌 활동이 둔해진 것이다.


또한, 두 대상자 모두 28℃ 방에서 수면 1 단계파가 9초 나타났다. 자신들은 느끼지 못했지만, 뇌는 일시적으로 졸음에 빠졌던 것이다. 18℃ 방에서는 수면파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오동훈 신경과 교수는 "우리 몸은 실내온도가 24℃가 넘으면 덥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따라서 28℃ 방에서는 '덥다'는 신호가 뇌에 보내졌고, 뇌는 몸의 열기를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전신의 혈관에 '넓어지라'는 명령을 내렸다. 넓어진 혈관을 메우기 위해 신체 다른 부위로 가는 혈액량이 늘면 뇌의 혈액량은 준다. 이에 따라 뇌는 활동이 느려지고 멍하고 졸린 상태가 됐으며, 이것이 뇌파에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음으로, 피부 수분 상태는 상의를 걷어 올려 한쪽 팔을 30분 정도 노출시킨 상태에서 피부를 통해 빠져 나가는 수분의 양을 측정해 알아봤다. 28℃ 방에 있을 때 18  방보다 여성은 71%, 남성은 20% 외부로 방출되는 수분의 양이 많아졌다. 허창훈 피부과 교수는 "실내온도가 20℃ 이상이면 대기가 피부보다 건조해져 피부에서 수분을 빼앗아간다.


빠져나가는 수분의 양으로 피부 장벽의 상태와 노화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데, 28℃ 방의 여성은 습진 환자와 비슷할 만큼 피부 방어벽이 손상됐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28℃ 이상의 실내 온도에 몇 달 이상 노출되면 반드시 피부 탄력도가 떨어지면서 노화가 가속화 된다"고 말했다.

 

■ 건강에는 온도 쾌감대(22-24℃)가 가장 좋아  


의학적으로는, 22-24℃가 신체적·심리적으로 가장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난방 온도이다. 송재철 한양대 병원 산업의학과 교수는 "기온이 22-24℃이면 더워서 땀을 내거나 추워서 몸을 떨지 않으면서 자율 신경계로만 체온 조절이 가능하다. 따라서 신체 어느 부위에서도 추위나 더위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온도 22-24℃를 '온도 쾌감대'라 부르며, 이 온도에서 뇌를 비롯해 인체 모든 부위의 활동이 가장 잘 이뤄진다. 운전할 때에도 1년 내내 에어컨 온도를 24도℃ 전후에 고정시키면, 한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정부는 실내 온도 24℃ 이상을 과난방으로 분류하는데, 이는 의학적으로도 합리적인 기준이다. 단, 잠을 잘 때는 난방 온도를 22-24℃보다 1-2도℃ 가량 올리는 것이 좋다. 수면 중에는 체온이 0.5-1℃ 내려가기 때문이다.


이밖에, 김명주 서울대 생활 과학대 의류학과 연구원이 12월말부터 1월초 사이 성인 26명에게 가벼운 긴팔 옷차림으로 다양한 실내 온도에서 자신이 느끼는 쾌적한 느낌을 기록하게 한 결과, 이들이 가장 쾌적하게 느낀 실내온도는 역시 24였다. (헬스조선 이동혁 홍유미 기자, 입력: 2010.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