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소아청년)

주의 산만한 아이, 치료

마도러스 2008. 11. 16. 23:56

주의 산만한 아이, 치료

초등학교 1학년 영훈이는 수업시간에 친구들과 자주 장난을 쳐서 지적을 받고,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문제로 상담센터를 찾아왔다. 수학문제를 풀 때에도 더하기를 빼기로 풀기도 하고, 숙제를 하다가도 누가 말을 걸거나 텔레비전을 보면 금세 그쪽으로 합류한다.
 
그런데 영훈이의 심리평가 결과는 영훈이가 주의산만한 행동을 보이는 이유가 정서적인 데 있다고 했다. 영훈이가 하루는 상담자와 농구 게임을 하는데 처음 해본다면서 다섯 번을 함께 했다. 처음 1·2회전에서는 골인을 하고도 점수를 올리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 상담자가 여러 번 지적해줘야 했고, 번호판 보는 것도 자꾸 틀려 알려줬다.
 

그러나 게임을 거듭할수록 빠른 속도로 버튼을 잘 조절해 골을 많이 넣었다. 아슬아슬하게 한점 차로 지게 되자 속상해하더니 다시 도전해보겠다면서 강한 승부욕을 나타냈다. 처음 대하는 게임인데다 골인이 아닌 실패의 결과가 나올 때 영훈이는 크게 좌절하면서 당황했다.

 

게임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것인데 영훈이는 ‘지는 느낌’ ‘못한다는 느낌’을 못 견디는 것이다. 바로 이런 상태가 학습에도 이어져 어렵거나 못하는 느낌이 들면 당황하고 좌절하며 점수가 잘못 나오면 불안해하면서 학습의욕까지 잃는 것이다. 결국 영훈이의 주의산만한 태도는 영훈이가 그동안 엄마에게 많이 혼나고 지적 당하면서 컸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불안한데다 억눌린 감정에 대한 분노감,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정식이의 엄마는 담임교사로부터 “교사생활 십수 년에 정식이 같은 애는 처음 봤다, 수업할 수 없으니 조치를 취하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정식이는 선생님이 설명할 때마다 나서서 수업을 방해하고, 친구들에게도 먼저 시비를 건다고 했다. 집에서도 숙제를 하다가는 10분에 한번씩 물 먹는다고 나오고, 화장실 간다고 나와서 숙제를 끝마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식이는 주의력 결핍 과잉운동 장애라는 소아정신과 의사의 진단하에 약물치료와 놀이치료를 병행했다. 그랬더니 선생님께 혼나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이와 같이 주의 집중을 못하고 산만한 아동은 기질적인 문제나 정서적인 문제로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기질적인 문제가 있는 아이도 정서적인 문제가 있게 되면 더욱 산만해진다.

 

여섯 살 민지 역시 주의력 결핍 과잉운동 장애의 진단을 받은 아동이다. 민지는 지능은 우수한데 사회성이 떨어져 매일 친구가 놀아주지 않았다고 속상해 하고, 유치원에서 못하는 과제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 울어버리는 행동 때문에 상담센터를 찾았다. 부모가 약물치료를 원치 않아 놀이치료만 했는데 상담 중에도 민지가 편하고 즐거운 날은 훨씬 차분하게 놀이가 진행되지만, 피곤하고 짜증스러운 날은 더욱 놀이에 집중을 못하고 이것저것 집적대면서 산만한 행동을 보였다.

 

주의산만한 아이는 유치원까지만 해도 조금 극성맞은 아이, 장난꾸러기 정도로 평가받지만 초등학교 입학 후 휠씬 두드러지게 부각된다. 특히 꼼꼼한 선생님을 만나면 더 눈에 띄어 지적의 대상이 된다. 그러므로 부모는 전문가를 찾아가 아이가 산만한 원인을 찾아 올바로 지도해야 한다.

 

주의산만한 아이라고 말하는 아동이 신경학적인 이상을 가질 때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라는 진단명이 붙는다. 이 장애를 보이는 아동은 세 가지 양상을 나타낸다.

 

첫째는 부주의한 양상으로 실수를 자주하거나 집중에 어려움을 보인다. 다른 사람이 말할 때 귀 기울여 듣지 않아 지시를 잘 따르지 못하고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둘째는 과잉행동 양상으로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다. 손발이나 몸을 계속 움직이거나 돌아다니고, 얌전히 앉아 있어야 할 장소에서 뛰어다니고 기어오른다.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쉽게 흥분하며 마치 모터가 달린 듯이 계속적으로 움직인다.

 

셋째는 충동적인 양상이다.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을 불쑥 해버리고, 차례를 기다리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을 방해하거나 참견한다.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아동은 신경학적인 장애이다. 본인이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는 이를 받아들여 아동을 다각적인 면에서 이해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우선 부모부터 아동의 문제를 장애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대체로 아이가 이런 문제를 가졌다는 것을 모를 때는 부모 말을 듣지 않는다고 잔소리하고 혼내는 일이 많아진다. 머리가 좋다고 여겨졌던 아동이 이런 장애를 가질 때는 더욱 혼나는 일이 많다.

 

물론 아이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고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다. 따라서 학교나 집에서 너무 힘들게 하는 일이 많아 자꾸 지적의 대상이 된다면 전문가의 진단과 더불어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도와주어야 한다. 담임선생님께도 아이의 상태를 알려 혼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지도를 해나가야 한다.

 

대체로 주의력결핍장애 아동은 정서적인 문제와 사회성의 문제를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집이나 학교에서 혼나고 지적을 많이 받으니까 자신감이 없어지고 위축되며 우울해지고 의욕이 없어진다.

 

이해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니 분노감, 반항심, 열등감이 생긴다. 당연히 부모자녀 관계도 나빠지는 악순환이 거듭된다.둘째로 사회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과잉행동이 우세한 아동은 그냥 지나가도 친구 필통을 건드려 떨어뜨리거나 친구를 툭 치고 지나간다.

 

그러다보니 본인은 친구를 나쁘게 할 의도가 없었는데 친구는 일부러 자기를 건드렸다고 오해하는 일이 벌어져 시비가 벌어지고 억울한 감정이 쌓인다. 또 같이 놀고 싶다는 표현을 아이들을 툭툭 건드리거나 집적거리는 태도를 취해 잦은 마찰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해주면서 사회성 발달을 도와야 한다.

 

셋째로 학습지도를 할 때는 아이가 집중하는 시간이 짧으므로 시간을 나누어 중간중간 쉬게 하는 게 좋다. 또 아이가 공부할 때는 다른 식구들이 텔레비전을 본다든지 동생이 시끄럽게 논다든지 하는 주변 자극을 차단해 효율성을 높인다.

 

학습교재도 학습지나 문제집 같은 시각적인 자극만 있는 것보다는 테이프나 실물을 만지면서 하는 교육 등 다른 감각을 함께 자극하는 자료가 더 좋다. 신철희 원광아동상담센터 부소장 입력 : 2004.02.03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