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소아청년)

불만표현 삐뚤게 하는 아이

마도러스 2008. 11. 16. 23:22

불만표현 삐뚤게 하는 아이

 

일부러 화 돋우는 행동, 야단치기 전 속마음 읽어야

초등학교 2학년 민수는 상담센터에 동생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상담센터 오기 전 엄마한테 혼이 나면 그날은 여지없이 동생한테 화풀이를 한다.
 
동생이 만든 블럭을 일부러 부숴버리고 무서운 동물인형으로 놀려대서 자지러지게 소리를 지르게 만든다. 집에서도 이런 식으로 동생을 괴롭혀 혼나는 일이 많다.
 
상담센터에서도 상담자가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방의 불을 껐다 켰다 하고, 징그러운 지네 장난감을 가져와 엄마를 놀라게 한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 대신 자기를 지루하게 하는 상대방을 괴롭히는 것이다.
 
일곱 살 지영이네 집은 엄마 아빠가 아침 일찍 출근하는 탓에 유치원에 가는 시간까지만 도우미 아줌마가 와서 지영이에게 밥을 먹이고 유치원 갈 준비를 돕는다.
 

그런데 지영이는 아침에 아줌마가 오면 심통을 내고, 30분 이상 짜증을 내서 아줌마가 힘들어한다. 그런 지영이를 세게 야단쳐 버릇을 잡아야 하나, 그냥 놔두어야 하나 고민돼 상담센터에 문의를 한 경우다.

민수나 지영이처럼 불만이나 화를 우회적으로 표현, 상대방을 화나게 하는 방식을 ‘수동공격적’인 태도라고 한다. 불만이나 화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니까 ‘수동’이고, 그 행동이 상대방의 화를 돋우므로 ‘공격’이다.

 

왜 직접 표현을 못 하는 것일까? 대체로 수동공격적인 태도로 화를 표현하는 아이는 부모가 너무 강하게 느껴지든지, 자기가 처한 여건이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므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으로 느낀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마음속까지 꺾인 것은 아니기에 화나는 마음을 돌려서 표현한다.

 

밥을 입에 물고 있는 아이는 밥을 삼키자니 먹기 싫고, 또 안 먹겠다고 하거나 뱉으면 혼날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물고 있는 것이다. 숙제 안 하고 뭉개고 있는 아이도 숙제는 하기 싫은데 안 하면 혼날까봐 붙들고만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를 화나게 하려는 아이의 태도에 걸려들어선 안 된다. 민수는 동생에게 엄마사랑을 빼앗겼다는 마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영이도 엄마가 회사를 가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엄마랑 같이 있지 못하는 게 너무 싫은 것이다.

 

이때 아이의 겉 행동만 보고 야단을 치면 아이는 더 깊은 좌절과 상처를 입는다. 속으로 화가 쌓여 버릇이 고쳐지는 게 아니라 심해진다. 아이의 속마음을 알아차려 다독거려주며 근본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입력 : 2004.11.02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