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발전

■ 레이저 핵융합 기술, 핵융합 발전 문턱 넘었다.

마도러스 2021. 8. 18. 20:20

■ 레이저 핵융합 기술, 핵융합 발전 문턱 넘었다.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토카막 아닌 레이저 방식으로 1.3MJ 달성

 

미국 연구진이 레이저를 이용한 핵융합 실험에서 1.3MJ(메가줄)의 에너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는 레이저 빔 192대를 동시에 쏘아 1.9MJ의 고출력 에너지를 가한 뒤, 핵융합 반응을 일으켰고, 여기서 1.3MJ의 핵융합 에너지를 얻었다 2021 08 18일 밝혔다. 투입 에너지 대비 생산 에너지로 따지면 효율이 68% 수준이다. CNBC, BBC 등 외신은 핵융합 발전을 위한 문턱을 넘었다 라고 평가했다.

 

핵이 분열할 때 생성되는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력발전과 달리 핵융합은 핵이 융합할 때 생기는 에너지로 전기를 만든다. 바닷물에서 얻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자원이 무한하고, 온실가스 발생이나 폭발 위험이 없어 미래 청정에너지로 꼽힌다. 레이저 핵융합은 고출력 레이저로 높은 에너지를 만들어 핵융합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는 2009년 축구장 3개 넓이의 레이저 핵융합 실험 장치인 국립점화시설(NIF)을 구축하고, 2010 10월부터 실험을 시작해 지금까지 3000회 이상 레이저를 조사했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로 이뤄진 연료(펠릿)를 속이 빈 금속 연료통(hohlraum)에 넣고 고출력 레이저를 동시에 쏘면, 펠릿에서는 마치 별의 중심부와 같은 고밀도 상태가 만들어지면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실험 초기 연구소는 이런 방식으로 NIF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면, 2012년에는 핵융합 발전이 가능한 수준의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기술 발전이 더뎠다. 2014 1.9MJ을 투입해 17kJ(킬로줄)의 에너지를 얻으면서 한 차례 주목을 받았지만, 이는 초기 투입 에너지가 아니라 펠릿 자체에 전달된 순 에너지인 10kJ 대비 17kJ을 얻어 핵융합 에너지를 2배 가까이 얻었다는 것이어서 성과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후에도 NIF 실험에서는 한동안 진전이 없었다. 미국 에너지부(DOE) 35억 달러( 4조 원)를 투입한 NIF가 실패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다가 2021 02월 연구소가 170kJ의 에너지를 얻는 데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그리고 2021 08 1.3MJ로 에너지 생산량이 훌쩍 뛰면서 중요한 기술적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구소는 보도자료에서 이 실험을 통해 핵융합으로 머리카락 굵기의 단면에 100조 분의 1초 동안 10W(와트) 이상의 에너지를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수석과학자인 오마 허리케인 연구원은 CNBC 당장 핵융합 발전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라이트 형제의 순간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핵융합 기술을 통해 상용 핵융합 발전이 가능한지 가늠하는 기준은 점화(ignition)를 위한 에너지 증폭 정도이다. 에너지가 많이 증폭될수록 상용 핵융합 발전도 가까워진다. 허리케인 연구원은 이번에 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를 5배 가까이 증폭한 만큼, 점화를 위한 중요한 단계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핵융합 발전을 주도하는 기술은 토카막 방식

 

 현재 세계적으로 핵융합 발전을 주도하는 기술은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스마를 가두고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토카막 방식이다. 한국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포함하여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 지역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토카막을 이용해 핵융합 에너지를 만든다. 유석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은 유럽의 대형 토카막인 제트(JET) 1997 24MW(메가와트)를 주입하여 16MW의 전력을 얻어 이번 성과와 비슷한 수준의 효율을 달성한 적이 있다. 국제핵융합실험로는 50MW를 주입해 10배 증폭시킨 500MW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로 패색이 짙었던 미국의 레이저 핵융합 연구가 다시 활기를 띨 가능성이 있다. 다만, 레이저 핵융합은 이론적으로 수소폭탄 제조 기술과 동일해 핵무기 기술이나 마찬가지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 레이저 핵융합 실험을 진행하는 프랑스, 중국, 일본 등도 실험 결과를 잘 공개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2012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레이저 핵융합 연구를 일부 진행했지만, 지금은 중단된 상태이다. 유석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은 상용 핵융합 발전에서는 토카막 방식이 레이저 방식보다 더 앞서 있다. 미국의 스파크(SPARC), 캐나다의 제너럴 퓨전 등 스타트업도 핵융합 발전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