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 폐플라스틱 원래대로 되돌리는 마법 기술

마도러스 2021. 7. 21. 18:48

■ 폐플라스틱 원래대로 되돌리는 마법 기술

 

 플라스틱 리사이클 기술 각광, 궁극의 해결책 '해중합' 주목

 

"쉽게 말하면, 빵을 원재료인 밀가루로 되돌리는 기술입니다." 플라스틱 자원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처리해야 할 폐기물들을 방치하지 않고 다시 쓰는 기술 개발이 최근 과학기술계 당면 과제로 던져진 가운데, 한국화학연구원 황동원 탄소자원화연구단장팀이 폐기된 페트병 등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하여 100% 재활용하는 '해중합' 기술을 개발에 나섰다. 해중합 기술은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궁극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 플라스틱 사용이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면, 플라스틱 쓰레기를 원래 물질로 되돌려 플라스틱의 이로움은 유지하면서 환경 오염과 생태계 위협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플라스틱 공해 확산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배달 음식 포장과 일회 용품의 사용량이 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도 급격히 늘고 있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은 하루에 7,000(t) 정도 발생했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500년 이상.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의 약 50%는 소각·매립된다. 플라스틱 1톤을 소각 매립할 때 약 9톤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이 때문에 탄소 중립 실현,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 현재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은 '음식 포장재'이다. 물리적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적절한 관리가 없다면, 2050년 바다에 물고기 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플라스틱 자원화 '해중합 기술' 부상

 

스마트폰, 자동차, , 건축 자재, 가전 제품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재료는 플라스틱이다. 생활 전반에 안 쓰이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사용한 플라스틱을 원료 물질로 되돌릴 순 없을까? 이 같은 상상에서 나온 기술이 해중합이다. 해중합 190 온도에서 촉매와 유기용매 등을 이용해 분해 반응을 일으켜 폐플라스틱에서 단량체(BHET, 깨끗한 플라스틱 PET을 만들 수 있는 원료 물질)을 회수하는 기법이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분리 수거, 종이 빨대 등 대채제 활용, 생분해성 고분자 플라스틱 개발 등 경제 주체들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예를 들면, 여러 물질이 혼합되어 있는 플라스틱이나 배달 음식처럼 음식물로 오염된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안 된다. 한국화학연구원 황동원 탄소자원화연구단장은 해중합 기술은 현재까지 이런 틈새 문제를 해결할 열쇠이다. 이어 의류와 페트병의 주원료인 펫(PET) 독성이 없는 저렴한 촉매로 해중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기존에 주로 쓰이던 아세트산 아연 촉매 보다 독성이 낮고, 저렴한 촉매를 사용하여 유해성을 낮추고, 실용성을 높이는 공정을 개발 중이다 라고 설명했다.

 

 해중합 기술, 해외 기술 종속 '2의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우려

 

하지만, 해중합 기술은 아쉽게도 현재 국내에선 태동기이다. 2000년초 이 기술에 대한 R&D(연구·개발) 과제가 정부 차원에서 검토됐지만, 당시에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과제로 채택되지 않았다. 그 사이 해외에서는 이 기술을 선제적으로 연구 개발하여 실증화 단계까지 나아간 상태이다. 2021 07 08 SK종합화학은 해중합 기술을 확보한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사와 함께 울산미포 국가산업단지에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재활용하는 공장인 도시 유전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22개 크기에 해당하는 약 16 부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설비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화학계는 국내 기업들이 향후 '금맥'이 될 자원 재활용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술이 없어 해외 기술을 차용해야 하는 상황이 혹여나 '2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다양한 작물의 전분을 추출해 만든 생분해성 폴리유산(PLA:Poly Latic Acid) 소재의 경우, 최근 원재료 수입 비용이 오르고 있는 추세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런 친환경 기술이 준비되지 않으면, 기술 종속과 함께 기업의 잠재적 위협 요인이 될 것이다. 이에 한국화학연구원은 지속적인 R&D를 통해 해중합과 같은 기술을 국내 선진 기업과 스타트업들 등에 조속히 이전하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