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幸福)을 가져다주는 우산(雨傘) 소녀
★ 나는 비를 맞으며, 걷고 있었다. 내가 지하철 입구에 다다르자, 조그만 여자 아이가 우산을 팔고 있었다. “우산 하나 얼마니?” “5천 원이요.” “그럼 저건~?” 머리를 긁적거리며, 고개만 갸웃거렸다. 나는 아이를 쳐다보고, '장사를 하면서 가격을 모르면, 어떻게 하냐' 라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여자 아이는 말끝을 흐렸다. “엄마가 하시던 장사인데, 엄마기 아파서 대신~” 계면쩍어하는 아이를 보며, 나는 생각에 잠겼다. "어렵고 힘든 세상을 더 따뜻하게 할 수는 없을까?"
★ 이윽고, 비가 개였다. 장사를 마친 아이는 지하철 계단에 있는 노인에게 천 원을 건네주었다. 그런 후,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빈 박스를 가득 실은 할머니가 리어카(rear car)를 힘겹게 끌고 있었다. 여자 아이는 고사리손으로 리어카(rear car)를 밀어 주었다. 여자 아이의 사랑 가득한 행동에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나보다 더 성숙해 보이는 여자 아이의 모습에서 그동안 물음표가 가득했던 내 삶에서 느낌표가 점점 채워졌다. 나는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가고 있었다.
★ 다음 날, 가난했던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준 그 여자 아이에게 나는 우유 하나를 건네주었다. 여자 아이는 내가 건네준 우유 한통을 한동안 들고 있었다. 잠시 후, 여자 아이는 맞은편에 낯선 노숙인에게 가져다주었다. 나는 “너 먹지! 왜?“ 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여자 아이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저보다 더 필요할 것 같았어요.“ 여자 아이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재주가 있었다. 나는 그 여자 아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누가 조금 양보한 그 자리, 그 공간이 다른 이의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이 아이가 알게 해 주는구나!" "우산 하나 줄래~?” 5천 원짜리 우산을 받은 후, 나는 5만 원짜리 1장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곧장 서둘러서 집으로 돌아왔다.
★ 다음 날, 지하철 입구 '돈을 찾아 가세요!' 라는 푯말이 써 붙여져 있었다. 나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지나치고 있었다. 그동안 나의 마음을 크게 감동시켜 주었던 그 아이의 말들을 떠올렸다. 몇일 후, 이른 아침에 가랑비가 또다시 내리고 있었다. 그 때 그 자리에 그 꼬마 아이가 어김없이 우산을 팔고 있었다. “나를 전혀 기억 못하겠지?” 라고 생각하며 다가갔다. 나를 보자마자, 반갑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4만 5천원을 넣어 놓은 비닐 봉지를 내밀며, 말을 걸어왔다. “아저씨 저번에 돈을 잘못 주셨어요." 나는 그 아이의 손을 살며시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꽃처럼 환하게 피어난 아이 얼굴을 바보며 말했다. “그건 하늘의 선물이란다.” 진짜 행복은 많이 가진 것이 아니다. 별로 가진 것이 없어도 세상을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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