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국방

■ KF-21, 천개의 눈. 스텔스 기능 4.5세대 전투기

마도러스 2021. 4. 14. 02:08

■ KF-21, 천개의 눈. 스텔스 기능 4.5세대 전투기

 

 KF-21, 세계에서 8번째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

 

한국형 전투기(KF-X)가 드디어 탄생했다. 정식 고유 명칭은 ‘KF-21 보라매로 결정됐다. 2021 04 09일 제작사인 KAI의 경남 사천 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첫 시제기 출고(롤아웃) 행사가 열렸다. 정부와 국내 방위산업계가 지난 19년간 정권을 초월해 뚝심 있게 전투기 국산화를 추진한 성과이다. 보라매 시제기는 2022년 상반기까지 총 6대가 제작되고, 2026년까지 각종 지상 시험, 비행 시험 등을 거친다.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총 120대가 양산되어 실전 배치된다. 보라매 시제기가 향후 최종 시험을 마치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8번째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 반열에 오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정부는 2030년대 항공 분야 세계 7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전투기 엔진 등 핵심 기술의 자립도 제고 및 항공 산업 적극 지원 방침을 밝혔다. 군 당국 및 방위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보라매 시제기를 성공적으로 출고한 것을 계기로 한층 더 진화된 전투기 기술 역량 확보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변국들이 5세대 스텔스 전투기 확충 및 개발·개량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2030년대 중후반, 늦으면 2040-2050년대에는 주변국들의 5세대의 전투기 확보물량이 한층 더 늘어날 것이므로 우리나라도 보라매를 5세대 이상으로 한층 업그레이드하거나, 보라매에서 얻은 기술을 기반으로 완전히 새로운 5세대 이상 기종으로 신규 개발하는 방안을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하여 실행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향후, 5.0-5.5 세대 스텔스기로 곧바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도 검토

 

KF-21 보라매는 F-16·F-15 등 기존 4세대 전투기들을 넘어선 4.5세대 전투기로 개발됐다. 4세대 전투기보다 먼저 적 표적을 탐지. 추적하여 몰래 접근한 뒤, 선제 공격하고, 적의 반격을 무력화하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보라매는 기존 F-16 대비 4.1, F/A-18E전투기 대비 1.2배의 공대공 임무 효과를 낼 것으로 공군은 기대하고 있다. 공대지 임무에서는 F-16C 대비 1.3배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보라매가 적군의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저피탐 형상으로 기체가 설계되었고, 먼 거리를 넓은 각도로 감시하면서 동시에 여러 물체를 동시 탐지할 수 있는 에이사(AESA) 레이더를 갖췄기 때문이다. 표적의 식별·추적을 돕는 각종 전자광학 센서 장치, 적의 레이더 및 공격 무기를 교란. 무력화할 수 있는 항전 장비 등도 이 같은 성능을 담보한다. 이들 기술은 모두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주도 아래 KAI·한화시스·LIG넥스원 등 국내 방위산업체들이 개발했다. 현존하는 전투기 중 4.5세대 전투기를 앞선 것으로 공인받는 것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의 F-22 (일명 랩터’), F-35이다. 중국은 J-20  J-31 전투기를, 러시아는 수호이-57전투기를 각각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개발. 배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성능 결함 등으로 진정한 5세대 성능을 낼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보라매도 향후 5세대로 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당국은 우선 2028년까지 4.5세대 전투기 기술 개발을 완료한 후, 경제성 및 기술 타당성 등을 검토하여 향후 5.0-5.5 세대 스텔스기로 곧바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장 4.5세대 능력만 겸비해도 보라매는 대한민국 공군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수입된 지 40년 이상 지난 3세대 전투기인 F-4. F-5를 전량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400기를 밑도는 우리 공군 전투기 중 30% 이상이 F-4. F-5인 것으로 전해진다. F-4  F-5보다 상위급 기체인 KF-16 2030년대에는 도입한 지 40년을 넘어서게 되는데 이를 대체하는 전투기를 어떻게 마련할지도 미래 공군 전력을 판가름할 관건이다. KF-16을 대체할 전투기는 주변국들의 5세대 물량 확보나 6세대 전투기 개발 동향을 감안하여 5세대, 5.5세대, 6세대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KF-21 보라매를 향후 10여년 내에 5.0-5.5세대급으로 진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군 당국, 방위산업계, 국회가 체계적으로 준비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2001 0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 천명

 

김대중 대통령은 2001 03월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국산 전투기 개발의 필요성을 천명했다. 2002년 합동참모회의에서 장기 신규 소요를 결정했다. KF-X (KF-21 보라매)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력 증강 사업'이라고 불리었다. 하지만, '큰 사업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처럼 시제기가 출고되기까지 개발사인 방사청과 KAI 는 갖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2015 10, 새누리당 소속의 정두언 국방위원장은 당시 회의에서 "미국도 10년 걸리고 프랑스도 15년 걸리는데 우리는 뭐가 그렇게 훌륭해서 몇 년에 뚝딱 다 한다는 얘기냐?" 라며 질책했고, "2025년 해외로부터 구매해 끝장나거나, 우리 기술로는 2030년에야 시제기가 나오고, 전력화는 2040년에나 가능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우여골절 끝에, 2015년부터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2015년부터 2028년까지 총 8 8,000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양산 비용까지 더하면, 120대 개발·생산에 총 18 6,000억 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기술적 난이도 역시 높아 정부는 2003 03월부터 2014 09월 사이에 무려 일곱 차례에 걸쳐 사업 추진 타당성 분석이나 사업 추진 전략 연구를 실시했다. 그 가운데 2003년 및 2012년 한국국방연구원(KIDA) 2006년 한국개발원(KDI)이 각각 수행한 분석에서 사업 타당성에 대한 부정적 진단이 나와서 보라매 개발이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16, 박근혜 정부 기획재정부는 국방부의 예산 요청액을 절반 이상 깎았고, 2016 06월 초 국방부가 KF-X 사업을 위해 요청한 예산 1618억 원을 670억 원으로 대폭 삭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위기 가운데서도 국산 전투기 개발은 정권을 초월하여 마라톤 릴레이 달리기처럼 이어졌다.

 

 KF-21 보라매 사업은 최소한 30조 원 이상의 경제 효과

 

당국자들은 KF-21 보라매 사업이 최소한 30조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기체계연구원의 2017년 분석에 따르면, 24 4,000억 원가량의 생산 유발 효과와 약 5 9,0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우리 공군이 구매하기로 한 120대와 인도네시아가 사업 지분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구매하기로한 60대 등 총 180대를 양산했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아시아와 중동 등 신흥국에서 추가 수출 가능성이 있어 실제 경제 효과는 ‘30조 원+알파가 될 것으로 보인다. KAI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중동·유럽의 10여 개국을 잠재적 수출 시장으로 보고 있다. 우선 4.5세대 시장의 중형기 분야를 틈새 시장으로 뚫고, 이후 보라매를 단계적으로 진화시켜 5-6세대 시장도 겨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경우, 내부 정치적. 재정적 상황으로 수요 변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다른 신흥국에 대해서는 면밀한 시장 조사가 필요하여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한 범정부. 범산업계 차원의 총력적인 협업이 필요해보인다. 한편, 무기체계연구원은 약 49 5,000억 원의 기술 파급 효과와 약 11만 명의 취업 유발 효과도 예상했다. 보라매 양산 단계에서 국산화율을 6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현재 719개 국내 업체가 참여해 우선적으로 주요 구성품 100품목 중 69품목에 대한 국산화에 힘쓰고 있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보라매 개발. 양산에는 국내 국방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 비용이 투입되지만, 국산화율이 높아 비용 중 상당액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고, 국내로 환류되어 고용 창출과 기술. 산업 발전으로 선순환된다며 국부 차원의 순기능을 소개했다.

 

 CNN "KF-21 보라매가 F-35 대체할 것" 호평

 

미국 CNN 방송은 2021 04 09일 한국이 KF-21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초음속 전투기 제조 엘리트 그룹에 합류했다는 제하의 보도를 실었다. CNN은 우선 "한국은 자체 개발한 초음속 전투기를 출시해 군사 항공 거인의 독점적 클럽에 합류하고, 최고의 수출 동력 및 일자리 창출을 희망하는 52억 달러 규모 프로그램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KF-21에 공대공 미사일, 공대지 미사일은 물론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까지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KF-21 65%만이 한국 국내산 부품이지만, 항공기 생산에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 않은 한국엔 중요한 성과라고 호평했다. 또한, KF-21이 미국산 3세대 전투기 F-4, F-5를 대체할 것이라며, 생산량이 늘어나면 한국의 4세대 전투기 F-16, F-15K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특히, "KF-21은 미국이 외국에 판매하는 F-35 보다 가격이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상당한 수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전투기 사면 되는데, KF-21은 왜 무모한 도전을 했나?

 

문제는 무기 판매국의 콧대가 너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애프터서비스(AS) 정신이 제로(0)에 가깝다. 2019 03, 1대당 1,000억 원을 들인 F-35A가 국내에 처음 들어왔지만, 당시 우리 공군 수뇌부는 보안 절차 때문에 곧바로 전투기 실물을 보지 못했다. 미국이 전력 노출을 이유로 보안을 까다롭게 요구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들여온 전투기들도 대부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우리 돈으로 사온 전투기지만, 우리 마음대로 운용하지 못했다는 얘기이다. 고장이 나도 핵심 부품을 건드리지 못한 채, 일일이 미국에 문의하고 허락을 받아야 했다. 수리비는 물론 성능 개량 비용도 미국에서 '부르는 게 값'이었다. 바가지를 씌워도 찍소리 못했던 것이다. 전투기의 총 운용비 가운데, 최초 도입비는 30%에 불과하고, 유지 보수비용이 70%를 차지한다. 전투기는 한 번 구입하면, 보통 30-40년을 실전에 배치하는데, 구입비 보다 보수 비용이 더 많다.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다. 2011 F-15K에 장착된 센서 타이거 아이가 작동하지 않아 수리를 요구하자, 미국은 "봉인이 훼손됐다" 한국이 기술 도둑질을 하려 했다고 모함했던 서러운 기억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개발한 미사일 등 무기 체계를 전투기에 장착해 테스트하려고 해도 미국 눈치를 봐야 한다. 무기 체계 개발도 더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집을 샀지만, 집주인이 아닌 계속 세입자 신세로 머무르는 것과 같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우리 손으로 독자 플랫폼을 개발하면 모두 해결된다. 전투기 개발까지는 비용이 들지만, 운영비가 저렴해지고, 수리는 물론 우리가 개발한 무기를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미국의 T-38 탈론, 영국의 T-59 호크 훈련기를 사용할 때는 한번 고장나면, 훈련기를 해외에 보내 수리에만 6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려 속이 타들어갔다 때문에 수리에 대비한 여유분으로 10대 이상을 더 구매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T-50을 개발한 이후에는 문제가 생겨도 경남 사천에 있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에 전화하면, 하루 이틀이면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이 온갖 수모와 난관을 겪고 KF-21 개발에 나선 이유이다.

 

 영세 중립국 스웨덴이 '전투기 강국'이 된 이유

 

 2차 세계대전 당시 영세중립국이었던 스웨덴은 같은 중립국인 노르웨이, 벨기에가 독일의 공격에 무참히 무너지는 것을 보고, 독자 무기체계 개발에 본격 나섰다. 자국 영공을 수호하는 드라켄과 비겐 전투기는 이 과정에서 나왔고, 스웨덴은 중립국 지위를 지킬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 작지만 강한 전투기로 평가 받는 그리펜 전투기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 전투기 개발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스웨덴 정부는 지금도 항공 산업의 맥이 끊기는 걸 막기 위해 도입 10년이 지난 전투기를 중고로 구매한다고 한다. ‘국가가 먹거리를 만들어줄 테니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라는 정부의 결단과 국민적 공감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에 CN235 수송기를 수출할 정도로 1990년대 초까지 동남아 항공 산업의 선두를 달렸는데, 그 반대의 길을 걸었다. ‘기술의 아버지라 불렸던 바하루딘 유숩 하비비 전 대통령이 과학기술부 장관 시절부터 방위 산업을 집중 육성했지만, 1990년대 말 아시아를 휩쓴 금융 위기에 맥을 못 추고 몰락하게 된 것이다.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시제기를 출고하기까지 20년이나 걸렸다.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핵심 기술들은 우리 손으로 만들어냈다. 한국형전투기 사업은 세계 최고의 전투기를 만드는 사업이 아니다. 우리의 독자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다. 그 플랫폼 기반 위에서 미사일도 개발하고, 전투기 성능 개량도 해나간다. 실제 KF-21은 향후 스텔스기를 염두에 둔 형상으로 제작됐다. 이제 남은 것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개발진의 뒷심과 국민적 응원이다. 전투기를 개발하고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양산을 포기한 대만과 이스라엘 사례도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우리 군의 무모한 도전에 격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