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 골든타임 놓친 학교폭력 악몽, 긴 세월 뚫고 미투

마도러스 2021. 2. 23. 04:41

■ 골든타임 놓친 학교폭력 악몽, 긴 세월 뚫고 미투

 

 심리 치료 질색하는 낡은 부모 인식도 장애물로 작용한다.

 

2021년 프로 배구계에서 시작된 학교 폭력 논란은 이름 없는 수많은 시민들의 미투로 이어졌다. 이같은 현상에서 보듯이, 제때 회복되지 못한 학교 폭력 피해는 깊은 트라우마(trauma)로 남는 만큼 피해 학생들에 대한 치료 및 회복에 학교. 교육청 등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부족한 피해자 맞춤형 지원과 부모들의 낡은 인식이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1 02 배구 국가대표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학교 폭력 (학폭)'에 대한 폭로를 기점으로 스포츠계와 연예계로 번진 학폭 미투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반인들의 각종 학폭 증언들로 이어졌다. 사례마다 폭력의 양상과 시기는 달랐지만, 피해자들을 하나같이 시간이 흘러도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며 참담한 마음을 드러냈다.

 

 피해자. 가해자 분리 하는 피해자 전담 기관 늘여야 한다.

 

2021 02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학교폭력 대책심의위가 피해 학생에게 내리는 치료·요양 조치는 해마다 점증하고 있다. 2017 1,763건이었던 것이 2년 뒤인 2019년에는 4,150건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내려진 심리. 상담 조치는 매년 2만 건 안팎을 기록했다. 중대한 학교 폭력 사건은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심의위의 심의를 거친다. 학교폭력 대책심의위는 사안에 따라 피해 학생에게 심리. 상담, 치료. 요양 등의 보호 조치를 내릴 수 있다.

 

뒤늦게 문제가 된 각종 학교 폭력 사건들이 발생했던 과거에 비해 공교육의 학폭 대응 시스템이 선진화됐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피해자 맞춤형 지원 부문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피해 학생들의 회복과 치료를 돕는 피해자 전담 지원기관은 현재 전국에 163개소가 있는데, ‘피해전담 지원기관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여기에 포함된 일부 기관들은 가해자 지원 기능 등을 겸하거나 사실상 피해자 전담이라는 명패만 내건 경우도 있다. 그렇다 보니, ·가해자 분리가 어려워서 피해 학생들이 가해자들을 마주칠 우려가 있고, 그만큼 피해자가 회복에 전념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순수하게 피해자 회복에만 집중하는 센터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줄곧 제기된 이유이다.

 

 최근, 과거의 학교 폭력 속수무책 폭로, 계속 이어진다.

 

잇따른 폭로에 속수무책이다. 최근 프로야구에서도 과거 학교 폭력 관련 폭로가 잇따라 터졌다. 모두 온라인 사이트 게시글을 통한 폭로였다. 프로 스포츠판을 뒤흔드는 과거 폭력 논란은 프로 야구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다. 2021 02 21 수도권 선수들이 과거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됐다. 피해자는 자신의 실명과 가해 선수들의 실명을 공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구단들은 현재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실 확인 중이다.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인데다, 최근 학교 폭력 이슈가 굉장히 민감하다는 사실을 구단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단체 기합 등의 폭력이 묵인됐던 과거 학원 스포츠의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이같은 폭로가 얼마든지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과거 문제이다보니 명확히 사실 관계를 입증할 수 없는 사안이 다수라는 사실이다. 특히,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과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의 입장이 전혀 다를 경우, 조사의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학교 폭력 이슈에 새 시즌을 준비하던 프로 야구계 전반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워졌다. 진실 공방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구단의 더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생들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SNS와 중고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한 사이버 폭력이나 신종 학교 폭력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실효성 있는 예방 교육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0년 학교 폭력 실태조사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295만명 대상)’에서도 그 양상이 두드러졌다. 피해 응답률(0.9%) 2019년 보다 0.7%p 줄어든 것에 비해 사이버 폭력과 집단 따돌림 비중은 크게 늘었다.

 

가장 큰 피해 유형은 언어 폭력 (33.6%) 집단 따돌림(26.0%), 사이버 폭력(12.3%)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 폭력 피해를 입었다면, 집단 따돌림이나 사이버 폭력을 당했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반면, 학교폭력 대책자치 위원회가 학교 폭력에 관련된 피해 학생의 보호와 가해 학생에 대한 선도. 교육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핵심 기구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경미한 징계와 학급 분리 조치에 그치는 수준이다. 또한, 학교를 벗어난 방과 후까지 일일이 개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비대면 시대에 맞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