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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의사당 폭력사태, 트럼프 대통령이 선동

마도러스 2021. 1. 8. 04:18

■ 미국 의사당 폭력사태, 트럼프 대통령이 선동

 

 시위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장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의회 난입

 

200년 미국 민주주의 상징인 의회 의사당에 보수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하는 과정에서 4명이 목숨을 잃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을 퇴임 전에 탄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온다. 2021 01 06일은 사실 트럼프 대통령 '최후의 날'이었다. 미국 상하원이 합동으로 회의를 열어 각 주에서 보내온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추인한 후, 모든 대선 과정에 종지부를 찍기 때문이다.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장을 의미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에 앞선 시간 백악관 앞에서 '최후의 파티'가 열렸다. '미국 재건을 위한 행진'이라는 이름이 붙은 트럼프 지지자들 집회였다. 트럼프 말을 빌리면, 10만 명이 모인 이 집회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예고한 대로 참석해 1시간 넘게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겼다. 압승이었다.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을 퇴임 전에 탄핵시켜야 한다.

 

연설 말미에는 이런 선동도 잊지 않았다. "우리는 의사당에 갈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에게 자부심과 용기를 불러일으켜서 이 나라를 되찾게 할 것이다." 그로부터 2시간 뒤, 시위대는 트럼프 말대로 의사당에 진격했다. 수천명의 완력에 경찰 저지선은 맥없이 뚫렸다. 각목을 든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외벽을 타고, 유리창을 부수고 추인 절차가 진행 중이던 본회의장에 난입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예정인 의사당 서편은 특히 아수라장이 됐다. 최루탄과 총성이 난무하는 무정부상태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었다. 결국 4명이 목숨을 잃었다. 1명은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졌고, 나머지 3명도 의사당 진입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이 황급히 대피하면서 추인 과정도 중단됐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무혈 쿠데타를 시도했다고 맹폭

 

의사당 점거 사태는 2천여명의 주방위군들까지 투입된 뒤, 4시간 만에 끝났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무혈 쿠데타를 시도했다고 맹폭했다. 복수의 백악관 관료들은 부끄럽다며 사표를 던졌다. 같은 당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비롯해서 세계 지도자들도 미국민주주의에 조종이 울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조롱했다. 트럼프의 임기는 이날로 정확히 2주가 남은 상태이다. 명예 제대 못하게 지금이라도 탄핵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공화당내에서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 당선을 인증하는 상원. 하원 합동회의였다.

 

2021 01 06일은 보수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국 의회 유린 사태는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트럼프 지지자 시위대는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 난입해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의회를 전쟁터로 만들었다. 이날 의회에서는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렸다. 회의를 위해 모인 의원들은 급작스러운 사태에 피신하거나 달아났고, 시위대는 보안을 위해 투입된 경찰과 충돌해 사상자까지 냈다. 역사학자들은 미국 의회가 이런 공격을 받은 것은 미국과 영국이 전쟁하던 1814년 영국군이 미국 의사당을 점령해 불태운 이후 처음이라고 짚었다. AFP, AP통신 등은 상황 전개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선동해 갈등이 폭력으로까지 악화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부정 선거 거짓 주장, '의사당으로 가자!' 선동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근처 엘립스 공원에서 2021 01 06일 오전 11시께 열린 연설에서 시위대에 "대선 결과에 절대 승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당연직 상원의장으로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면서 대선결과 인증을 차단할 것이라고 거짓 선동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이 우리를 위해 일을 해내야 할 것"이라며 "못해낸다면, 우리나라에 몹시 나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가 의사당으로 향하는 '구국의 행진' 과정에 자신도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미국 펜스 부통령, "헌법 따른다" 트럼프 명령에 저항

 

펜스 부통령은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그는 "헌법의 제약 때문에 어느 선거인단의 표를 집계하고, 어느 선거인단의 표는 집계하지 않을지 결정할 일방적 권한이 나에게 있지 않다"고 선언했다. 펜스 부통령이 인증을 막을 권한이 없다는 것은 헌법학자들의 지배적 견해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펜스 부통령이 보여준 충성심에 기대어 그가 이번에 무리수를 둬주기를 압박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난동 시위대 난입해 "의원들 어디 있어?", 의원들 혼비백산

 

펜스 부통령이 2021 01 06일 오후 1시 합동회의를 개시한 직후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근처에서 연설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미처 끝나기 전에 자리를 떠 의사당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의사당 안에서는 먼저 애리조나주 선거인단 투표에 대한 이의제기 때문에 토론이 진행됐다. 그때부터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친트럼프 시위대가 의사당 밖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의회 사무실 건물에서 인력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조금 뒤, 시위대 일부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의사당에 쳐들어가기 시작했다. 트럼프 깃발을 소지한 시위대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겼다", "의원들 어디 있어?"라는 말을 하며 위협적인 행보를 지속했다. 의회 보안을 맡은 경찰은 회의장 문 앞에서 권총을 꺼내 들고 시위대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겁을 먹은 의원들은 의자 밑으로 피신했다. 시위대는 회의장 창문을 부수었다. 일부는 숨어서 기도문을 암송했다. 워싱턴DC 시장은 사태가 급속도로 악화하는 것을 막으려고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트럼프 난동으로 총에 맞은 이 여성을 포함하여 4명이 사망

 

미국 의사당 내부에서 여성 한 명이 총에 맞았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그 여성은 몇시간 뒤 숨졌다. 이후, 워싱턴DC 당국은 기자회견을 통해 총에 맞은 이 여성 외에 3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날 사태로 무려 4명의 사망자까지 나온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당장 폭력을 그만두라!"고 시위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 의원들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정상들도 의회가 유린당하고 있다는 소식에 경악하며 사태를 주시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미국 전국 방송 나와 '내란' 규정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강도 높게 규탄하지 않자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전국 방송에 등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을 정상적인 시위가 아닌 '내란'으로 규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 나와 의사당 점거를 해제하라고 요구하길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의 명예 실추를 우려한 듯 "이것은 진짜 미국의 모습을 반영하는 게 아니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시위대 향해 "사랑해요"라고 두둔하는 영상 트윗

 

트럼프 대통령은 의원들이 대피한 지 90분 정도가 흐른 뒤, 트위터에 영상을 올려 시위대에 "귀가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계속 주장했으며, 난동을 부린 시위대에 "사랑한다"며 두둔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의 고통을 나는 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이제 귀가해야 한다" "평화, 법과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사이 언론에서는 시위대의 회의장 침입, 하원 의장실 점거, 셀피 촬영, 기념품 절도 등을 담은 사진이 보도됐다.

 

 시위 진압 장비 무장한 경찰은 주방위군의 지원을 받아 의사당 진입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폭력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게시물을 금지 조치하기 시작했다. 시위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찰은 주방위군의 지원을 받아 의사당에 투입됐다. 진압대원들은 최루가스를 더 많이 뿌리는 방식으로 시위대를 몰아냈다. 워싱턴DC에는 2021 01 06일 오후 6시부터 야간 통금령이 내려졌으나 시위대 수천명이 여전히 의사당 근처에 남아있었다.

 

 난동 4시간만에 진압, 미국 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 재개

 

의회 보안당국은 의사당이 습격을 받은 지 4시간 정도 만에 안전한 상태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하원 의원들은 폭력에 굴복할 수 없다며 회의 중단 약 6시간만인 2021 01 06일 오후 8시 대선결과 인증을 위한 합동회의를 재개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수치스럽다" "그 때문에 선거 결과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우리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선결과 인증에 반대하던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이번 폭력사태를 계기로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