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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입자 덩어리로 암세포만 골라 사멸

마도러스 2020. 4. 14. 03:56



나노 입자 덩어리로 암세포만 골라 사멸

 

UNIST, 동물 실험 진행해서 항암 치료제 가능성 살필 것

 

일반 항암 치료에서는 암세포만이 아닌 정상 세포도 함께 공격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에 따라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새로운 항암 치료 연구가 활발한데, '나노 입자의 결정화' 라는 현상을 이용하여,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방법이 나와서 주목된다.

 

20200413UNIST(울산과학기술원) 자연과학부의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특훈 교수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 리더)가 이끄는 연구팀은 '표면에 전하를 띠는 리간드(Ligand)가 부착된 금속 나노 입자'를 이용하여,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 나노 입자는 정상 세포와 암세포 속에 모두 있는 리소좀(Lysosome) 내부로 침투하는데, 암세포에서만 커져서 리소좀을 망가뜨리고 세포를 죽인다. 암세포는 죽고 정상 세포는 사는 것이다.

 

리소좀(Lysosome)은 세포 내에서 '재활용 쓰레기통' 역할을 하는 주머니 형태의 기관이다. 세포에서 쓰지 못하게 된 다른 기관을 분해해서 다시 단백질을 만들거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물질을 파괴하는 활동도 모두 이곳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리소좀(Lysosome) 주머니 벽이 파괴되면, 안에 있던 이른바 쓰레기들이 새어나오면서 세포가 파괴된다. 이 현상을 암세포에서만 나타나게 하는 항암제 연구가 시도됐으나 아직은 정상적인 세포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가 있었다.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교수팀은 암세포 주변이 산성이라는 점에 착안해 이런 환경에서 결정화 현상이 달라지는 나노 입자를 설계함으로써 기존 문제를 해결했다. 암세포에서만 결정이 커지는 나노 입자가 있다면, 암세포 속 리소좀으로 흡수된 뒤, 리소좀을 파괴하고, 세포 사멸까지 이끌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연구팀은 (Ag) 나노 입자 표면양전하와 음전하를 각각 띠는 꼬리 모양 물질(리간드)을 특정 비율로 붙였다. 이 물질은 산성에서 결정이 더욱 커지는 특성을 가지는데, 정상 세포와 암세포에 주입하자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됐다. 공동 교신 저자인 크리스티아나 칸델 그쥐보프스카 IBS 연구 위원은 "암세포 선택성을 극대화하려면, 리소좀(Lysosome)으로 나노 입자들이 잘 운반돼야 하는데, 나노 입자 표면의 양이온과 음이온 비가 82일 때, 덩어리 크기가 적당해 잘 운반됐고, 사멸 효과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교수는 "앞으로 동물 실험을 진행해서 항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추가로 살필 것"이라고 연구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지원했으며,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Nanotechnology) 20200316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