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발전

핵융합 난제, 외부 자기장 쪼여 해결

마도러스 2019. 10. 1. 22:37


■ 핵융합 난제, 외부 자기장 쪼여 해결

 

플라스마 불안정성, 외부 자기장 쪼여 해결 가능하다.

 

국내 연구팀이 핵융합 구현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로 꼽히는 플라스마의 가속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플라스마의 불안정성을 일으키는 대표적 조건을 역으로 이용해 안정성을 높인 기술로, 핵융합 실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공대는 원자핵공학과 나용수 교수와 미국 프린스턴 플라스마 물리연구소(PPP) 양성무, 박종규 연구원팀이 외부 자기장을 이용해 핵융합 플라스마의 가속과 안정화를 가능케 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20190930일 밝혔다.

 

핵융합은 태양에서 에너지가 발생하는 원리를 응용해 지상에서 인공적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이다. 태양은 큰 중력으로 수소를 압축해 헬륨으로 융합시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질량이 에너지로 바뀌어 방출된다. 지상에서 이 기술을 쓰기 위해서는 정교한 용기에 수소를 넣고 자기장을 활용해 빠르게 회전시키면서 핵융합을 유도한다. 수소가 도넛 형태 용기 내부를 마치 육상 트랙처럼 빙빙 도는 과정에서 핵융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때 쓰이는 장비가 토카막이라는 도넛 모양 장비나, ‘스텔러레이터’(Stellarator)라는 꽈배기 모양 장비이다.

 

이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연구되는 장비는 토카막이다. 한국의 핵융합 실험로 케이스타(KSTAR), 프랑스 남부 카다라시 지역에서 한국과 미국, 유럽 연합, 일본, 인도 등이 건설 중인 국제 핵융합 실험로(ITER) 모두 토카막 방식을 따르고 있다.

 

토카막 안에서 수소 원자는 전자와 이온으로 분리돼 존재한다. 이런 상태를 플라스마라고 한다. 플라스마는 전기적 성질이 있기에, 토카막은 자기장을 정밀하게 제어해 플라스마를 통제한다. 문제는 플라스마를 이루는 전자와 이온 가운데 질량이 큰 이온이 자기장이 강해도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고, 원치 않는 방향으로 튀는 등 효율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육상 선수 둘이 트랙을 도는데, 한 명은 풍선을 들고, 한 명은 무거운 지게를 든 것과 비슷하다. 풍선을 든 선수는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트랙을 돌 게 할 수 있지만, 지게를 든 선수는 통제가 힘들다. 이 현상은 토카막에서 플라스마의 회전을 줄여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나용수 교수와 양성무 연구원은 자기장 변화를 외부에서 가할 때, 오히려 플라스마 회전을 증가시키는 조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무거운 지게를 진 선수를 풍선을 든 선수보다 더 잘 통제할 수 있는 이상한 현상이 토카막 안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 사실을 이론으로 밝힌 뒤 KSTAR로 실험해 실제로 검증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또 이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정량적으로 설명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나용수 교수는 자기장을 이용한 플라스마 회전 가속 기술은 대규모 핵융합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ITER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20190829일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