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발전

핵융합, 최초 불씨 형성 과정 증명

마도러스 2018. 9. 16. 23:30


핵융합, 최초 불씨 형성 과정 증명

 

인류가 궁극의 미래 에너지로 기대를 걸고 있는 핵융합은 매우 높은 온도에서 물질이 전자 등 전기를 띤 구성 입자 별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즉 플라스마가 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마치 모닥불을 피우려면 처음에 불쏘시개를 넣어서 가열하는 과정이 필요하듯플라스마를 처음 발생시킬 때도 특별한 과정이 있어야 한다가장 대표적인 게 전기로 불꽃(스파크)을 일으키거나번개를 일으키는 것이다이런 현상은 지난 100여 년의 연구로 원리가 밝혀져 있다하지만이와 달리 핵융합에 필요한 플라스마가 최초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는데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그 과정을 이론과 실험으로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원자핵 공학과 유민구 연구원과 나용수 교수팀은 기존의 플라스마 형성 이론을 대체할 새로운 핵융합 플라스마 형성 이론을 만들고이를 실험으로 증명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018년 08월 30일자에 발표했다국내 핵융합 연구팀이 네이처 자매지에 관련 연구를 게재한 것은 유민구 연구원과 나용수 교수팀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기존의 핵융합 플라스마 형성 이론이 강한 자기장이 없는 시스템에서만 통하는 이론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이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연구되고 있는 핵융합로인 토카막이 도넛 모양의 속이 텅 빈 구조물 외부에 전자석을 가득 배치한매우 강하고 복잡한 자기장이 발생하는 장치라는 사실을 무시한 것이었다플라스마는 구성 입자가 뿔뿔이 흩어지면서 양(+)극 또는 음(-)극의 전기적 성질을 띤 채 빠르게 움직이는 물질이기에강한 전자기장이 있는 곳에서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다연구팀은 실제로 실험 결과와 이론 사이에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론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유민구 연구원과 나용수 교수는 토카막 특유의 복잡한 전자기 구조를 고려한 새로운 플라스마 형성 이론을 구상했다토카막 안에서는플라스마가 마치 트랙을 도는 육상 선수처럼 도넛 모양의 원형 대칭 구조 안을 뱅글뱅글 돈다이 과정에서 자유 전자가 다른 물질(기체)과 부딪히면서 다시 자유 전자를 만들고 이들이 다시 트랙을 돌며 가속돼 기체와 충돌하며 기하 급수적으로 전자수가 증가하는 전자 눈사태(electron avalanche)’라고 부르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런데연구팀은 자기장이 강한 토카막 안에서 이 현상이 반복돼 플라스마가 일정 밀도 이상으로 늘어나면갑자기 이 저절로 전자 눈사태 현상이 줄어들고대신 수직 방향으로 힘이 발생하며난류가 생기고 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가지런히 트랙을 돌던 육상 선수가 갑자기 축구장 안팎으로 뛰며 끼리끼리 뭉치고 섞이는 현상이 나타나는 식이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핵융합 플라스마 발생 과정에 핵심이 된다는 사실을 이론으로 만들고이를 시뮬레이션 모형으로 계산했다그 뒤 국가 핵융합 연구소가 보유한 실험용 핵융합로인 케이스타(KSTAR)의 실제 실험 데이터와 비교해 기존 이론 보다 더 정확히 플라스마 밀도와 전기적 구조를 설명하고 발생 과정도 더 잘 재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용수 교수는 한국미국, EU 등 7개국이 프랑스에서 공동 개발 중인 국제 핵융합 실험로(ITER·이터등 미래 핵융합로의 플라스마 발생 과정을 최적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