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역학

빛으로 양자 상태 자유 자재로 조절

마도러스 2019. 9. 25. 01:40

 

■ 빛으로 양자 상태 자유 자재로 조절

 

빛으로 양자 상태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나왔다양자 원리가 적용된 양자 컴퓨터와 양자 암호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김광석 부산대 교수가 이끈 국제 연구팀은 아하로노프 봄 효과에 따른 양자의 진동 주기를 빛의 세기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018년 10월 17일 밝혔다이번 연구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일본 게이오기주쿠 대학프랑스 국립과학 연구원(CNRS)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1957년 야키르 아하로노프와 데이비드 봄이 발견한 아하로노프 봄 효과는 특정 조건 하에서는 전자가 자기장 세기가 0인 공간에서도 자기장이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독특한 물리 현상이다양자의 에너지가 자기장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것을 아하로노프 봄 진동이라고 한다아하로노프 봄 효과는 그동안 양자 물리의 근본 원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로 여겨져 왔지만극저온 환경에서만 측정할 수 있고 시료 제작이 까다로운 한계가 있었다제어는 물론이고 측정조차 어려웠던 셈이다.

 

연구진은 2016년 수십 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양자 고리()를 활용하면빛으로 아하로노프 봄 효과를 기존 보다 수천 배 높은 온도에서 손쉽게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이를 바탕으로 양자 고리에 쬐는 빛의 세기를 조절하면정해진 양자의 진동 주기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론 예측과 실험 검증을 통해 이번에 새롭게 밝혀냈다.

 

김광석 교수는 아하로노프 봄 진동 주기는 링 구조의 반경에 의해 이미 결정되는 값이라 제어가 쉽지 않았다빛에 의해 발생한 전자들은 양자 고리 주변의 국소 전기장을 변화시키고그 결과 양자 고리의 파동 함수 모양이 변형되는 원리를 이용해 진동 주기를 미세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양자 고리에 빛을 쪼이면엑시톤과 엑시톤의 짝인 쌍엑시톤이 생성된다엑시톤은 비금속 결정 안에서 한 단위가 되어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자와 정공의 결합체이다엑시톤과 쌍엑시톤은 자기장에 대한 아하로노프 봄 진동을 발생시킨다이때 빛의 세기를 달리 하면양자의 진동 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이처럼 아하로노프 봄 효과의 진동 주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개의 양자상태가 갑자기 중첩되면서 바뀌거나 불안정해지는 현상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김광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양자 고리가 미래 양자 제어 기술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 2018년 10월 10일자에 게재됐다.